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호주 찾은 ‘저주토끼’ 정보라 작가, “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모든 아시아 여성 작가와 번역자, 창작자들에게 빛이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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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공영 SBS 한국어 프로그램 스튜디오를 방문한 한국의 대표적인 SF/판타지 작가인 ‘저주토끼’의 정보라 작가 Source: SBS

한국의 대표적인 SF/판타지 작가인 ‘저주토끼’의 정보라 작가가 애들레이드에서 진행된 2024 OZAsia에 참가하기 위해 호주를 방문했습니다. 정보라 작가는 호주 독자들이 옛날 얘기처럼 진행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그 안에 동양적이거나 환상적인 새로운 요소들이 들어가는 것을 친숙하고 흥미롭게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Key Points
  • 2022 세계 3대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작이었던 <저주토끼>의 저자 정보라 작가 OZAsia 페스티벌 참여 위해 호주 방문
  • 정보라 작가, 최근에는 남편을 주인공으로 한 처 SF 자전 소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발간
  • 가자 지구 전쟁 관련 이스라엘 출판기관을 통한 공모를 거부하는 작가 대열 합류, “작가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은 이미 식민지 역사도 겪어봤고 언어나 문화를 말살하려는 시도도 겪어봤으니…”
나혜인 PD: 매년 남호주를 한 달 동안 아시아 문화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드는 OZAsia 페스티벌 올해도 10월 24일부터 11월 10일까지 진행됐습니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K-Pop 그룹 더 킹덤과 H1-Key가 서울 바이브 무대에 올라 호주 K-Pop 팬들을 만났고요. 호주에 있는 K-Pop 커버댄스 팀들과 보컬리스트들의 콘서트도 있어 한국의 대중음악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됐습니다. K-Pop뿐 만이 아닙니다. K-문학을 소개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는데요. 주시드니한국문화원의 협력으로 작가와의 만남 시간에서는 세계 3대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작이었던 <저주토끼>의 저자 정보라 작가, 에세이 집<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영문 소설 <Toward Eternity>의 안톤 허 작가가 초청됐습니다. 저희가 두 차례에 걸쳐 정보라 작가, 안톤 허 작가를 만나 볼 텐데요. 먼저 정보라 작가 만나봅니다. 정보라 작가님, 안녕하세요?

정보라 작가: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네. 반갑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직접 만나 뵙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지만 사실 작년에 저희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반가운데요. 당시 브리즈번 작가 축제에 초청을 받으셨죠? 2023 브리즈번 작가 축제 어떤 경험이셨나요?

정보라 작가: 네. 그때도 한국 문화원에서 정말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 주셔서 굉장히 부드럽게 모든 것이 다 진행이 됐었고요. 한국 문학 페널에 초청을 받아서 이영주 교수님, 시인이신 이영주 교수님하고 최은영 작가님하고 그리고 다 같이 패널을 하게 돼서 제가 잘 모르는 시나 순 문학을 접할 수 있어서 저에게도 새로운 자리였어요.

나혜인 PD: 네. 당시에는 저희가 이 브리즈번 작가 축제 전에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작가님의 대표작 환상 호로 단편집 <저주토끼>에 대한 호주 독자들의 반응을 좀 들을 수는 없었는데요. 어땠나요?

정보라 작가: 호주 독자님들은 <덫>이라든가 <흉터>라든가 이렇게 어 옛날 얘기처럼 진행되는 이야기들을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옛날 얘기는 누구나 다 어느 문화권에나 옛날 얘기는 있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진행이 되면서 그 안에 내용은 동양적이거나 내용은 좀 환상적이거나 이렇게 조금 새로운 요소들이 있는 거를 친숙하면서도 흥미롭다 이렇게 느끼신 것 같아요.

나혜인 PD: 무서움의 정도는 어땠나요? 저희 한국 독자들 만큼 공포감에 대해서 말씀하시던가요?

정보라 작가: 무섭다는 말씀 많이 하셔서... 죄송합니다.

나혜인 PD: 네. 이번에는 애들레이드 다녀오셨습니다. OZAsia 페스티벌에 참석하셨던 건데요. 브리즈번 작가 축제와는 좀 다른 음악과 예술이 어우러진 축제였을 것 같습니다. 어떠셨습니까?

