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 조기 사망 부르는 과도한 나트륨…호주 '피시 앤 칩스' 소금은?

Salt intake in children

Children at risk too of consuming too much salt. Source: Getty

매년 약 1100만 명이 과도한 소금 섭취 등 잘못된 식습관으로 조기 사망하며 이는 흡연이나 미세먼지보다 더 큰 위험 요인으로 밝혀졌습니다.


Key Points
  • 매년 약 1100만 명 부족한 식품 혹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조기 사망
  • 과도한 소금 섭취는 조기 사망의 주범…흡연 · 미세먼지 보다 높아
  • WHO 1 인당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2g…라면 1개 스프에 1.8g
  • 전 세계인의 식습관에서 가장 부족한 건강식품은 견과류와 씨앗류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인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나혜인 PD: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오늘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듣는 '끼니를 때우다'라는 표현에서 시작해보려 하는데요. 이 말처럼 현대 사회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여전히 하루 세끼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한데요, 밥심이 있어야 한다고들 하잖아요.

유화정 PD: 네 맞습니다. 끼니 놓치지 말고 밥 잘 챙겨 먹고! 아마 다 자란 성인이 된 자녀에게도 부모님은 한결 같이 같은 말씀을 하실 겁니다.

그런데 건강 전문가들은 삼시 세끼 횟수보다 '균형 잡힌' 식사의 중요성을 더 강조합니다. 적절한 칼로리 섭취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 조절이 중요하고, 여기에 비타민, 칼슘, 식이섬유 같은 영양소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혜인 PD: 식사 때 각종 영양소의 비율을 체크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매 끼니마다 이런 영양소의 비율을 맞춰서 식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남은 음식이나 간편한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고요.
Cup of noodles
It'll be instant noodles and not much else while test-takers knuckle down this month. Source: Getty / Getty Images
유화정 PD: 맞습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에서 매 끼니를 새롭게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 보니 남은 음식이나 간편한 식품들로 때우게 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이런 습관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영양 불균형이나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그런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평소 식사 습관이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고요?

유화정 PD: 네 충격적 이게도 매년 약 1100만 명이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조기 사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세계적 의학 저널인 '랜싯(The Lancet)'에 실린 연구인데요. 매년 전 세계 사람들이 어떻게 죽는지에 대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구로 꼽히는 세계질병부담연(Global Burden of Disease)에서 전 세계 사망의 약 5분의 1이 식습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 워싱턴 대학교 등 연구팀이 195개국의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식품을 통한 사망이 성인의 전체 사망의 22%에 달하고, 전 세계에서 무려 1000만~1200만 명이 식품과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난 것인데요. 이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이나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수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확인됐습니다.

나혜인 PD: 음식 섭취 습관이 나빠 조기 사망에 이르는 수가 매년 1000만 명이나 된다니 정말 충격입니다. 더구나 백해무익하다는 흡연보다 평소의 식습관이 더 치명적인 사망 원인이라니 믿기지 않는데요. 그렇다면,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는 나쁜 식습관은 무엇인가요?

유화정 PD: 사람들은 잘 먹지 못해서 혹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가장 많이 사망한다는 건 다시 말해, 우리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먹는 것이 또한 생명에 큰 위협을 줄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연구에서 밝힌 가장 위험한 식습관은 첫째 과도한 소금섭취입니다.

소금은 맛을 낸다는 이유로, 그리고 음식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훈제 절임 등 여러 가지 요리에 사용되고 있죠.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우리 몸 안에서 적당한 수분량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고, 나트륨 부족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하지만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과도한 소금 섭취는 혈압을 높이고 이는 심장발작이나 뇌졸중 위험의 증대로 이어집니다. 또한 심장과 혈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Salt on wooden background
Credit: element envato
나혜인 PD: 호주에서 가장 일반적인 소금 섭취는 바로 피시 앤 칩스죠. 호불호를 가릴 수 없게 자동으로 소금이 뿌려지는데요. 어른 아이 모두 짭짤한 이 맛에 미각이 길들여져 있죠.

유화정 PD: 피시 앤 칩스에 소금을 뿌리는 주된 이유는 맛을 강화하고 균형 잡힌 풍미를 주기 위해서입니다. 소금은 기름지고 바삭한 식감의 생선 튀김과 감자튀김의 맛을 보완해 감칠맛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요. 또한, 소금은 기름진 맛을 중화시키고 자연스러운 단맛을 강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영국에서 피시 앤 칩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을 때부터 소금과 식초를 곁들이는 전통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이러한 조합은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맛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나혜인 PD: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소금 과다 섭취로 인한 세계 각국의 사망을 비교해 보면 사망률이 가장 높은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에 비해 호주의 사망률은 최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유화정 PD: 각국의 식습관 비교 연구에서 소금으로 인한 사망에 대해 일본과 중국의 흥미로운 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은 음식에 간장을 비롯한 다양한 소스를 쓰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소금을 소비해 왔는데, 여기에 가공식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금 섭취량이 더욱 늘고 있습니다. 중국의 과도한 소금 섭취로 인한 사망률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유입니다.

