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온 상승 마지노선 1.5℃ 이미 넘어서…10년 내 2℃ 돌파"

서호주대학 연구팀이 카리브해에서 '살아있는 온도계' 해면동물의 골격을 이용해 300년간 바닷물 온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7℃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Scuba diver extracting sponge from underwater.

Scuba diver extracting sponge from underwater (Clark Sherman Amos Winter). Credit: Clark Sherman/Amos Winter

Key Points
  • 서호주 대학교 연구팀, 카리브해서 해면 동물 골격 통해 300년간 바닷물 온도 분석
  • 연구 결과,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기온 1.7℃ 올라
  • "1.5℃, 2010~2012년경 이미 넘어서…10년 내 2℃ 돌파"
지구 기온 상승을 1.5℃로 제한하지 않는다면, 기후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그러나 한 호주 연구팀은 이미 한계가 넘어섰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 결과의 핵심은 카리브해의 깨끗한 바다에서 발견되는 일종의 해면동물과 관련돼 있다. 경화 해면이라고 알려진 이 종은 탄산칼슘 골격의 화학적 변화를 기록해 해양 온도의 자연적인 기록 보관소 역할을 한다.

수석 연구자인 서호주 대학교의 말콤 맥컬록(Malcolm McCulloch) 교수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완벽한 온도계"라며 "경화 해면은 매우 오랫동안 살아왔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계속해서 층층이 성장했기 때문에 실제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지속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치 온도계가 제자리에 앉아 골격을 눈에 띄게 성장시키고 온도를 기록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A sea sponge with a ruler next to it
Sclerosponges record chemical changes in its calcium carbonate skeleton, serving as a natural archive of ocean temperatures. Source: Supplied / Clark Sherman and Amos Winter
약 10년 동안 진행된 이 연구는 푸에르토리코 해안에서 채취한 해면 샘플을 사용해 지난 300년 동안의 해수 온도 변화를 조사했다.

그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이미 1.5℃ 상승했을 수 있다. 또한 지구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하려는 목표는 10년 안에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양과 육지의 평균 표면 온도를 기반으로 한 이들의 추정에 따르면 지구는 산업화 이전보다 1.7℃, 심지어 1.8℃ 더 따뜻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산업화 이전 이후 지구 기온이 10년 평균 1.2℃ 상승했다는 세계기상기구의 보고보다 약 0.5℃ 높은 수치다.

맥컬록 교수는 "1.5℃는 2010년에서 2012년경에 이미 넘어섰다고 생각하고, 현재는 1.7℃에서 1.8℃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모두가 알고 있는 목표치인 1.5℃보다 최소 0.2℃ 이상 높다"고 강조했다.

기온 상승을 1.5℃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의 핵심 목표였다. 파리 기후 협약에선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약속했다.

IPCC로 알려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는 1850-1900년을 산업혁명 이후 지구 기온 상승의 역사적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수집된 데이터는 제한적이라고 맥컬록 교수는 주장했다.

맥컬록 교수는 "1850년 당시의 온도를 배에서 어떻게 측정할 수 있었겠냐"며 "기록이 매우 드물고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호주국립대학교(ANU)의 기후과학연구센터(ARC) 박사후 연구원 조지 팔스터(Georgy Falster) 박사는 과학자들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얼마나 상승했는지 계산하려면 산업화 이전의 지구 온도가 얼마였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스터 박사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인간에 의한 지구 기온 상승은 이미 1860년대부터 시작됐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는 1900년대 초반부터 이러한 지구 기온 상승 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그보다 수십 년 전의 일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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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e not on track': Major climate change report pushes for 1.5C cap image

“2100년까지 기후 변화 상승폭 1.5도로 억제해야 해”

SBS Korean

08/10/201802:03
멜버른 대학교의 기후 과학자인 말테 마인하우젠 교수는 이 연구가 가치 있는 연구이기는 하지만, IPCC의 연구 결과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뜻 보기에 이 새로운 연구 하나만 보면 IPCC가 온난화를 근본적으로 과소평가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푸에르토리코 연안의 새로운 고기후 기록 한 건은 온난화의 대규모 증거에 귀중한 추가 자료지만 이는 수백 개의 연구 중 하나의 연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ANU 기후, 에너지 및 재난 솔루션 연구소 소장인 마크 하우덴 교수는 "이는 산업화 이전 이래 온난화의 총 규모(약 1.7℃)가 약 1.25℃의 온난화를 나타내는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 협정에 내장된 추정치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준 온도가 달라졌다고 해서 1.5℃와 2℃의 온도 목표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맥컬록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배출량 감축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일단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 이를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우리가 10년마다 속도를 늦추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절대적인 양은 더 높아지고 기온은 더 높아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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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7 February 2024 12:47pm
Presented by Ha Neul Kim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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