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관련 용어 개선이 왜 중요할까?

Andrew Whitehouse

앤드류 화이트하우스 교수 Source: Supplied / Supplied

호주와 뉴질랜드의 연구자들은 자폐 커뮤니티에 힘을 실어주고 낙인을 줄이기 위해 자폐증 관련 용어 변경을 요구한다.


Key Points
  • '자폐 용어, 정체성-우선 언어로 바뀌어야' 요구
  • '저기능', '고기능'은 부적절한 언어
  • '자폐 경험자 참여 확대 위해 연구 방식 개선돼야'
교사인 에마 갤라허 씨는 언어 습관을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있고 본인이 속한 업계에서 언어 바로잡기에 대한 저항에 직면했다.

자폐증 기술에 사용되는 언어 면에서 갤라허 씨는 해당 장애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발언권을 갖기를 원한다.

갤라허 씨는 “자폐 커뮤니티와 다른 장애 커뮤니티에서 ‘우리 없이 우리에 관한 건 아무것도 하지 말라’라는 개념이 강력히 추진됐는데, ‘우리 커뮤니티의 관여 없이는 우리 커뮤니티에 관한 그 어떤 결정도 내려져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자폐증 연구에서의 언어 사용’이라는 제하의 연구 보고서에 바로 이러한 철학이 적용되고 있고 이 연구는 자폐증 기술에 사용하는 단어에 대한 지침을 제공한다.

이 보고서의 저자들은 용어가 자폐인에게 힘을 실어주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포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업데이트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에마 갤라허 씨는 미국과 호주에서 나온 연구를 보면 많은 자폐인이 자폐증을 본인 정체성의 일부로 여기기 때문에 해당 커뮤니티가 ‘자폐증이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보다 ‘자폐인’처럼 자폐를 정체성의 일부로 만드는 정체성-우선 언어를 압도적으로 선호한다고 설명한다.

이 지침은 또 모욕적일 수 있는 표현의 사용을 없애거나 대체 용어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자폐증 뉴질랜드 커뮤니티 자문그룹에 속한 루스 몽크 박사는 자폐 학자이자 이 연구 보고서 공동 저자이다.

몽크 박사는 자폐 커뮤니티와 교류하는 연구자가 많아질수록 선호되는 용어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호주 자폐스펙트럼(Aspect)은 존중과 강점에 초점을 맞춘 자체 집필 지침을 갖추고 있는데 예를 들어, 자폐증이라는 단어를 빼고 ‘스펙트럼이 있는’이라고만 표현하는 것을 싫어한다.

에마 갤라허 씨는 자폐증이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게 지극히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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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당 커뮤니티는 자폐증이 약간 더러운 용어가 돼버렸고 사람들이 그 단어를 말하는 것을 피하려는 것으로 느낄 수 있다.”라고 지적한다.
또 “우리는 소유권을 되찾고 자폐라는 단어를 넣어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이라고 표현되도록 하고 싶고, 그 이유는 이것이 우리 정체성의 중요한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대표적인 장애인 권익단체인 ‘호주 장애인(People with Disability Australia)’도 저기능, 고기능과 같은 부적절한 용어를 나열한 언어 지침을 만들었다.

자폐를 본인의 정체성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해 자폐인이라고 언급하는 것이 선호된다.

이 단체는 ‘정신’과 같이 덜 적절한 단어보다는 ‘신경 비전형적’, ‘신경 다양적’ 같은 기술어를 선호하고, 개인에 대해 ‘극심한’ 자폐라고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보고서 저자들은 자폐 연구가 이뤄지는 방식이 개선돼 이를 실제로 경험한 사람들이 그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서호주 텔레손 아동연구소 앤드류 화이트하우스 자폐연구 교수는 이 보고서 공동 저자 가운데 하나이다.

화이트하우스 교수는 “자폐증에 관해 질병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자폐증이 있는 개인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안에서 우리가 자폐증을 인식하는 방식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라며 “증상이나 치료 같은 언어에서 행동이나 우리가 사람들을 지원할 방법, 해당 개인에게 힘을 실어줄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전체의 인식을 바꿀 방식 같은 언어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또 교수는 의미 있고 미묘한 차이가 있는 언어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적절한 언어를 구현하기 위해 이 팀의 자폐증 단어 안내서를 다운받을 것을 장려한다.

이 연구 보고서는 ‘신경과학 동향(Trends in Neurosciences)’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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