정보라 작가: 이번에는 OZAsia 축제였기 때문에 중국계 호주 작가님이나 말레이시아 화교계 호주 작가님이나 싱가포르에서 오신 작가님하고 그리고 또 안톤 허 작가이면서 번역가이신 안톤 허 선생님하고 이렇게 여러 작가님들이랑 같이 여러 나라의 문화와 여러 나라의 책 문화에 대해서 얘기를 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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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포 소설집으로 부커상 후보 오른 ‘저주토끼’ 정보라 작가, 호주 방문 “오싹한 기분 즐기고 책 닫고 나면 잊으세요.”

SBS Korean

02/05/202315:54
나혜인 PD: 책뿐 아니라 다른 공연도 좀 보셨어요? 축제에서?

정보라 작가: 아니요. 저 9일에 도착해서 10일 딱 하루 세션 두 개 하는 바람에 다른 건 지나가면서만 봤어요.

나혜인 PD: 그러셨군요. 알겠습니다. 저희가 작년에는 작가님의 책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저주토끼>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특히나 <저주토끼>는 공포 호러 단편집으로 장르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세계 3대 문학 상인 영국 북허상 인터내셔널에 최종 후보로 진출했고 또 2023년에는 전미도서상 번역 문학 부문 최종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저주토끼>에 대한 얘기는 엄청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이미 그러시죠?

정보라 작가: 네. 그렇지만 계속할 수 있어요.

나혜인 PD: 네. 하지만 <저주토끼> 이후에도 여러 가지 작품을 많이 내셨습니다. 가장 최근에 낸 작품이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첫 자전적 SF 소설이라고 들었는데요. 소개를 좀 해 주신다면요

정보라 작가: 네. 사실 저의 SF 소설은 다 자전적이긴 하지만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는 제가 남편을 만나서 결혼해서 포항에 가서 정착을 하고 거기에서 또 시댁 식구들하고 여러 가지 모험을 겪고 이런 얘기들을 하고 그리고 남편이랑 같이 데모하러 다니고 뭐 이런 이야기들을 6개의 단편을 엮어서 연작으로 쓴 작품 집이고요. 제목이 첫 단편은 문어 두 번째가 대개, 세 번째가 상어, 네 번째가 개복치, 다섯 번째 해파리, 마지막은 고래 이렇게 포항에서 혹은 경상도 지역에서 많이 나거나 많이 먹는 해양 수산물을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나혜인 PD: 여기까지 설명을 드리면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건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요. 어떻게 SF 소설이 되는 건가요?

정보라 작가: 첫 단편 문어에서 외계 문어가 나타나서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고 하는데 제 남편 그 소설 속에서 제 남편이 그 외계 문어를 라면에 넣어서 끓여 먹어 버리거든요 뭐 그런 식이고요. 두 번째 대게에서는 러시아 독재자한테서 탈출한 대게가 죽도 시장에 잡혀와서 저한테 러시아어로 말을 걸고요. 세 번째 상어에서는 상어에 무슨 특정한 물질을 가지고 만병통치약을 만들어서 무슨 암도 치료하고 이렇게 사기를 치는 상어 사기꾼 돔배기 사기꾼이 나와요. 그런 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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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편을 주인공으로 한 첫 자전적 SF 소설 을 발간한 정보라 작가 Source: SBS
나혜인 PD: 그렇군요. 와 너무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그 우리 작가님의 실제 이야기 속에서 시작이 되는 것 같은데요. 남편분이 주인공이라고 하셨는데요. 실제로 자전적인 소설을 쓴다는 거는 좀 특별한 경험이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정보라 작가: 네 저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는 사람이 문어를 그렇게 많이 먹을 수 있는 줄 몰랐는데요. 남편이 그 문어 회를 먹으러 가서 이렇게 문어 모양으로 이렇게 어레인지가 돼서 나온 문어 회를 보면서 이게 한 마리 같이 보이지만 두 마리라며 한 놈은 싱싱하고 질긴데 한 놈은 맛이 갔다고 그렇게 말하는 걸 보면서 그걸 저걸로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해서요. 그게 꼭 자전적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한 게 아니고 남편하고 만나서 결혼하고 뭐 그 이후에도 너무 웃기고 충격적인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소설을 쓰지 않을 수 없었어요.

나혜인 PD: 뭔가 남편분이 캐릭터로 좀 보이셨나 봐요. 남편분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어떠세요? 본인의 이야기가 전 세계에 지금 번역까지 돼서 나 오 나올 텐데요...

정보라 작가: 어, 남편은 포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 나왔는데요. 대학은 대구에서 다녔지만 근데 포항 고등학교 동기 동문 선후배 모두에게 지금 책을 돌릴 기세로 여기저기에 기증을 하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이렇게 홍보를 열심히 해 주신다고 되게 좋아하고 있어요.

