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 펜트하우스 로건리 ‘박은석’… “호주 방문해 배우 꿈나무 만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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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방송협회 초청으로 시드니를 방문한 박은석 배우 Credit: SBS Korean

호주 한인 배우와 배우 꿈나무를 만나기 위해 시드니를 방문한 박은석 배우에게서 연기에 대한 열정과 배우 꿈나무에게 전하는 격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호방송협회의 초청으로 시드니를 방문한 배우 박은석 씨를 만나봅니다.

박성일 프로듀서(이하 진행자): 많은 팬들이 ‘펜트하우스’의 로건리로 기억하실 겁니다. 배우 박은석 씨가 호주를 방문하셨습니다. 4월 14일 일요일 이스트우드 케이 문화센터에서 호주 배우 꿈나무, 한인 배우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는데요, 행사 후 박은석 배우를 만나봅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호주 한인 동포 여러분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은석: 안녕하세요 박은석입니다.

진행자: 호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호주에는 처음 오신 건가요?

박은석: 정확히는 두 번째네요. 작년 이맘쯤에 왔었고 올해 다시 오게 됐는데요. 원래 이곳에 친척이 거주하고 계셔서 작년에 친척을 보러 왔고 1년 만에 다시 돌아오게 됐네요.

진행자: 시드니에 대한 느낌은 어떤가요?

박은석: 너무 좋아요. 날씨도 너무 좋고, 정말 사람 살기 좋은 나라인 것 같아요. 공원들도 가족 단위로 움직일 수 있게 너무 잘 돼 있는 것 같고 인상 깊었습니다.

진행자: 아마 많은 분들이 박은석 배우하면 펜트하우스를 떠올릴 것 같아요. 펜트하우스 이후에 요즘에 어떻게 지내셨는지 팬들이 궁금해할 것 같은데요

박은석: 펜트하우스 끝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있었잖아요. 그때는 좀 쉬면서 운동도 하고 그다음에는 연극을 했습니다. LG아트센터에서 ‘파우스트’라는 연극도 했고요. ‘히스토리 보이즈’라는 공연도 했었고, 최근에는 ‘함부로 대해줘’라는 드라마를 찍었고요. KBS를 통해서 5월에 방송 예정입니다. 그리고 현재 ‘아트’라는 공연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에 다시 가면 5월 12일까지 아트 공연을 계속하게 되고요.

진행자: 그렇군요. 말씀하신 드라마 ‘함부로 대해줘’는 5월에 만날 수 있는 건가요?

박은석: 네, KBS에 5월 편성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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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를 방문한 박은석 배우 Credit: SBS Korean
진행자: 네, 기대하겠습니다. 호주에는 배우 꿈나무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연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오신 걸로 압니다. 오늘 호주 배우 꿈나무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셨는데요, 로건리 배우님께서는 어릴 때 어떤 꿈을 가지고 계셨는지도 궁금하네요. 어릴 때 꿈도 연기자였나요?

박은석: 어렸을 때부터 배우를 꿈꾼 건 아니었고요.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사실 저는 의상, 패션 의상을 전공했어요. 뉴욕에 살다 보니까, 뉴욕이 의상, 패션에 있어서 선두에 있잖아요? 그러다가 사실 저는 어머니께서 저를 보고, 제가 가지고 있는 장난기와 끼, 에너지를 보시면서 “이 친구의 에너지를 어떻게 발산하면 성과가 있을까?” 상상을 많이 하셨대요.

그래서 취미 삼아 맨해튼에 있는 연기 학원을 어머니가 처음 권유해 주셨는데, 연기 학원을 가보니까 나름 많은 것들이 해소가 되더라고요. 표현도 할 수 있고, 어떠한 감정들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대사를 외우고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고 그런 순간들이 너무 좋았어요. 이걸 정말 꿈으로 삼으면 어떨까, 한국에 가서 연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한국에 나가게 됐죠.

