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힐리스 레인(Healeys Lane)’, 멜버른 코리아타운으로 공식 지정
- 한국 식당 포함 한인 사업체 25곳 이상 운영 중
- 코리아타운 입구에 장승 4개 설치
나혜인 PD: 멜버른 시내에 위치한 ‘힐리스 레인(Healeys Lane)’이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됐습니다. 멜버른 시의회의 ‘퓨처 멜버른 커미니티’가 지난 9월 3일, 힐리스 레인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는 안을 승인한 건데요. 박성일 프로듀서와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안녕하세요
박성일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지난해 시드니의 이스트우드가 공식적으로,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됐는데요. 이번에는 멜버른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네요?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멜버른시의 닉 리스 시장은 지난주 멜버른 코리아타운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힐리스 레인이 뉴욕, 토론토, LA와 같은 다른 대도시들과 함께 활기찬 코리아타운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닉 리스 시장의 기자 회견 내용을 들어 보겠습니다.
닉 리스 시장: 힐리스 레인에서 식당을 포함한 25개 이상의 한국 사업체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멜버른에 코리아타운이 생기는 것은 멜버른이 더욱 훌륭한 다문화 도시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카드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Melbourne’s Lord Mayor, Nick Reece in Koreatown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장승의 조달, 운송, 설치 비용은 주멜번분관이 부담한다고 하는데요. 주멜번분관의 이창훈 총영사로부터 멜버른 코리아타운에 장승이 세워지는 의미를 들어봤습니다.
이창훈 총영사: 저희가 멜버른 시청에 얘기할 때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하면 뭔가 코리아타운으로서의 특징을 나타내는 이정표 같은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요. 차이나타운이나 이런 것처럼 단순히 문 같은 것을 하는 것보다는 장승이 갖고 있는 특별한 의미가 있으니까요. 옛날 마을 입구에는 어디든 장승이 서 있었잖아요. 장승을 보면 마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장승이 나쁜 기운이 마을에 들어오는 걸 막아줄 수 있고, 마을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져주는 그런 컨셉이 있으니까, 장승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코리아타운 안을 멜버른 시청에 얘기하면서 이것을 우리 쪽에서 부담할 테니 멜버른시에서 코리아타운 지정을 잘해달라는 전략적인 차원에서 저희가 비용을 내겠다고 얘기를 한 겁니다.
나혜인 PD: 동네에서 이정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안전을 비는 상징으로 쓰였던 장승이 멜버른 코리아타운 입구에 세워진다는 건데요. 많은 멜버른 주민과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리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멜버른시는 3미터가 넘는 장승이 멜버른 코리아타운의 상징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소셜 미디어에 해시태그를 달며 함께 공유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그런데 멜버른에 사는 한인 동포의 수는 어느 정도인지가 궁금한데요?
박성일 PD: 2021년 센서스 결과를 보면 멜버른시에 거주하는 5만 4,941명 중에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수는 1,105명이었습니다. 한국어는 멜버른시에서 9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였는데요.
정부에서 실시하는 센서스는 집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묻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한인 동포 숫자와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멜버른시에서 한국어가 9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멜버른시의 닉 리스 시장은 멜버른시에 사는 사람 중에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은 2500명 정도고 빅토리아주 전체적으로도 2만 5000명에달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닉 리스 시장은 한인 사회 구성원들이 멜버른시의 10대 디아스포라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멜버른시의 10대 디아스포라 중 하나인 한인 사회 구성원들, 이분들이 반길만한 소식이죠? 이제 힐리스 레인이 코리아타운으로 지정이 됐는데요. 힐리스 레인, 멜버른에 계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시드니나 다른 도시에 계신 분들은 이곳을 잘 모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힐리스 레인, 한국 식당이 밀집해 있는 곳이죠?
박성일 PD: 네, 이곳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과 사업체 25곳 이상이 모여있는데요,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된 힐리스 레인이 어떤 곳인지 계속해서 이창훈 총영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창훈 총영사: 리틀 론스데일하고 힐리스 레인 일대에 한인 식당들이 집중적으로 25개 정도 모여 있고요. 그래서 한국 문화, 한국 음식의 특징을 딱 맛볼 수 있는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그런 지역입니다.
최근에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 이쪽 지역이 계속 밤늦게까지 활성화되는, 젊은이들한테도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식당에 밤늦게까지 줄을 서고 있는 그런 현상들을 볼 수 있는데요. 그래서 시청에서 이쪽 지역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해서 이곳을 더 활성화하고 지원을 해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 같아요.
Changhoon Yi, the consul general of the Republic of Korea in Melbourne
김홍림 회장: 재작년부터 힐리스 레인에서 김치 페스티벌이라고 조그마한 행사가 열렸는데요. 안타깝게도 그 행사 주체가 저희가 아니었습니다. 중국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젊은 친구가 가능성을 보고 시의회에 행사 신청을 하고, 거기에서 조성되는 펀딩을 가지고 그쪽에서 행사를 열게 됐고 첫 회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됐어요. 이후 멜번 총영사로 부임해 계신 이창훈 총영사님께서 저희를 한 자리에 불러 모으시고 이 행사의 주체가 한인이 중심이 돼서 진행해야지 중국 친구가 이 행사를 주최하고 거기에 한인이 참여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그때부터 시작해 MKBA라는 단체를 만들게 됐습니다.
