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Senior Lecturer 김세정 박사
- 10년간 Single photon source 연구 지속, 최근 Optical Vortex 생성 신기술 개발로 세계적 주목
- 현재 광학 연구는 향후 20-30년 내 커뮤니케이션 디스플레이, 센싱 분야에서 혁신적 도약에 기여할 것
- 과학 연구 경험 공유... '대학원생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2', '과학하는 여자들의 글로벌 이야기'
- "과학자들은 대부분 어린 나이의 호기심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들"
[과학人터뷰] 시리즈는 과학의 미래를 비추는 호주 한인 과학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한국과 호주, 그리고 세계를 연결하며 과학 혁신을 이루어내는 호주 한인 과학인들의 연구 여정과 비전을 통해 다가올 과학의 세계를 만나봅니다.
유화정 PD: 과학의 미래를 비추는 호주 한인 과학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과학 인터뷰 오늘은 빛과 나노 기술을 연구하는 멜번대학교의 김세정 박사님 만나봅니다. 멜번으로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세정 박사: 안녕하세요.
유화정 PD: 네 반갑습니다. 김세정 박사님 먼저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세정 박사: 네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멜버른 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의 Senior Lecturer로 있는 김세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반도체 기반 나노광학 그리고 양자광학 연구를 하는 연구실의 그룹 리더로 있습니다.
유화정 PD: 나노· 양자광학 연구 뭔가 범접하기 어려운 분야인데요. 아주 작은 단위의 빛과 전자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분야로 이해하면 될까요?
김세정 박사: 네 아주 작은 크기 즉 나노미터(nanometre) 스케일의 디바이스에서 나타나는 빛의 현상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특별히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김세정 박사: 저는 원래는 학부 때 이론 물리 연구에 관심이 있어서 참여를 했었는데요. 저한테는 실험 물리가 더 재미가 있어서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광학도 어려운 이론들이 많기는 한데,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현상들이 많이 있어서 굉장히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나노 광학 실험실에서 실험하는 모습 Credit: Anna Zhu Photography & Film
김세정 박사: 나노 스케일에서 빛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앞으로 일상생활에서 쓸 많은 기기에서 필수적인데요. 일단 우리가 가장 처음 개인용 컴퓨터가 막 등장했을 때, 또는 처음 핸드폰이 등장했을 때를 생각해 보시면 크기가 굉장히 컸습니다.
유화정 PD: 맞아요. (처음 핸드폰이 등장했을 때는)벽돌만한 크기였죠.
김세정 박사: 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전자기기의 크기가 작아졌을 뿐만 아니라 성능이 굉장히 좋아졌는데요. 이러한 이유는 전자기기의 뇌에 해당하는microprocessor가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이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연산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가 훨씬 작은 크기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트랜지스터는 이미 물리적으로는 저희가 더 작게 만들기 어려울 만큼 기술적으로 한계에 도달해 있는데, 앞으로 더 좋은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만들려면 전자보다는 빛 알갱이 즉 광자를 이용해야 합니다. 즉 작은 스케일에서 빛의 행동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유화정 PD: 네 우리 김세정 박사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네이처 자매지 등 논문 게재와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지고 계신데요. 그동안 연구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나 연구 결과를 꼽는다면 어떤 것일까요?
김세정 박사: 저는 지난 10년 동안 single photon source또는 단광자원이라고 불리는 연구를 주로 했었는데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빛들은 예를 들면 태양광이나 실내 조명 이것들은 한 번에 많은 광자들이 방출되고 있는 것이라면, 단광자원 싱글 포톤소스는 광자가 한 개씩만 나오는 광원입니다. 싱글 포톤 소스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중 하나가 상온 동작인데요.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싱글 포톤 소스를 연구했습니다.
유화정 PD: 최근에는 한국의 한양대학교와 공동으로 optical vortex 한국어로 말하면 빛의 소용돌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것을 쉽게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이 연구 또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성과라고 하던데요. 쉽게 설명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인가요?
