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요즘 첫 주택 구매자들은 '스테이 베스팅' 한다고?

A split image of two women.

Gina Lim (left) and Leila D'Rose (right) are two young Australians 'stay-vesting' to get ahead. Credit: Supplied

스테이 베스팅(stay-vesting)이란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자금을 모을 때까지 부모와 계속 함께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것으로 첫 주택 구매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추세입니다.


유화정 PD: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오늘은 부동산 관련 소식 알아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호주의 부동산의 불패행진이 계속되면서 특히 시드니나 멜버른과 같은 대도시에서 첫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기존의 주택 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첫 주택 구매를 이루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고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주택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호주의 젊은이들은 더 선호하는 지역에서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주택 소유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토요일에 발표된 최신 프롭트랙(PropTrack)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주택 구매력 지수는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간 소득층 가구는 2023-24 회계 연도에 판매된 주택의 단 14%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A graph showing the number of loans taken out by first home buyers in Australia for investment properties.
The number of loans taken out by first home buyers in Australia for investment properties peaked in November 2021. Source: SBS
유화정 PD: 젊은 층이 값 비싼 첫 주택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대출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할텐데요 높은 금리 속에서 무작정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을테고요. 요즘 젊은층이 기존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첫 주택을 구입한다니 어떤 방법인지 궁금해지네요.

홍태경 PD: 간단히 말하면 말씀하신 그 대출 능력을 높이기 위해 일종의 ‘포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SBS가 만난 지나 림 씨는 첫 주택을 구매하기로 꿈꿨을 때, 부모님과 계속 함께 살면서 주택을 살 여윳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시드니에 사는 35세 지나 씨는 기존의 호주 젊은이들이 성인이 되면 바로 독립한 후에 자금을 모아 집을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부모님 집에 함께 살며 첫 집을 구매하는 방법을 선택한 겁니다. 림 씨는 이러한 방식이 점점 더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합니다.

많은 호주인과 마찬가지로 림 씨는 구매할 집을 찾아나서기 시작했을 때, 자신이 살고 싶은 교외 지역에서 주택을 살 여유가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습니다. 시드니 북부의 스튜디오 아파트를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35만 달러에서 45만 달러 사이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림 씨는 그것이 실용적인 미래 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더 큰 집을 사기 위해 서쪽으로 이사한 일부 친구들과 달리 림 씨는 일명 "스테이 베스팅(stay-vesting)"이라는 또 다른 옵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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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모기지 받은 집주인 40% “소득의 1/3, 대출 갚는데 사용”

SBS Korean

15/09/202412:13
유화정 PD: 스테이 베스팅이라는 말은 생소한 용어인데요, 새로운 신조어인 것 같네요. 어떤 뜻인가요?

홍태경 PD: 일부에서는 이는 대출 한도를 늘리기 위해 자금을 모을 때까지 부모와 계속 함께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것으로 첫 주택 구매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추세라고 합니다. 자녀가 경제적 독립을 준비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마다할 부모는 거의 없으니까요. 림 씨도 부모님과 계속 함께 살기 위해 부모님께 허락을 구할 필요조차 없었다고 말합니다. 부모님이 당연히 지지해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화정 PD: 그렇지만 당연히 35세가 되어서까지 부모님 집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은데요, 하지만 또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니까요.

홍태경 PD: 결국 림 씨는 대출 한도를 55만 달러까지 늘릴 수 있게돼 시드니 북동쪽 모스만에 있는 원룸 투자용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결정은 림 씨가 첫 번째 구매한 집에서 사는 꿈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했지만, 언젠가 아파트로 이사할 수 있을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림 씨는 부모님께 주당 200달러의 숙박비를 지불하는데, 이는 자신의 투자용 부동산에서 받는 임대 수입으로 부동산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화정 PD: 스테이 베스팅은 구매자가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해주는 군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스테이 베스팅은 아직까지는 비교적 드문 추세이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첫 주택 구매자에게 점점 더 매력적인 옵션이 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리틀 리얼 에스테이트(Little Real Estate)의 영업 및 마케팅 제임스 커클랜드 이사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하는 부동산 인스펙션에 첫 주택 구매자의 수가 더 많았다고 말합니다.

