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인 PD: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오늘은 주택 소유와 장기 렌트 관련한 소식 알아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세입자가 경험한 임대료 인상 규모가 기존 임대료의 10% 이상 인상이 절반, 6명 중 1명은 25%가 넘는 임대료 인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호주가 이제는 주택 소유주 위주의의 국가에서 '영원한 임차인 위주의 국가‘로 변화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주택을 소유한다는 꿈은 그저 꿈일 뿐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홍태경 PD: 젊은이들이 평생 렌트를 살아야하는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과언이 아닙니다. 대부분이 장기적인 안정성이나 집의 개조 가능 여부,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자유 등을 생각하면 주택 소유를 선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호주인들이 더 오랜 기간 렌트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애들레이드 대학교의 호주 주택 및 도시 연구소(AHURI)의 수석 연구원인 에마 베이커 교수는 호주의 주택 시장이 엄청난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한때 주택 소유주를 꿈꾸며 모두 집에서 독립한 후 잠시 렌트 생활을 하다가 모기지를 얻어 이사해서 자신의 집을 소유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을 것입니다. 이제는 모기지 대출이 있는 사람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임차인, 그리고 완전히 집을 소유한 사람 순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즉, 주택 소유주 위주의 국가에서 임대 위주의 국가로 전환된 것입니다."
나혜인 PD: 집값을 감당하기 어려워 평생을 임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물론 많은 분들의 자발적인 생각은 아닐텐데요, 아무래도 집값 상승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죠?
홍태경 PD: 주택 가격은 평균 임금으로는 많은 호주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호주의 중간 임금은 지난 10년 동안 24~30% 증가했습니다. 반면에 대도시 주택 가격의 중간값은 같은 기간 동안 그 비율의 2~3배로 상승했습니다. 예를 들어 빅토리아주에서는 2014년 9월 이후 임금이 2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동안 멜버른 외 지역의 주택 가격 중간값은 100% 상승했습니다.
나혜인 PD: 이러한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전국적인 주택 시장 추세와 선호도를 조사한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됐죠?
홍태경 PD: 호주 주택 및 도시 연구소(AHURI)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호주인 주에서는 부동산 소유주의 비율이 더 크지만,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그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80세 이상의 호주인은 제외).
많은 호주인에게 임대는 한때 주택 소유로 가는 과도기 상태로 여겨졌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건데요, 보고서는 "2024년 호주의 임대 시장 상황은 매우 다릅니다. 많은 호주인이 주택 소유로 전환하지 않고 상당수가 평생 임차인이 될 것입니다. 임대 부문은 더 이상 단순히 전환을 위해 거쳐가는 수단이 아닙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나혜인 PD: 앞서 얘기한대로 주택 비용 상승이 주요 원인인가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주택 비용 상승과 함께 주택 구매에 대한 자신감이 하락했다고 분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주의 주택 비용은 임차인이 주택을 소유하는 데 가장 큰 장벽으로 여겨지며, 거의 60%가 주택을 살 여유가 있을 것이라는 데 "전혀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대를 하게 되는 주요 이유는 재정적인 것이며, 응답자의 45%는 적절한 부동산을 살 여유가 없다고 말했고 43%는 보증금이나 선불금을 낼 돈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임차인의 78%가 여전히 집을 사고 싶어하지만 59%는 결코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임대료 인상으로 인해 사람들이 집을 사기 위한 초기 보증금을 낼 만큼의 충분한 돈을 저축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베이커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모두가 '보증금 갭(deposit gap)'이 주택을 소유하는 데 실질적인 문제라는 것을 인정합니다.특히 일부 대도시 사람들은 주택을 소유하기 위한 보증금을 모으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임차인들은 매우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집을 살 여유가 되는 집값을 보이는 지역의 집을 사놓고 일자리가 있는 곳에서는 임대로 거주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임대 투자자라고 부르는데, 이는 젊은 임차인들이 이런 방식으로 주택 시장을 대하는 방식이 매우 전략적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나혜인 PD: 임차인의 78%가 여전히 집을 사고 싶어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부동산 소유를 선호한다는 건데요, 아무래도 내 집의 경우 장기적인 보안 문제나 주택 유지 상태, 또 주택을 선택 개조할 수 있고 반려동물도 자유롭게 키울 수 있는 등 삶의 질에 대한 선택권이 많아지기 때문일 겁니다.
