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우리말이 아닌줄 알았는데 우리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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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Sejong is holding a book. People in Korean traditional clothes are posing positively. flat design style vector illustration. Source: iStockphoto / MINIWIDE/Getty Images/iStockphoto

외래어처럼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순우리말인 단어들이 많다. 또한 평소 잘 사용하지 않아 잊혀져가는 우리말 표현을 알아본다.


Key Points
  • 냉면 사리
  • 에누리
  • 시나브로 · 이드거니 · 곰비임비
여러분의 우리말은 안녕하십니까?

평소에 자주 쓰지만 알지 못했던 말의 어원부터 올바른 사용법까지 우리말의 틈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함께 합니다.

냉면 사리

"이 집 냉면 맛이 아주 일품이네. 한 사리 더 시켜야겠는걸."

흔히 음식점에서 물냉면이나 비빔냉면을 시켜 먹으면서 좀 더 먹고 싶을 때 냉면 한 그릇을 다 시키지 않고 면만을 주문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는 보통 '냉면 사리 하나 더 주세요'라고 말하는데요. 간혹 이 '사리'라는 말을 일본어 단어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사리는 순수한 우리말 표현입니다.

원래 사리는 우리 고유의 동사인 '사리다'에서 나온 것으로 사리다에는 '국수나 새끼줄같이 긴 물건을 헝클어지지 않게 빙빙 둘러서 둥그렇게 포개어 감는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국수나 새끼줄 또는 실 같은 것을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은 뭉치를 가리키는 말이 바로 '사리'입니다. 그래서 '국수사리' 또는 '냉면 사리'라고 말하는 것이죠.

혹시 지금까지 '사리'가 일본말이라고 생각하셨다면 이제는 순수한 우리 표현으로 아시고 마음 놓고 사용하셔도 좋겠습니다.

에누리

우리가 쓰는 말 중에는 순우리말인데도 평소에 잘 쓰지 않아 마치 외래어인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말들이 있습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상황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에누리'라는 말이 있지요.

"아이고 할머니 깎지 마시라니까요. 진짜 에누리 없이 원가에 파는 거예요."

'에누리'의 본래 의미는 ‘물건 값을 받을 값보다 더 많이 부르는 일'로 물건을 파는 사람이 원가에 자신의 이문을 붙여 파는 상황에서 쓰던 말이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물건을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에누리를 해주셔야 다음에 또 오지요'와 같이 값을 깎는 일로도 사용됩니다.

'에누리'를 단어의 발음 때문인지 의외로 일본말로 착각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에누리는 잘라내다 베다의 옛말 '에히다'에서 비롯된 순우리말입니다.

요즘은 QR코드로 읽고 흥정할 기회도 없이 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시대가 됐지요. '에누리'라는 말도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건 아닐는지요?

시나브로 · 이드거니 · 곰비임비

한국의 유명 가수의 노래 중에 '시나브로'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지요. 가사 중에 '시나브로 왔다가 태풍처럼 가는 사랑'이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시나브로'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말 부사입니다.

'이드거니'라는 표현 들어보셨나요?

'다리 아픈데 이드거니 앉아 쉬었다 갑시다'라든가 '바쁜 일정 때문에 부족했던 저녁 식사를 모처럼 이드거니 먹었다' 여기에서 '이드거니'는 '충분한 분량으로 만족스러운 모양'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입니다.

그러면 '경사스러운 일이 곰비임비 일어난다'에서 '곰비임비'는 무슨 뜻으로 쓰였을까요?

'곰비임비'는 물건이 거듭 쌓이거나 일이 계속 일어남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앞의 예문은 '경사스러운 일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뜻이 되겠네요.

숨어있는 아름다운 우리말 표현들을 찾아서 자주자주 사용해야겠죠?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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