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궁금한 점이 계시면 · 영수증 받으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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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 Sejong is holding a book. People in Korean traditional clothes are posing positively. flat design style vector illustration. Source: iStockphoto / MINIWIDE/Getty Images/iStockphoto

높임법은 한국어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이다. 존대의 표현을 쓸 때는 무엇을 높여서 말해야 하는 가에 관심을 갖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표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커피 나오셨습니다'는 불필요한 과잉 존대이다.


Key Points
  • 톺아보다[토파보다] 톺아보기[토파보기]
  • 있다/계시다
  • 마음을 잡수시다/마음먹다
  • 영수증 받으실게요/영수증 받으세요
여러분의 우리말은 안녕하십니까?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에서는 평소에 자주 쓰지만 알지 못했던 말의 어원부터 올바른 사용법까지 우리말의 틈을 샅샅이 살펴봅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SBS 한국어 프로그램이 함께 합니다.

톺아보다

먼저 '톺아보기' '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가면서 살피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어서 조금 생소하지요.

'톺아보다'는 본래 삼(베)을 삼을 적에 짼 삼의 껍질 따위의 거칠고 고르지 못한 부분을 날이 작고 고른 톱으로 쭉쭉 훑어내, 가늘고 고른 섬유질만 남게 하는 '톱(질)하다'에서 파생돼 갈린 말로, 여기에 어간의 받침 'ㅂ'에 하다의 'ㅎ'이 더해져서 'ㅍ' 받침이 만들어졌습니다.

따라서 '톺아보다[토파보다]' '톺아보기[토파보기]'로 발음합니다.

있다/계시다

"궁금한 점이 계시면 전화로 문의해 주십시오."

친절한 안내 문구이지만 조금 어색하게 들리지 않나요?

원래 '있다'라는 말에는 '존재'와 '소유'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존재의 경우에는 보통 말일 때는 '오늘은 집에 있다'와 같이 '있다'를 그대로 쓰지만, 높임말일 때는 '계시다'가 됩니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께서 방에 계십니다."와 같이 표현할 수 있지요.

그런데 소유의 경우에는 높임말이 되면 '계시다'가 아니라 '있으시다'가 됩니다.

앞의 예문에서는 '궁금한 점을 마음속에 갖고 있다면'을 뜻하기 때문에 소유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따라서 이 때는 '궁금한 점이 계시면'이 아니라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이라고 하는 것이 바른 표현입니다.
마음을 잡수시다/마음먹다

종종 상황에 따라 존댓말을 써야 할 때가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존댓말의 표현을 잘못 써서 오히려 이상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한 예로 '아버님이 마음을 잡수시다'라는 표현은 존댓말이 제대로 된 것일까요? 아니면 잘못된 것일까요?

원래 '마음먹다'는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뜻으로, '결심하다'와 비슷하게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연세 드신 분이 마음을 정하신다는 것을 존대해서 말한다고 '먹다' 대신 '잡수시다'를 써서 '마음을 잡수시다'라고 하는 것은 존댓말이 제대로 된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먹다'에서 '먹다'는 음식을 먹는다는 개념과는 다르게 '어떤 마음이나 감정을 품는다'는 뜻으로,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에서는 이렇게 존대의 표현으로 바꿔서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세 드신 분에 대해서 말하는 경우라도 "아버님이 어떻게 마음먹으실지 모르겠다."처럼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 '아주 쉬운 일'이라는 뜻의 관용 표현인 '식은 죽 먹기'를 '식은 죽 잡수시기'라고 말하는 것도 이상합니다.

그리고 '먹다'의 뜻 중에는 '겁이나 충격 등을 느끼게 된다'는 것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역시 '겁을 먹다'를 존대해서 '겁을 잡수시다'나 '겁을 드시다'처럼 표현하지는 않는다는 점에도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영수증 받으실게요/영수증 받으세요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들은 한국어에서 가장 복잡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높임법이라고 말합니다.

"커피 나오셨습니다." "영수증 받으실게요." "자리에 앉으실게요."

모두 과잉 친절이 빚어낸 잘못된 표현들이네요. 손님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부드럽게 "영수증 받으세요."라고 말해 보면 어떨까요?

존대의 표현을 쓸 때는 무엇을 높여서 말해야 하는 가에 늘 관심을 갖고 화법에 맞는 올바른 표현을 사용해야겠습니다.

[바른 우리말 톺아보기] 지금까지 유화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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