단체를 만들고 저희가 행사도 주최했고요, 올해도 행사가 열렸는데 저희가 주최해서 열렸고요. 시드니에는 코리아타운이 있는데 멜버른에는 코리아타운이 없다는 것도 오래전부터 공감대가 형성이 돼서 본격적으로 단체가 만들어진 김에 시의회에도 꾸준히 코리아타운이 만들어져야 하는 당위성에 관해서 설명했습니다. 힐리스 레인 근처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 MKBA 회원이 돼서 이 뜻을 분명하게 관철하고자 2년 전부터 노력해서 결실을 맺게 됐습니다.
나혜인 PD: 이처럼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코리아타운 지정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힐리스 레인이 코리아타운으로 선정됐으니까, 앞으로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지도 궁금한데요
박성일 PD: 멜버른 시의회의 자료를 살펴보면 2024년 6월 기준으로 멜버른 차이나타운의 하루 방문객 수는 1만 2,500명 정도라고 합니다. 반면 코리아타운으로 선정된 힐리스 레인의 하루 방문객 수는 5,700명 정도입니다. 차이나타운 방문객 수에 비해서는 4분의 1 정도인데요. 하지만 김홍림 회장은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는 사람이 앞으로,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홍림 회장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겠습니다.
Hong Rim Kim, Chairman of the MKBA and CEO of Miracle Ventures Group
나혜인 PD: 힐리스 레인이 코리아타운으로 선정된 지 일주일 정도가 됐는데 벌써 매출이 늘고 있다니 정말 반갑네요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홍림 회장은 힐리스 레인이 코리아타운으로 선정된 후 걱정되는 것도 있다고 했는데요. 바로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낙후된 지역이 개발되면서 자본이 유입되고 결국 그곳에서 지내던 저소득층 원주민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김홍림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김홍림 회장: 많은 분이 걱정하시는 한국에서도 굉장히 화두가 된 젠트리피케이션을 어떻게 하면 방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저희 사업주뿐만 아니라 건물주도 같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급격하게 렌트비가 올라간다든지, 세입자를 받는 데도 한국 식당으로 조금 더 배려를 해주는 걸로 구두 약속은 끝났고요. 이걸 문서화해서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조금 더 활성화될 수 있게끔 다 같이 노력하는 걸로 뜻을 모았습니다.
나혜인 PD: 힐리스 레인이 코리아타운으로 지정되고, 이곳에서 사업을 하던 한인 사업주들이 오히려 다른 지역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는 건데요. 이런 문제점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박성일 PD: 그렇습니다. 힐리스 레인의 사업주와 건물주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한편 주멜번분관의 이창훈 총영사는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의미 외에도 코리아타운이 선정된 후 한인들의 위상도 제고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계속해서 이창훈 총영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창훈 총영사: 어떤 도시든 대부분 큰 도시들에는 차이나타운이 있어요. 차이나타운이 갖는 의미는 말로 설명을 안 해도 다들 알고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 중국 문화를 자연적으로 인식시키는 그런 효과들도 있고요. 마찬가지로 코리아타운이라고 이렇게 지정을 받아서 한국 문화를 종합적으로 알릴 수 있는 그런 장소로 활용이 되고,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코리아타운이 멜버른의 또 다른 명소로 자리 잡음으로 관광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고요. 결과적으로 한국 문화를 조금 더 종합적이고 집약적으로 알릴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곳에 살고 있는 한인 분들의 위상도 많이 제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even Star Pocha in Healeys Lane
김홍림 회장: 저희가 굉장히 소수민족이긴 하지만 코리아타운을 멜버른에서도 인정을 해줬다는 것은 단지 유행처럼 케이팝, 한류 이런 것들을 한시적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여기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커졌고, 이곳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저희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정말로 역사적인 일이긴 한데요. 멜버른으로부터 시작된 코리아타운의 열풍이 브리즈번이랑 다른 도시까지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호주 전국의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코리아타운이 자랑스럽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희망을 품어봅니다.
박성일 PD: 한인 지역 사회와 학생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멜버른대학교 한인 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은서 양의 이야기도 들어보겠습니다.
김은서: 당연히 너무너무 기쁘고요. 물론 그전에도 김치 스트릿이라고 불려서 다들 한국적인 식당이 가고 싶다 하면 제일 먼저 갔으니까 그렇게 인식하고 있던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이제 공식적으로 코리아타운이 되면서 뭔가 멜버른에 한국인들의 입지가 잘 잡힌 것 같아서 그게 너무 기쁘고요. 한인 학생회를 하면서 외국 학생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고 찾아오는 경우도 많은데, 그 학생들한테 우리도 멜버른에 코리아타운이 있다, 거기에 가서 이런저런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추천해 줄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나혜인 PD: 힐리스 레인의 코리아타운 선정, 이곳에서 사업을 하는 한인 사업자들이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고요. 코리아타운 선정이 지역 경제 활성화 외에도 관광 유치 효과를 가져오고, 여기에 한인의 위상까지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들어봤습니다.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허브 역할을 맡게 될 코리아타운이 멜버른과 시드니를 넘어서 호주 여러 도시로 더욱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성일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박성일 PD: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