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뉴사우스웨일스 노조, 이민자 여성 근로자 3,300명 이상 설문 조사 실시
- 응답자 51% 성희롱 경험… 건설 업계가 가장 심각(82%)
- 성희롱 경험한 이민자 여성 근로자의 75% “누구에게도 성희롱 문제 말하지 못해”
뉴사우스웨일스 노조가 발표한 최신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민자 여성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피해자 여성들은 보복이나 비자 상실을 우려해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임시 비자를 소지한 이민자 여성들은 자칫 목소리를 낼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로 제대로 신고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희롱을 당한 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고 말한 이민자 여성이 전체 응답자의 75%에 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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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직장 내 성희롱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SBS Korean
30/10/201706:34
린은 19살 때 베트남을 떠나 호주에 왔습니다. 시드니 식음료업계에서 일한 린은 직장 생활 중 빈번하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헐렁한 옷을 입고 출근했을 때 상사가 꽉 끼는 옷을 입고 와야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남성 동료와 고객으로부터 부적절한 접촉과 인종 차별적 발언을 들은 적도 있다고 말합니다.
시간당 15달러의 임금을 받았던 린은 고용주에게 문제 제기를 했고 이후 근무 시간을 협상했는데, 린은 이날 고용주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 노조협회가 3,300명 이상의 이민자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가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타냐 플리버섹 환경부 장관과 조디 해리슨 뉴사우스웨일스 여성부 장관은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며 “우리가 공포로 되돌아보는 역사 속 문제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여성들이 여전히 매일 살아가고 있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성적인 발언과 농담이 가장 흔한 괴롭힘의 유형이었고, 많은 여성들이 원치 않는 스킨십, 키스, 부적절한 시선, 반복적인 데이트 강요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성희롱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건설업계로 조사됐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응답자의 82%가 성희롱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뒤를 이어서 원예 업계가 53%, 식음료업계가 50%, 청소 업계가 41%로 높은 성희롱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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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8/202403:28
노조협회의 마크 로미 사무총장은 “이민자들이 기회를 찾아 호주에 오고 있지만 끔찍한 직장 착취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비난받을 일이다. 지금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미 사무총장은 “호주의 많은 직장에 협박의 문화가 존재한다”며 “여성을 착취 당할 수 있는 성적 대상으로 인식하는 남성들이 있으며 남성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인종차별적 고정 관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컬추럴 다이버스 우먼의 공동 창립자인 디브 필레이 씨는 “호주 직장에서 일하며 여성이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고국에 있는 가족들이 의존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베트남에서 온 린은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며 자신의 경험담이 많은 이민자 여성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 노조협회는 임시 비자를 소지한 노동자들이 직장에서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신고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