친절한 경제: 출근 방식 바꾸면 연간 최대 1만 4,000달러 절약

People walking outside.

Office workers are seen reflected in a window, in Sydney, Wednesday, January 13, 2021. Total job vacancies were 254,400, an increase of 23.4% from August 2020 according to th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released today. (AAP Image/Dan Himbrechts) NO ARCHIVING Source: AAP / Dan Himbrechts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오늘은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출근 방식에 대해 알아봅니다


나혜인 PD: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오늘은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출근 방식에 대해 알아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팬데믹을 지나면서 다양한 형태의 근무 방식이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출퇴근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는 회사가 있는가하면 여전히 재택근무 형태를 취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과 같이 주5일 출근으로 복귀한 근로자들이 상당수인 것은 사실이죠? 아침에 출퇴근하는 차량이나 대중교통 이용객만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저희 SBS만해도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유지하고 있기때문에 풀타임의 경우 주3일은 사무실로 출근하고 2일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요, 대다수의 회사들이 전일 출근제로 복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는 호주만의 상황이 아닌데요,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를 허용해온 미국의 많은 기업들도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방식을 고수해 오다가 최근 아마존이 재택근무를 전면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나혜인 PD: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갑작스런 전일제 출근 방침에 반발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홍태경 PD: 일부에선 재택근무가 시간과 돈을 절약하고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는 모양샙니다. 특히 출퇴근시에 들어가는 교통비와 시간 절약을 생각하면 여러가지 측면에서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 셈이니까요.

나혜인 PD: 그렇네요. 생활비 압박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같은 경우에는 통근할 때 들어가는 교통비를 줄이는 것도 가계에 일부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텐데 말이죠.

홍태경 PD: 네 그러한 이유로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통근 방법이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생활비 압박에도 불구하고 호주 근로자 중 연간 수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이 교통 수단을 선택하는 사람은 1%도 되지 않습니다. 바로 출퇴근시 자전거를 이용하는 방법인데요, 자전거 이용은 매년 수천 달러의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지만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많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업계 리더들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도록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통근의 이점

나혜인 PD: 자전거 출퇴근이라…그 장점이 어떤 것들이 있을지 짐작이 가면서도 선뜻 실천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들, 알 것 같은데요. 호주 근로자들은 출퇴근 시 자전거 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홍태경 PD: 시드니 주민인 테사 캐멀 씨는 자신의 첫 전기 자전거를 구매한 후 4개월 전부터 출퇴근 시 자전거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드니 동부 교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도심에 있는 직장까지의 거리는 9km이고 편도 30~40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캐멀 씨는 출퇴근 시 자전거를 이용하면 건강뿐만 아니라 재정적 이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멀 씨는 "차를 사는 것도 많이 생각해 보았지만, 그러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용은 꽤 빨리 쌓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는 나에게 정말 완벽한 선택이었고, 후회되지 않는다. 올해 내가 내린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SBS 뉴스에 전했습니다. 캐멀 씨는 자전거 출퇴근이 삶에 가져다준 혜택에 극찬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수에 속합니다.

나혜인 PD: 그렇죠. 주말에 자전거를 취미용으로 타는 분들은 많이 봤지만, 통근용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은 이곳 시드니에서는 아직 많이 찾아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홍태경 PD: 2021년 인구 조사의 데이터에 따르면 출퇴근하는 1,200만 명의 호주인 중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은 1%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리고 인터내셔널 워크플레이스 그룹(International Workplace Group)이 호주의 자전거 이용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 5명 중 2명이 출퇴근시에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내셔널 워크플레이스 그룹(International Workplace Group)의 호주 지역 담당 대미안 시한 수석 부사장은 조사 결과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치가 조금 더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5명 중 2명만 자전거 통근을 하는 이유는 사는 지역에 따라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일 것 같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나혜인 PD: 안전상의 우려때문에 쉽게 자전거 통근을 실현하지 못한다는 이유에 한 표 던지고 싶네요. 제 경우에도 운동삼아 자전거 통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막상 자동차들이 다니는 길 옆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릴 용기가 생기지는 않거든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멜버른 RMIT 대학의 호주 도시 관측소 소장인 멜라니 데이빈 교수도 같은 이유로 자전거 통근 문화의 어려움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호주에는 안전한 자전거 인프라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은 도로에 자전거족을 위한 페인트 칠이 되어 있는 것이고, 이는 일종의 자전거 인프라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라고 데이빈 교수는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생활 방식으로 진심으로 변화하고 싶다면 자동차가 아닌 활동적인 교통 수단이나 대중교통을 도시에서 이동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혜인 PD: 그렇다면 자전거가 자차 이용에 비해 비용이 거의 안들 것이라는 짐작은 가지만 실제로 얼마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인지도 궁금한데요, 이에 대한 분석 결과도 나왔나요?