30~40년 전을 보면 일본도 오늘날의 중국처럼 엄청나게 많은 소금을 섭취했지만 최근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일본은 야채나 과일 같이 심장질환을 예방해 주는 식품들을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연구는 밝혔습니다.

나혜인 PD: 한국인의 소울 푸드이자 나아가 이제는 전 세계인의 기호식품이 된 K라면의 나트륨 함량 역시 높은 편이죠?

유화정 PD: WHO세계 보건 기구가 권장하는 일 인당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은 2g인데요. 라면 한 개(스프)의 나트륨 함량은 1.8g 정도로 WHO의 하루 나트륨 권장량에 근접합니다. 라면의 국물까지 남김없이 마셨을 경우 나트륨의 권장 섭취량 하루 치를 거의 다 먹는 셈이 됩니다.

이밖에 빵에 들어있는 소금, 가공육에 들어있는 나트륨 등 도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 보건대학원의 브루스 리 교수는 "인공 성분을 첨가해 고도로 가공한 식료품들이 보관 및 운송이 편리하고 싸다는 이유로 점점 건강한 식자재를 대체하고 있다"면서 가공식품의 확산도 조기 사망 원인 중의 하나임을 암시했습니다.

나혜인 PD: 출출할 때 라면+김치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인데요. 스프를 다 넣은 라면에 소금에 절인 김치까지 곁들이면 하루 소금 섭취 권장량을 훌쩍 넘길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잘 알면서도 간과하는 부분이죠.

유화정 PD: 통상적으로 한국 사람은 세계보건기구 하루 소금 섭취 권장량보다 2~3배 먹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치는 식이섬유, 유산균 등 여러 장점이 많지만 짜다는 게 늘 문제인데요. 사실 라면+김치를 끊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김치 대신 대파, 달걀 등을 곁들이고 소금에 절이지 않은 생 채소를 반찬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변화를 줄 수 있겠죠. 채소에 많은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흡수를 줄이고 혈관에도 이로운 작용을 도와줍니다.

아깝더라도 라면 국물은 남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겠습니다. 싱겁게 먹기 시작하면 라면 스프의 절반만 넣어도 길들여집니다. 후식으로 나트륨 배출에 기여하는 칼륨이 많은 바나나를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나혜인 PD: 야식으로 라면을 먹을 때 우유를 마시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얼굴이 덜 붓는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계속해서, 과도한 소금 섭취 다음으로는 또 어떤 식습관이 조기 사망 원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나요?

유화정 PD: 이어서는 통곡물 부족과 과일 부족, 그리고 견과류, 씨앗류, 채소, 해산물의 오메가-3, 식이섬유의 부족 또한 조기 사망의 주원인으로 꼽아졌습니다. 한편 완벽한 식습관을 가진 나라는 없고, 다들 건강한 식습관의 각기 다른 일부만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였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식습관에서 가장 부족한 건강식품은 견과류와 씨앗류였습니다.
Nuts consumption
Source: Pixabay
나혜인 PD: 견과류와 씨앗류가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익히 많이 접했는데요. 그럼에도 왜 우리는 이 식품을 먹지 않는 걸까요?

유화정 PD: 대체로 견과류나 씨앗류는 칼로리가 높아 살이 찌게 될 거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든 지방들은 좋은 지방입니다. 견과류는 식물성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해 영양 밀도가 매우 높은 식품입니다. 특히 견과류에 포함된 불포화지방산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는 데에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고요. 또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가 풍부해 세포 손상을 막고, 노화 방지와 기억력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이런 다양한 장점 덕분에 견과류는 건강을 위한 10대 슈퍼푸드로 불리고 있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견과류나 씨앗류를 주류 식품으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땅콩, 호두, 아몬드, 피스타치오 등의 견과류는 고소한 맛이 일품으로 술안주 혹은 간단한 간식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또한 가격도 문제입니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권장량의 과일과 야채 등을 섭취하는 비용이 가계소득의 최대 52%까지 차지하기도 합니다.

나혜인 PD: 건강하면서도 저렴한 식품, 텃밭에 채소를 가꾸고 뒷마당에 과일나무도 심어 자급자족 해야 하지 않을까싶은데요.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인, 오늘은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조기 사망률에 대한 경각심과 아울러 일상 속에서 조금만 신경 써도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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