AKC (The Asia-Korea Conference ) 2023 양자포럼 패널 디스커션 진행
유화정 PD: 아무런 공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비싼 공정 과정을 필요로 했던 것인데. 그러면, 정말 궁금한 것이 이러한 혁신적인 기술들은 우리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적용이 되나요? 우리 삶에 어떤 측면들이 달라질 수 있는지 구체적인 상상을 좀 해볼 수 있을까요?
김세정 박사: 음 물리학에서 연구가 되는 많은 연구들은 공학 연구와는 달리 아주 단기간에 실생활에 응용되는 연구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최대한 많은 새로운 가능성들을 기초 연구를 하는 연구자들이 연구를 해놓고 기반을 다져놓으면 그중에서 성공적인 발견들이 이후에 미래를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지금 광학에서 연구되는 많은 연구들은 20년 30년 뒤에는 communication, display, sensing 분야에서 큰 도약을 하는 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유화정 PD: 사반세기가 지난 뒤에서야 요?
멜번대학교에서 석사과목 강의하는 모습
유화정 PD: 기초과학 연구에서 기반을 다지고 그중 성공적인 발견이 미래를 바꾼다는 이 말씀을 들으니 '과학은 미래다'라는 문구가 얼른 떠올려지는데요. 지금은 실생활에서 바로 느낄 수 없더라도 이런 연구들이 앞으로 우리 삶의 다양한 측면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멜번대학교가 최근 영국에서 발표한 QS 세계 대학 순위에서 세계 랭킹 13위에 올랐습니다. 김세정 박사님은 카이스트 박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김세정 박사: 네
유화정 PD: 한국에서 공부하시고 멜번대학교에 임용되신 건, 글쎄요 좀 드문 케이스가 아닌가 싶은데요.
김세정 박사: 네 매우 드문 케이스인 것 같습니다. 특히 토종 박사 한국 국내 토종 박사 중에서 해외에 임용된 케이스는 많지는 않습니다.
유화정 PD: 호주로는 어떻게 오게 되셨어요?
김세정 박사: 처음에 카이스트에서 박사 과정을 받고 나서 여러 나라의 박사 연구원에 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시드니 공과대학교에 계신 교수님이 2차원 물질 연구를 활발히 하고 계셔서 그쪽 연구실로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화정 PD: 네 UTS요. 거기서 그러면 박사 후 연구원 과정 postdoc 과정을 마치시고 멜번대학교로 임용되신 건가요?
김세정 박사: 네 맞습니다.
유화정 PD: 멜번대학에서 연구하시는 경험은 어떠신가요? 한국과 호주 두 나라의 연구 시스템이나 협업 방식이 어떤 차이가 있나요?
김세정 박사: 연구 시스템을 비교하자면 한국 대학교들은 나노팹(Nanofab)이 굉장히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특히 많은 연구 중심 학교들이 적어도 학교 내에 공정 시설 하나를 가지고 있고 카이스트 같은 경우는 나노팹 센터가 교내에 있을 뿐만 아니라 학과 단위로도 공정 시설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호주에서는 조금 찾아보기 힘듭니다. 반면에 호주는 공동 연구가 매우 활발한데요. 한국에 있었을 때는 두 명 이상의 교수가 들어가는 논문이 많지 않았었는데 여기서는 여러 명의 교수님들이 참여하는 연구들이 굉장히 활발합니다.
유화정 PD: 네 그러면 논문 발표할 때도 공동 연구 저자들의 이름이 들어가는 거군요 논문에.
김세정 박사: 네 그렇습니다.
멜번대학교 Endeavor 행사때 MC
김세정 박사: 제가 원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요. 마침 코로나가 계기가 되어서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유화정 PD: 아 실험실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요?
김세정 박사: 네 맞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 연구 분야가 실험 물리 분야라서 직접 실험실에 가서 데이터를 뽑아와야 되는데 강제로 집에만 있다 보니까 그동안 미뤄놨었던 책 쓰기를 할 수 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배 과학자들한테 대학원을 선택하기 전에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모두 담았고요. 저 말고도 두 분의 저자를 더 섭외를 해서 함께 완성한 책입니다.