진행자: 네, 7살 때부터 뉴욕 롱아일랜드에 살다가 2005년 한국에 가신 걸로 아는데요, ‘나혼자 산다’에 출연하셨을 때 “영주권을 갖고 있으면 제가 배우 일을 하다가 안 되면 미국으로 가면 된다는 생각을 할까 봐. 스스로의 비상구가 비겁하게 느껴져 포기했다. 나는 이 길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습니다. 연기로 성공해야겠다는 절박함이 느껴지는데요

박은석: 제가 항상 우스갯소리로 얘기하지만, 사실 비빌 언덕이 없으면 나 혼자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고, 어디 가서 손을 벌릴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자꾸 돌아가다가, 지름길을 찾다가, 계속 돌아가다 보면 점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나의 길을 결정했을 때 어떤 길을 가도 장애물은 있을 것이고 우여곡절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한 방향을 정해서 이 길만 파보자는 어떤 젊은 나이의 열정과 용기였던 것 같아요.
배우 박은석
진행자: 배우 만을 향한 그 한 가지의 길을 걸어오셨는데 어떠세요? 만족스러우신가요?

박은석: 만족스러운 삶은 없다고 생각하고요. 어렸을 때, 가족이 미국에 이민 갔을 때 부모님이 힘들게 일하시면서 저희를 키워주셨기 때문에 저도 성공을 해서 부모님을 위해 뭔가 해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지금은 연기를 하면서 한국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한국에서 부모님을 부양하고 있거든요. 제 꿈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으니까 거기에 대한 보람과 만족은 있죠. 하지만 배우 박은석으로서의 제 미래는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더 나가야 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조금 더 노련미 있게 해야 하고요.
예전에는 열정과 욕심으로 막 거침없이 부딪혔다면 이제 노련미와 여유를 가지고, 힘을 빼고 갈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배우 박은석
진행자: 그렇군요. 박은석 배우님은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오랫동안 내공을 쌓아온 것으로 아는데요. 오늘 호주 배우 꿈나무와 한인 배우 30명의 연기 발표를 보셨는데, 어떠셨나요?

박은석: 사실 너무 감동을 받았고요. 너무 순수한 그 순간들이, 꿈이라는 것이, 지금 탄생하는 걸 제 눈으로 직접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좀 찡했습니다.

제가 뭐라고 제 앞에서 이런 공연을 준비해 주시고, 앞에서 펼치시고, 열정적으로, 떨기도 하면서, 그런 순간들이 살아있는 순간들이고, 정말 값진 순간들이잖아요.

인생이란 이런 건데, 이런 게 진짜고, 이런 게 진짜 감정들이고, 정말 소중한 순간들인데 제가 호주에 왔다고 그런 것들을 제게 보여주시고 저한테 그런 감동을 선사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요.
한편으로는 과거의 나 자신을 좀 본 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한때 꿈을 꿨었고, 처음 대사를 외워서 누군가 앞에서 이렇게 발표를 했을 때가 있었는데, 얼핏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좀 찡하기도 했고 너무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박은석
진행자: 그렇군요, 오늘 호주 배우 꿈나무, 한인 배우들과 대화 시간도 가졌는데요, 호주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질문에 대한 로건리 배우님의 답변이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하네요.

박은석: 저도 나이가 좀 있고, 향후 배우로서의 계획이나 연기 이외에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질문을 해 주셨는데요. 제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저도 배우로서 고용을 당하는 입장이니까 제가 작품을 쓴다든지, 연극을 하나 제작해 본다든지,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잘 담아서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다, 고용된 배우가 아니라 창작을 하는 제작자의 역할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진행자: 아마 오늘 이 자리를 찾은 한인 배우와 꿈나무들 모두가 로건리 배우님과 시간을 배우며 정말 많은 도전을 받았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오늘 이곳을 찾지는 못했지만 배우를 꿈꾸는 많은 호주 한인 2세, 3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박은석: 배우를 꿈꾸고 있는 한인뿐만이 아니라 그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때문에 선택을 한다면 많은 우여골절이 닥칠 수 있다는 점, 상상한 것보다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말을 일단 하고 싶어요. 정말 목숨 걸고 내가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뛰어들지 않는 이상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이고, 배우가 아니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꿈은 이루어질 거니까 그 꿈을 이룰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거기가 끝이 아니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이니까 지금 배우를 꿈꾸고 있다면 배우가 된 후에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시작을 한다면 방향성을 잡는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호주 한인 배우 꿈나무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연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호주를 방문한 로건리, 박은석 배우와 함께 했습니다. 박은석 배우님 오늘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은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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