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레이너: 호주 정부 ‘유학생 수 상한제’ 법안 통과에 빨간불 들어온 이유는?

university students during orientation week

The federal government has planned to cap international student numbers starting in 2025. Source: Getty / Michael Xiao

자유당 연립과 녹색당이 한목소리로 내년 신규 유학생 수를 27만 명으로 줄이겠다는 노동당 정부의 계획에 반기를 들며 법안 통과에 빨간불이 들어왔습니다. 법안 발효를 위해서는 1월 1일까지 법안이 통과돼야 합니다.


Key Points
  • 노동당 정부, 내년 유학생 수 27만 명으로 제한 계획
  • 법안 발효를 위해서는 2025년 1월 1일 이전에 법안 통과해야
  • 자유당 연립, 녹색당 한목소리로 ‘반대’… 법안 통과 빨간불
당장 신규 유학생 수를 27만 명으로 줄이겠다는 노동당 정부의 계획에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이 법안이 발효되려면 마감일인 1월 1일까지 법안이 통과돼야 하지만 자유당 연립과 녹색당 모두가 이 법안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노동당 정부는 유학생 수에 상한제를 도입하고 2025년 신규 유학생 수를 27만 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25년에 공립 대학교에 14만 5,000명의 등록을 허용하고, 직업 교육 및 훈련 분야에 9만 5,000명, 사립 대학과 비대학 고등 교육 기관에3만 개의 자리를 할당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지난주 자유당 연립과 녹색당이 한목소리로 “노동당의 제안은 무모하고 혼란스럽다”며 정부 정책을 맹비난했습니다. 노동당 정부와 녹색당이 같은 목소리를 낸 경우는 많았지만 녹색당이 보수 정당인 자유당 연립과 이렇게 한목소리를 낸 건 모두가 놀랄만한 일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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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스펙트럼: 유학생 수 제한, 묘수인가 악수인가

SBS Korean

10/10/202412:22

녹색당, 자유당 연립 ‘한목소리’

녹색당의 메린 파루키 상원 의원은 노동당 정부의 정책에 결함이 많다며 “절대로 빛을 보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파루키 의원은 “노동당의 무모하고 혼란스러운 유학생 상한선 제도가 마침내 물속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자신들이 초래하지도 않은 주택 위기에 대해서 수치스럽게 희생양이 된 유학생들의 연간 상한선 제도에 우리는 첫날부터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고 말했습니다.

파루키 의원은 이어서 “유학생 수 상한선 제도가 유학 산업을 파괴하고 유학생과 우리의 평판에 해를 끼치며 막대한 일자리와 경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는 이유로 노동당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해당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유당 연립에서는 교육 분야 대변인을 맡고 있는 사라 핸더슨, 내무부 대변인인 제임스 패터슨, 이민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단 테한 의원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노동당 정부의 법안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습니다.

자유당 연립은 정부가 국내 문제를 해결하면서 호주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자유당 연립과 녹색당이 한목소리로 정부의 유학 정책을 비난하자 제이슨 클레어 교육부 장관 역시 발끈했습니다.

클레어 장관은 “내 인생에서 (자유당 연립의 대표인) 피터 더튼이 이민 문제를 가지고 녹색당과 같은 침대에 누울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피터 더튼은 이민 정책에서 거친 사람인 척하지만 사실 그는 기만자”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피터 더튼이 이전에 주요 도시의 임대시장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협력하며 유학생 수 상한제를 설정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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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년 유학생 27만 명으로 제한

SBS Korean

28/08/202402:34

비자 발급에 대한 불확실성

방글라데시에서 퍼스로 유학을 온 후자이파 나와즈 군은 현재 커틴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회계학과 3학년 학생입니다. 현재 호주에서 공부하고 있는 97만 명의 유학생 중 한 명이죠.

나와즈 군은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유학생 수 상한제 때문에 저와 같은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정말 걱정된다”며 “비자 발급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22살인 나와즈 군은 정부의 결정으로 연간 340억 달러에 달하는 유학 산업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호주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나와즈 군은 “정부는 유학생 수를 제한하기 보다는 더 저렴한 주택을 짓고 더 나은 정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며 “유학생들이 희생양처럼 느껴진다. 유학생들은 학비에서부터 생활비까지 호주 경제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 매년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와즈 군은 이어서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호주 비자 신청 결과를 보며 시간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캐나다, 뉴질랜드와 같은 다른 목적지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International student Huzaifa Nawaz is in his third year studying at Curtin University (Supplied)
Huzaif Nawaz says he feels like international students are taking a lot of the blame for cost of living issues. Credit: Supplied

교육 기관의 반응

호주 명문 대학교 8곳을 대표하는 ‘그룹 오브 에잇(Group of Eight)’의 비키 톰슨 최고경영자는 야당이 노동당 법안에 태클을 건 것에 안도감을 느낀다며 “처음부터 혼란스러웠고 정말 결함이 많은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톰슨 최고경영자는 “2025년에 8개 명문 대학교에서만 학생 수를 28% 감원해야 한다”며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학들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대학 네트워크의 알렉스 웹 최고 경영자도 정부의 발표로 지방 대학들이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며 “지난 한 해에만 신규 유학생 수가 34% 감소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 해도 호주 대학의 확실성을 담보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호주 대학교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유니버시티 오스트레일리아의 루크 쉬히 최고경영자는 “호주 대학들이 이민 논쟁에서 다시 정치적 축구 경기로 활용되고 있다”며 “호주의 가장 큰 수출 산업 중 하나인 유학 산업이 이렇게 나쁜 대우를 받고 있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유학 산업이 대학에 가져다주는 수익 없이는 모든 호주인에게 도움이 되는 밝고 활기찬 고등 교육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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