유화정 PD: 어떤 조언들이 담겼는지 궁금하네요. 과학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특히 연구자로서의 현실적인 조언을 준다면 어떤 것일까요?
김세정 박사: 진로를 정할 때 과학자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과학을 교수로서 하게 된다면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티칭이나 연구비 확보 그리고 대외 활동 등 굉장히 여러 가지 맡고 있는 역할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서 찾아낸 다음에 그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최대한 많이 확보되는 직업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브리즈번 학회 발표
김세정 박사: 사실 과학자 하면 많이 떠올리시는 이미지가 혼자서 연구실에서 열심히 실험만 하는 모습인 경우가 많은데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다른 많은 직업들처럼 네트워킹이 여러 가지로 중요한데, 저 같은 경우에는 한국내에서 박사학위 그리고 첫 번째 postdoc까지 하고 호주로 왔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분들보다 네트워킹에서 많이 뒤처져 있었습니다. 따라서 호주에서 알려지기 위해서 호주 내에 있는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하고 또는 linkedin이나 twitter 등을 굉장히 열심히 활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국제 소사이어티에서도 중요한 직책들을 맡고 있고 나름 인싸에 가까워졌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유화정 PD: 나름 인싸에 가까워졌다! (웃음) 그런데 국제 소사이어티라는 말씀하셨어요. 어떤 분야 쪽인가요 국제 소사이어티. 물론 과학 분야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김세정 박사: 네 저희가 광학 또는 옵틱스 분야에서 가장 큰 전 세계적으로 큰 소사이어티 중에 하나가 OPTICA라는 소사이어티인데요.이 소사이어티에서 ambassador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네 호주 엠베서더?
김세정 박사: 전 세계 엠베세더입니다.
멜버른 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시니어 렉처러 김세정 박사
김세정 박사: 제가 학부 때 물리학을 주전공으로 하면서 바이오 엔지니어링을 연계 전공을 했었는데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연구들을 메디컬 분야하고 협업해서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특히 요즘 ity라는 키워드로 하는 연구들이 앞으로 메디컬 분야에서 응용 가능한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유화정 PD: 네 chiral 이게 무슨 대칭성 그런 거 아닌가요?
김세정 박사: 네 맞습니다. 간단히 저희가 설명을 할 때 손을 가지고 설명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왼쪽 손을 거울로 보면은 오른쪽 손 모양이 나오고, 이 두 개가 오버랩을 해보면 서로 겹쳐지지 않는데요. 이렇게 겹쳐지지 않는 물체들을 카이럴한 물질이라고 합니다.
Senior Lecturer 네 이에 대한 내용은 또 앞으로 기회가 인터뷰 기회가 되면 다시 좀 자세히 들어봐야 되겠습니다. 궁금해지는데요. 앞으로도 많은 혁신적인 연구 성과를 기대하게 됩니다.
과학자들은 대부분 어린 나이의 호기심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김세정 박사
유화정 PD: 끝으로 말씀을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과학을 사랑하는 청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김세정 박사: 저는 특히 학회에서 각 분야의 대가 교수님 또는 나이가 굉장히 많은 교수님들과 또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모두들 눈이 반짝반짝하시면서 연구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따라서 끊임없이 배우는 것을 즐기고 호기심이 가득한 사람이라면 과학으로 진로를 탐색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유화정 PD: 제가 얼굴을 직접 뵙고 인터뷰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김세정 박사님의 눈이 그렇게 반짝반짝 빛이 날 것 같습니다. (웃음) 네 과학이 호기심에서 시작된다는 말씀처럼 청취자 여러분들도 일상 속의 작은 호기심을 놓치지 말고 과학의 세계에 한 발짝 더 다가가 보시기 바랍니다. 김세정 박사님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세정 박사: 감사합니다.
유화정 PD: 미래를 준비하는 끊임없는 탐구와 연구 성과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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