호주 전역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이 부동산 업체의 커클랜드 이사는 투자용으로 첫 집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증가 추세가 지난 2년 동안 퀸즐랜드에서 가장 두드러졌다고 하는데요, 많은 사람이 덜 원하는 지역에 부동산을 매수해 렌트를 주고, 선호하는 교외 지역에서 계속 임대거주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커클랜드 이사는 지속적인 투자가 구매자의 구매 능력을 더욱 높여줄 수 있기때문에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더 괜찮은 지역에 부동산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유화정 PD: 모기지 일부를 갚은 후 투자용 부동산으로 이동하기를 바라는 구매자에게는 특히 매력적일 것 같네요.

홍태경 PD: 네. 스테이 베스팅을 위해서는 포기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또 한 명의 사례가 있습니다. 브리즈번에 거주하는 레일라 드로즈 씨도 스테이 베이팅을 실현하는 또 한 명의 젊은 호주인입니다. 29세인 드로즈 씨는 지난 7년 동안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고, 그 동안 투자용 부동산 3채를 구입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구입한 부동산은 파트너와 함께 공동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드로즈 씨는 부모님과 계속 살 것이며 파트너에게도 함께 이사하자고 설득했다고 합니다.

"저는 부모님과 이렇게 오래 살고 싶지 않았고, 부모님도 제가 이렇게 오래 살기를 원하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선점하기 위해서는 포기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라고 드로즈 씨는 말합니다. 이 커플은 내년에 이자율이 떨어지면 골드 코스트 쪽에 살 집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이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갖고 있는 부동산 중 하나를 팔고 마침내 부모님 집에서 독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 woman wearing a stripey shirt poses with her parents.
Leila D'Rose has lived with her parents on and off for the past seven years. Source: Supplied
유화정 PD: 하지만 투자용 부동산을 구매할 때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고려해야 할텐데요, 스테이 베스팅이 장점만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홍태경 PD: 물론입니다. 부동산 비교 웹사이트 캔스타(Canstar)의 데이터 인사이트 디렉터인 샐리 틴달 이사는 부모님 집에 살면서 투자용 부동산을 사는 것이 부동산 시장에 진출하는 현명한 방법일 수는 있지만, 잠재적인 단점도 있다고 말합니다.

장기 투자자의 경우, 과연 부모와 함께 얼마나 오랫동안 살 수 있는지가 포함됩니다. 틴달 이사는 장기 투자의 경우 중장기 전략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기가 현실적인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6개월 후에 투자용 부동산으로 이사할 계획이 있다면, 대부분의 세입자는 12개월 임대 계약을 원하기 때문에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5년 후 이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5년 후에 무엇이 필요할지 생각하고 그 부동산이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틴달 이사는 또 첫 주택 구매를 투자용으로 구매하면 주로 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많은 정부 보조금과 혜택을 잃을 수 있다고 귀뜸합니다. 예를 들어, 수만 달러 상당의 인지세(stamp duty) 감면 등이 있죠. 주택 구매를 계획할 때 예산에 반영해야 할 다른 비용으로는 지방세(council rates), 공동주택 관리비(strata fees), 수도세, 그리고 부동산이 공실이 될 경우 발생하는 임대 수입 손실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용 부동산을 판매할 경우 자본 이득세(capital gains tax)도 부과됩니다.

유화정 PD: 그렇군요. 이러한 위험 요소를 감수하고 스테이 베스팅을 고수하려는 분들은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홍태경 PD: 오스 프로퍼티 프로페셔널(Aus Property Professionals)의 구매 에이전트인 로이드 에지 씨는 여러가지 감면 혜택을 놓치는 데도 불구하고, 첫 주택 구매자는 투자용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시드니와 같은 지역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많은 주택이 평균 소득층에게는 언감생심 넘보기 힘든 금액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부동산 사다리'를 오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에지 씨는 말했습니다.

또한 투자용 부동산을 구매하면 네거티브기어링 조항으로 인해 세금 혜택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유자는 이자 비용, 지방세 또는 주택 수리 등의 부동산 비용이 임대 수입으로 충당되지 않는 경우 소득세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지 씨는 부모와 오래 함께 사는 것이 가족 및 미래 파트너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특히 부동산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 어떤 매물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지 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화정 PD: 알겠습니다. 물론 모든 분들에게 스테이 베스팅이 가능한 옵션은 아닐 겁니다. 지지해주는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 경우에 가능한 방식이기 때문에 감사해야 할 여건인 것만은 분명하죠. 유리한 환경을 잘 이용해서 투자에 나서는 젊은 세대의 영리한 모습이 스테이 베스팅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경제 이슈 정리해 보는 친절한 경제, 오늘은 기존과는 다소 다른 방식의 첫 주택 구매 방식인 스테이 베스팅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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