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올빼미’, 조선의 제16대 임금 인조와 소현세자의 죽음을 다룬 궁중 미스터리
- ‘더 파더’,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 그를 돌보는 딸에 관한 이야기
- ‘Latecomers, 레이트커머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젊은 두 남녀를 따라가는 코미디 시리즈
나혜인 PD: 매주 금요일에 만나는 시네챗입니다.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매주 추천하고 있는데요, 오늘도 권미희 리포터가 함께합니다. 권미희 리포터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네, 오늘은 어떤 흥미로운 영화들 이야기 나눌지 궁금합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조선의 제16대 임금 ‘인조’와 소현세자, 그리고 소현세자의 죽음을 다룬 궁중 미스터리 <올빼미 The Night Owl>, 그리고 점점 현실을 믿을 수 없고, 기억이 뒤섞여 혼란스럽기만 한 아버지와 그를 돌보는 유일한 딸에 관한 영화 <더 파더 The Father>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 영화는 안태진 감독님의 2022년 영화 <올빼미>입니다.
나혜인 PD: 네, 두 영화가 영화적 스타일과 주제는 다르지만, 스릴러, 혹은 미스터리라는 유사한 장르적 표현으로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내용 먼저 살펴볼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영화는 맹인 침술사 경수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픈 동생을 돌보며 의원에서 일하던 경수는 어의 ‘이형익’에게 그 능력을 인정받고 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경수가 집에 방문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궁 생활을 하던 무렵, 청에 인질로 끌려갔던 소현세자가 8년 만에 귀국을 합니다. 기침이 잦고 몸이 허약했던 소현세자를 이형익과 경수가 때때로 치료를 하는데요, 어느 날 갑작스레 세자가 죽음을 맞게 되고, 어둠 속에서는 조금 볼 수 있는 경수는 그 순간을 목격하게 됩니다. 진실을 알리려는 경수와 광기가 폭주하기 시작한 인조, 그 뒤에 숨겨진 음모와 욕망까지, 왕위를 둘러싼 숨 막히는 암투가 절정에 치닫습니다.
나혜인 PD: 네,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설정이 완벽히 결합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역사적으로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던 소현세자의 죽음을 맹인 침술사가 목격한다는 상상은 정말 예상을 뛰어넘을 만치 충격적이고도 공포스럽기까지 했던 것 같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경수가 진범을 목격하는 그 장면과 그날 밤의 시퀀스는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죠. 영화는 ‘그래서 누가 진범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따라가는 탐정 스릴러 느낌보다는, 진범뿐 아니라 사건의 배후에 얽혀 있는 당대 상황과, 그것이 초래한 비극적인 결과, 또 그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영화적 상상으로 추가해 과하지 않게 매듭지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나혜인 PD: 네, 광기 어린 인조와 그에 맞서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경수 역할의 유해진, 유준열 배우의 연기는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줬는데요, 특히 아들 소현세자를 끝까지 경계하면서도 그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양면적인 모습을 소름 끼치게 보여줬던 유해진 배우의 연기는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과하지 않게 경수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내러티브에 첨예한 대립구도를 지켜줬던 것 같습니다. <올빼미>는 개봉 후 59회 대종상 영화제를 비롯 다수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편집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인정받았습니다. 영화적 재미와 역사적 사건을 신선하게 쫓을 수 있는 영화 <올빼미>, 온디맨드를 통해 다시 한번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리며, 인조와 소현세자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영화 <광해>와 <남한산성>을 보신 뒤 <올빼미>를 감상하는 순서도 추천드립니다.
나혜인 PD: 네, 궁중 미스터리 <올빼미>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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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챗: 현실판 히어로, 세상에 맞서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SBS Korean
20/09/202413:32
권미희 리포터: 네, 영화 <더 파더>는 플로리안 젤러(Florian Zeller) 감독의 2020년 작품으로, 안소니 홉킨스와 올리비아 콜맨 주연의 아버지와 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아버지의 시점으로 흘러가는데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홀로 고요히 살고 있는 아버지를 방문하는 건 딸 ‘앤’뿐입니다. 어느 날 앤은 아버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파리로 이사할 예정이라, 앞으로 아버지를 보러 자주 올 수 없다’는 말을 남깁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아버지는 당혹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생각하는데요, 다른 날 집에 인기척이 느껴져 거실로 나가보니 처음 보는 남자가 자신에게 ‘사위’라고 말합니다. 곧 집으로 돌아온 앤이 어쩐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고, 앤에게 파리로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 묻자, 앤은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합니다. 혼란스러운 아버지는 앤을 의심하고 무엇이 현실인지, 진실인지 온갖 기억이 뒤죽박죽 섞여 괴로워합니다. 그런 아버지를 보는 앤도 남편과 다투면서 하루하루 지쳐갑니다.