홍태경 PD: 임차인 중 대다수는 주택 소유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들 중 약 60%는 주택을 살 여유가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임대 중에 더 높은 삶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 사람들이 몇 가지 사항에 대해서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 단열이나 난방 및 냉방과 같은 최소 기준 이상(주당 $127 추가 지불)
- 임대료가 12개월마다 5% 이상 인상되지 않는다는 보장(주당 $77 추가 지불)
- 임대 기간을 무기한 연장할 수 있는 가능성(주당 $72 추가 불).
나혜인 PD: 현재의 추세를 받아들이고 주택 소유가 아닌 장기 임대 거주자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하면 더 개선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네요. 정부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습니까?
홍태경 PD: 주와 테러토리는 최근 몇 년 동안 세입자의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주요 법률을 개정했습니다. 지난 9월에 NSW는 빅토리아, 퀸즐랜드, 남호주를 포함한 다른 여러 주와 함께 세입자가 반려동물을 키우기 쉽게 만드는 법률을 통과시켰습니다. NSW의 집주인은 이제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세입자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금지할 수 없고 거부할 경우 NSW 민사 및 행정 재판소에 의사를 제출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주와 테러토리에서 이제 근거 없는 임대 종료 조치도 금지했습니다. 즉, 집주인은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진행 중인 임대 기간 중이나 정해진 임대 기간 종료 시 세입자를 내쫓을 수 없습니다.
나혜인 PD: 하지만 법률 개혁만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아 보입니다.
홍태경 PD: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 도시 미래 연구 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크리스 마틴 박사는 SBS 뉴스에 "현재 호주 민간 임대 부문을 지배하고 있는 개인 임대주" 추세에서 벗어나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즉, 대형 건설사 임대주와 렌트 계약을 맺거나 비영리 커뮤니티 주택 부문이 운영하는 임대 아파트 등이 더 많아져야 임차인이 더 나은 부동산 환경에서 장기적 계약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마틴 박사는 이를 통해 더 많은 장기 임대가 허용되고 임대주-임차인 관계 설정이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좀더 "전문적"이고 "고객 서비스" 지향적인 관계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소유주의 경우 "부동산이 잘 유지되고, 세입자가 자신의 집처럼 여기며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싶어할 것”이며, 호주의 임대 시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마틴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나혜인 PD: 현재 호주에서 렌트 거주를 하는 계약 기간은 평균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니까요 장기 임대라는 방식이 여전히 부동산 소유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집과 같은 느낌을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홍태경 PD: 그렇죠. 이 문제를 완화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장기 임대 방식을 채택하는 것에 빅토리아 부동산 연구소의 캘리 라이언 CEO도 같은 의견을 냈습니다.
상업용 임대의 경우는 보통 5년 이상이기 때문에 임차인이 거주하면서 부동산을 잘 관리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해당 기간 동안 유지 관리에 대한 책임감이 좀 더 임차인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임차인에게도 일종의 주인의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죠.
그리고 반대로 임대를 제공하는 측은 장기 임대라는 확실성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얻을 수 있고, 또 임대 제공자가 장기 임대 시장에서 부동산을 유지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장기 임대 시장에서 부동산을 유지하는 기간 동안 토지세 환급을 받는 등의 인센티브를 통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임대 부동산을 공급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라이언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나혜인 PD: 어느 쪽이든 주택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인식하는 것이 호주가 임차인 위주의 국가로 전환되는 데 있어 첫 번째 과제라고 할 수 있겠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에마 베이커 교수는 호주가 "더 많은 임차인 위주 국가"가 되어감에 따라 "임차인을 인식한 주택 소유 정책, 접근 방식이 수립돼야 한다”면서 "장기 임차인이 늘어나는 것이 반드시 나쁜 일이라고 바라보기 보다는 임대에서의 삶의 질을 살펴보기 시작하것도 주택 소유만큼 좋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때는 주택 소유가 재정적으로 성공의 정점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부동산 시장에서의 성공을 판단할 수 있는 데는 다른 방법도 있다는 것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귀뜸했습니다.
나혜인 PD: 잘 들었습니다. 친절한 경제, 오늘은 주택 소유에서 장기 렌트로 변화되어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함께 살펴 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