나혜인 PD: 아, 좋아하시는 거군요. 다행입니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재미있게 읽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다양한 사회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난번 인터뷰에서도 취미가 데모라고 하셨던 말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 바 있는데요. 사회 이슈에 대한 참여도 직접 하고 계시죠? 최근에는 이스라엘 출판기관을 통한 공모를 거부하는 1천 명이 넘는 작가와 출판인들의 보이콧 선언에도 참여하셨죠 초기 서명자로 참여하셨는데요. 어떤 이유에서였나요?

정보라 작가: 그거는 이미 작년 23년 11월에 전미도서상 시상식 행사 때문에 미국에 갔을 때부터 23년도에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신 작가님들하고 그리고 국제 부문에서 번역 부문에 오르신 작가님 번역가님들하고 다 같이 거의 대부분 동참해서 가자지구 학살을 중단하라는 선언문을 같이 읽고 같이 박수도 치고 그랬던 적이 있어요. 그랬는데 1년이 지나도 지금 학살이 계속 멈추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영국을 중심으로 해서 Publishers for Palestine이라는 그 연대체가 만들어져서 거기에서 이제 출판물을 통해서 이스라엘하고 공모하거나 학살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성명이 한 번 돌았거든요. 그러고 나서 어 그 성명이 한국어로도 번역이 됐어요.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이 돼서 지금 서명을 받고 있는데요. 그게 한국어로도 번역이 있기 때문에 작품을 번역하시고 <저주토끼>를 번역하시고 최근에는 <Toward Eternity>라는 영어 소설도 내신 안톤 허 작가님이 같이 참여를 하자고 그러셔서 이미 저는 그 전미도서상 때서부터 참여를 다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 영어로도 서명을 했고 한국어 서명도 나와서 또 서명을 했어요. 같이 참여를 하자고 그러셔서 이미 저는 그 전미도서상 때서부터 참여를 다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 영어로도 서명을 했고 한국어 서명도 나와서 또 서명을 했어요.

나혜인 PD: 이런 작가들의 사회 활동에 대한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보라 작가: 작가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은 이미 식민지 역사도 겪어봤고 뭐 언어나 문화를 말살하려는 시도도 겪어봤잖아요. 그래서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참여를 한 거였고요. 사람이면 당연히 그 인종 학살에는 반대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나혜인 PD: 네. 알겠습니다. 한강 작가가 2024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이 한국 문학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지금 두 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는 포즈를 취해 주셨는데요. 게다가 우리 정보라 작가님도 부커상 최종 후보로 진출하셨기 때문에 좀 어느 정도의 부담이나 압박감을 느끼시지는 않으신지 궁금한데요.

정보라 작가: 저는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나 압박은 전혀 느끼지 않고요. 네 제가 얼마 전에 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 하는 우붓 작가 축제에 다녀왔는데요. 거기에 기자회견에 저보고 참여를 해서 한강 작가님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신 것에 대한 소감과 이것이 아시아 여성 작가와 번역자들 한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얘기를 해 달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셨다는 모든 아시아 여성 작가와 번역자와 창작자들한테 굉장한 빛이자 희망이 되었고 이게 한강 작가님만의 성취도 아니고 한국만의 성취도 아니고 아시아 전체에서 기뻐하고 있다는 사실을 꼭 큰 소리로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나혜인 PD: 네. 너무 좋습니다. 정말 호주에서도 정말 저희 한인 동포들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지만요 많은 호주인들도 한강 작가님의 이번 노벨 문학상과 관련해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끝으로 정보라 작가님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혹시 호러나 SF 등 장르 문학을 벗어난 작품을 쓰실 계획은 있으신지도 궁금하고요. 혹시 남편분을 주인공으로 한 호로 소설을 쓰실 계획은 없으신지도 궁금하네요.

정보라 작가: 남편은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호러가 나올 것 같지는 않고요. 근데 호러는 계속할거에요. 저는 귀신 얘기가 너무 좋거든요. 정말 귀신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장르를 벗어나는 작품은 아마 안 쓸 것 같고요. 폴란드 소설들을 열심히 번역할 계획입니다.

나혜인 PD: 계속 번역 활동도 같이 하고 계시는군요. 네. 알겠습니다. 네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OZ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국의 정보라 작가님 오늘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 스튜디오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보라 작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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