나혜인 PD: 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 그를 돌보는 딸에 관한 이야기죠. 치매나 기억 상실에 대한 영화들은 꾸준히 제작되어왔는데요, <The Father>의 경우 그 질병이나 부녀의 관계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그렇습니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중요한 지점은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시점, 즉 아버지의 시점을 그대로 따라간다는 점입니다. 아버지의 시간은 완전히 다르게 흘러갑니다. 모든 상황이 갑작스럽고, 왜곡되었으며, 매번 다르고 새로운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당황스럽고 모두가 나를 속이는 것 같다는 불안감도 엄습합니다. 그런 그의 감정 자체를 쫓으며 보여주고, 체험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딸의 태도와 집안 분위기, 이야기의 흐름은 미스터리에 가깝고 관객조차도 무엇이 진실인지 믿을 수 없는 불안함에 휩싸이게 됩니다.
나혜인 PD: 네, 딸 앤을 포함해 집에 등장하는 인물과 그 상황에 따라 태도가 돌변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인상 깊었는데요, 아버지 역할의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는 정말 눈부셨습니다. 새로 온 보호사나 본인이 마음에 드는 사람 앞에서는 한껏 들뜬 모습으로 기운 넘치게 대하는 반면, 낯설거나 적대적으로 보이는 사람(앤의 남편) 앞에선 극도로 경계하며 의심하는 모습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연기는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에 호흡을 맞추는 앤 역할의 올리비아 콜맨의 감정이 절제된 연기 역시 좋았고요.
권미희 리포터: 네, 이 영화는 말씀 주신 배우들의 연기와 미장센 두 가지의 장점을 완벽히 결합한 작품이라 생각되는데요, 두 배우의 케미와 열연은 두말할 것 없이 좋았고요, 안소니 홉킨스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 올리비아 콜맨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었습니다. 사실 이 두 배우의 연기에 더 생명력을 불어넣어준 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영화의 편집 방식과 시각적 장치들이라 생각됩니다. 영화의 모든 이야기는 집, 방에서 이뤄지는데요, ‘집’이라는 공간과 ‘시계’라는 소품은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단서이자 아버지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실내, 혹은 폐쇄된 공간에서 영화가 진행될 경우 분위기나 재미가 다소 정적이고 규모가 작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요, <The Father>의 경우 나에게 가장 편안하고 익숙한 공간인 ‘집’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낯설어지면서 아버지가 처한 상황을 대변해 줍니다. 때때로 병원과 오버랩되면서 상황을 암시하기도 하는데요, 아버지가 머무는 장소는 더 이상 편안한곳도 아니고 널찍한 집도 아닌 ‘방’으로 한정되고 맙니다. 또한 아버지가 계속해서 잃어버리고 찾는 ‘시계’와, ‘지금 몇 시 인가’ 확인하는 질문은 그가 가진 시간 개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연극이 원작인데요, 연극적 미학을 영화적으로 잘 각색해 낸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혜인 PD: 네, ‘치매’라는 슬픈 질병과 그것을 색다르게 마주해볼 수 있는 <The Father>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올빼미 The Night Owl>, <더 파더 The Father> 살펴봤습니다.
나혜인 PD: 끝으로 SBS 온디맨드에서 한국어 자막으로 보실 수 있는 콘텐츠 소개합니다. 오늘 만나볼 작품은 입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권미희 리포터: 네. <Latecomers, 레이트커머스>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젊은 두 남녀를 따라가는 코미디 시리즈인데요. 성과 장애를 솔직하게 보여 줍니다. 서로의 간병인이 데이트를 하는 관계로 만나게 된 사라와 프랭크는 서로를 탐구해 보기로 하는데요. 실제로 뇌성마비를 가지고 있는 영향력 있는 작가이자 장애인 그리고 여성 권리 옹호자인 하나 디비니(Hannah Diviney)가 주인공 사라 역을 맡아 연기자로 데뷔했고요. 남자 주인공 프랭크 역에는 공동 작가인 앵거스 톰슨이 맡았습니다. 제작팀은 장애인 남녀의 프라이벳한 삶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정에 맞서기 위해 드라마를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Latecomers, 레이트커머스>는 아마 평소에 잘 생각해 보지 못하셨던 장애인들의 성에 대해 색다른 시선을 제공할 겁니다.
나혜인 PD: 네. 씨네챗 오늘은 <올빼미 The Night Owl>, <더 파더 The Father>, <Latecomers, 레이트커머스>와 함께 했는데요. 특별한 영화들과 함께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이번 주 시네챗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고생하셨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다음 주에도 흥미롭고 유익한 영화들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