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달라진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풍경… '디인플루언서'의 부상

A woman's legs with multiple luxury shopping bags

An unrecognizable Caucasian female standing at the shopping mall with paper bags. Credit: FreshSplash/Getty Images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오늘은 달라지고 있는 블랙 프라이데이 트렌드와 관련한 소식 알아봅니다.


나혜인 PD: 지난 주 블랙 프라이데이가 시작되고 어제 사이버 먼데이까지, 호주 전역이 세일 광고로 뒤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에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보다 보면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에 대한 이메일과 광고 폭격을 다들 받으셨을 겁니다. 한 영화 대사 처럼 "반값에 사면 싸게 사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면 쇼핑 욕구가 움틀하기에 일년 중 요즘만한 시기는 없을 겁니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좀 일찍 시작됐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원래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은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기업들이 추수감사절 다음날에 세일을 제공한데서 기원했습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온라인 쇼핑 문화가 자리잡게 되자 온라인 소매업체들은 블랙 프라이데이 주말이 지난 다음 월요일에도 세일을 제공하면서 '사이버 먼데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11월 29일이었는데요 일부 브랜드는 이보다 일찍 세일 기간에 들갔습니다.

퍼스에 사는 미국 출신 마케팅 및 소셜 미디어 전문가 메그 코피 씨는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이 호주에서 인기를 끈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예전에는 추수감사절 다음 금요일에 쇼핑몰만 문을 열었기 때문에 집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고 갈 수 있는 곳은 영화관이나 쇼핑몰 뿐이었기 때문에 다음 날 자연스럽게 쇼핑에 나서게 되는 것이었죠.

나혜인 PD: 그렇죠. 사실 호주에는 추수감사절도 없으니까요 블랙프라이데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불성설이긴 하죠.

홍태경 PD: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에 대한 온라인 광고와 이메일이 더 일찍부터 더 많은 양이 쏟아지고 있다고 코피 씨는 말했습니다. 11월 초부터 세일이 시작되는 건데요, 크리스마스에 한 달여 앞서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이 복싱데이 세일을 어느 정도 대체한 셈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은 시기적으로 크리스마스와 약간 떨어져 있어서 크리스마스 전 주에 급하게 선물을 구매하느라 몰려드는 쇼핑객들을 분산시킬 수 있고, 상품을 제때 배송할 수 있어 선물을 교환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로 인한 소매 활동 증가는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2023년에도 소매업체들이 전년도에 비해 세일을 일찍 시작하고 더 오래 운영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마이어와 데이비드 존스는 공식적인 블랙 프라이데이 주간보다 2주 이상 앞서 가격을 낮춘 세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Boxing Day Sales Attract Shoppers
Black Friday sales provide shoppers with an opportunity to purchase items at reduced prices ahead of Christmas. Source: Getty / Roni Bintang
나혜인 PD: 한 발 더 빠른 세일로 쇼핑객 유치하겠다는 계획인데요, 그럼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는 매출은 어느 정도로 예상되나요?

홍태경 PD: 호주 소매업 협회(ARA)에 따르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호주인이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세일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는데요, 많은 사람이 세일 가격에 선물을 구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호주 소매업 협회에 따르면 쇼핑객들은 4일 동안 역대 가장 높은 67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5.5% 증가한 수치입니다.

나혜인 PD: 하지만 경기 침체와 생활비 위기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인이 일상 생활의 필수품에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의 가계 예산에 재정적 압박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되네요.

홍태경 PD: 짐 찰머스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일부 호주인이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인정했으며, 유동 자금이 부족한 가구는 기본적인 생활비를 지불하기 위해 비필수 품목 구매를 줄여야 하는 상황입니다.