홍태경 PD: 모든 교통 수단 중에서 직장에 차를 갖고 다니는 것이 여전히 가장 인기있는 교통 수단이지만, 캐멀 씨가 말했듯이 가장 비싼 교통수단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는 비영리 단체인 바이씨클 네트워크(Bicycle Network)의 데이터에 따르면, 주 5일간 중심 상업 지구에 위치한 직장으로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데 드는 비용은 평균 연간 7,000~1만 4,000달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자전거를 이용할 경우에는 이 비용을 고스란히 아낄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캐멀 씨의 경우 직장에 샤워 시설과 탈의 시설이 있어서 자전거로의 전환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캐멀 씨의 아침 루틴을 보면 "오전 7시 30분에서 7시 45분 사이에 출근해서 샤워하고, 화장을 하고, 머리카락을 말려요. 가방에 옷을 챙겨왔기 때문에 모든 것이 준비가 됐고 점심도 가방에 싸왔고, 그냥 걸어서 사무실로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아침을 먹습니다. 꽤 여유로운 시간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자전거 통근의 건강상 이점

나혜인 PD: 그럼 이번에는 재정적인 측면이 아니라 자전거 통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죠.

홍태경 PD: 자전거 통근이 우리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의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물론 잘 입증되어 있습니다. 국제 행동 영양 및 신체 활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주당 100분의 자전거 타기 활동은 성인의 사망률을 10%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캐멀 씨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이후로 자신의 체력이 완전히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것이 훨씬 나아지고 있어요. 배터리의 도움을 많이 받지 않고도 직장까지 자전거를 탈 수 있을 만큼 체력이 늘었다는 걸 알아챘고요. 그래서 체력도 늘고 단거리 속력내기도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캐멀 씨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스트레스와 긴장을 푸는 방식으로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는 점입니다. “가끔은 직장에서 밀린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데, 그러다가 집에 와서도 업무를 해야 할 때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죠.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그냥 좀 마음을 내려놓고, 짐을 덜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혜인 PD: 자전거를 타고 집에 오면서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잠시 잊을 수 있다면 교통비도 아끼고 스트레스 해소도 할 수 있는 일석 이조의 효과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통근 자전거 이용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든지… 어떤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전거 통근 마일리지 제도

홍태경 PD: 실제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이미 자전거 통근(Cycle to Work) 제도가 잘 되어 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는 인구 수(1,700만)보다 자전거 수(2,300만)가 더 많은 나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 km당 0.19유로(30센트)의 세제 혜택을 주고 있고,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주 5일 하루 10km 자전거로 통근하는 사람은 연간 약 450유로(732달러)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벨기에와 프랑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로 자전거로 통근할 때마다 마일리지를 쌓아 돈으로 청구할 수 있는 제도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전거 출퇴근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시행 중인데요, 걷거나 자전거를 타면 이동한 거리만큼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알뜰교통카드 제도로 최대 6만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혜인 PD: 한국에도 그런 제도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홍태경 PD: 이 밖에도 영국와 룩셈부르크는 자전거를 구매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국가들인데요, 영국에서는 자전거 통근 제도에 서명한 직원은 해당 고용주를 통해 자전거를 구입하고, 구매 가격의 32%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공제 혜택을 받게 됩니다.

인터내셔널 워크플레이스 그룹(International Workplace Group)의 시한 부사장은 "인센티브에는 자전거 구매 보조금, 자전거 장비에 대한 재정 지원 또는 자전거 유지 관리 프로그램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고용주가 이러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직원이 생길 것이고, 이는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시한 부사장은 덧붙였습니다.

나혜인 PD: 아무래도 자전거 통근제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인프라가 우선 갖춰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친절한 경제, 오늘은 수천달러의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통근 방법, 자전거 통근에 대해 함께 살펴 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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