나혜인 PD: 그럼에도 이렇게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 세일은 매년 일찌감치 시작되면서 호주인들이 구매 욕구를 부추기는데요 반면,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로 눈을 돌리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올해는 조금 달라진 블랙프라이 데이 풍경을 소셜미디어 상에서 목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일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기존의 쇼핑 트렌드에 반대하고 나선선 건데요, 영국 여성 찰리 길(@lifebeforeplastic on Instagram)씨와 미국인 앨리사 바버(NewsLifestyleABB on Youtube)씨가 각각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에서는 소비를 줄이기 위한 반물질주의 콘텐츠를 공유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들을 "디인플루엔서(de-influencers)"라고 부릅니다.
즉, 이러한 크리에이터들은 #unaesthetic(언이스테틱) 또는 #nonaesthetic과 같은 해시태그를 사용해 제품에 대한 솔직한 리뷰와 함께 합리적인 소비를 권장합니다. 디인플루언서는 ‘형편없는 물건은 사지 말라’는 솔직하면서도 단호한 리뷰로 팔로워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인플루언서는 환경을 보호하고 재정적 이점을 주장하는 것 외에도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고 물건이 아닌 경험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시물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나혜인 PD: 최근 미니멀리즘이나 절약 트렌드와 맞물려서 디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이 더 주목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그럼 이 디인플루언싱이란 개념은 언제 시작된 건가요?

홍태경 PD: 디인플루언싱이라는 개념은 2023년 초 소셜 미디어에서 등장해 급부상하며 대세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언서가 팔로워와 함께 구축한 사회적 자본을 활용해 특정 제품에 대한 광고 효과를 창출하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과 같은 플랫폼의 마케팅 현상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디인플루언서들은 제품에 대해 솔직하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과장광고된 제품을 지적하고, 심지어 고가의 메이크업 및 스킨케어 제품군에 대한 저렴한 가격대의 대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디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반면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은 작아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나혜인 PD: 소비를 감소시키고 환경 보호를 장려하는 진정성이 통한다면 디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굉장히 커질 것 같은데요, 실제로 영향력은 어떤가요?

홍태경 PD: 퀸슬랜드 공과대학의 광고마케팅PR 전공 샤샤 왕 강사는 디인플루엔싱 트렌드가 "긍정적인" 추세라고 생각하며, 소비자들이 구매 활동을 함에 있어 더 많이 심사숙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샤샤 왕 강사는 이러한 트렌드가 올해 쇼핑 기간 매출에는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사람들이 상품 구매를 중단할 만큼 아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재정 교육가인 세리나 버드 씨는 이같은 움직임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변화를 이끌어 낼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포스팅을 보고 계속 생각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디인플루엔싱이라는 트렌드가 얼마나 장기적인 대세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한편,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에 일부 브랜드들이 참여하지 않는 등 디인플레이서들과 결을 같이 하는 브랜드들도 있다면서요?

홍태경 PD: 여기에는 호주 니트웨어 브랜드인 와와(Wah Wah)가 대표적인데, 이 브랜드의 소유주는 이러한 쇼핑 관행이 "과도한 소비와 경솔한 디자인을 조장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규모 브랜드인 와와의 케일린 밀너 대표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세일 기간에 필수품을 사는 것은 100% 이해하지만, 큰 폭의 마진을 올려서 폭탄 세일을 감당할 여유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A woman in a bright coloured, knitted jumper
Kaylene Milner is one of a number of Australian small businesses that are choosing not to follow other retailers in holding a lack Friday sale. Source: Supplied
소규모 사업체의 특성상 제품의 질보다는 양으로 집중해야하는 대규모 세일 기간은 오히려 제품의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고 근로자의 근로 조건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단지 수익을 늘리기 위해 반짝 세일에 합류하고 싶지 않다는 소신을 전한 겁니다.

밀너 대표는 양보다 품질의 중요성을 자주 게시하는 디인플루엔서들에 공감하며, 자신이 제작하고 판매하는는 각 제품이 가치 있게 여겨지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나혜인 PD: 네 잘 들었습니다. 친절한 경제, 오늘은 블랙프라이데이 주간을 맞아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디인플루엔서에 대해 짚어 봤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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