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IN: 여행 자주 할수록 노화 늦춘다…치매 예방 효과도 기대

Woman walking with a yellow suitcase through an airport terminal.

Back view of woman on her way to flight boarding gate, Ready for travel or vacation journey Source: Getty / Getty / Oatawa

여행이 단순한 휴식이 아닌 노화 예방과 치매 치료에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특히 사진을 찍는 행위는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기억력과 감각에 긍정적인 자극을 줍니다.


Key Points
  • 여행도 치료가 될 수 있다?...여행은 노화 속도를 늦추는 자연치료법
  • 치매 예방에 효과적…새로운 경험이 뇌 자극을 강화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
  • 하이킹, 등산 등 신체 활동을 포함한 여행이 면역 기능과 자가 치유 능력을 강화
  • 사진 찍기는 여행의 즐거움을 두 배로! …몰입감 높이고 경험에 대한 성취감 기억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 IN은 건강 insight, 한자어 사람 '인(人)'을 써서 '건강한 사람'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건강 IN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과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나혜인 PD: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여행은 언제나 돈의 문제가 아니고 용기의 문제다"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현대의 고전 '연금술사'의 작가 파울로 코엘료의 명언인데요.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여행만큼 좋은 게 없죠?

유화정 PD: 네 여행과 관련해 "소중한 것을 깨닫는 장소는 언제나 컴퓨터 앞이 아니라 파란 하늘 아래였다"고 말한 작가도 있습니다.

나혜인 PD: 그 말을 들으니 컴퓨터 앞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 여행이 좋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만 한편 코엘료의 말처럼 여행에는 용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잖습니까?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죠. 새로운 곳에 가는 두려움이나 일상에서 벗어나는 불안감 같은 감정들이 생길 수 있는데요. 이런 부분이 코엘료의 '용기의 문제'라는 말과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시간을 내어 여행을 계획하는 것조차 큰 결심이 필요하죠. 일도 많고, 아이들 스쿨 텀도 맞춰야 하고, 반려 동물이 있다면 잠시 보호도 필요하고, 여행 경비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래 저래 '여행은 나한테는 사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고요. 그러나 막상 떠나면 그만큼 얻는 게 더 많다는 걸 깨닫게 되죠.

나혜인 PD: 그렇죠. 그 용기를 내서 떠난 여행이 몸과 마음에 좋은 변화를 가져오니까요.

유화정 PD: 실제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면서 우리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신체와 마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우리 몸과 마음을 Refresh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죠.

나혜인 PD: 최근 호주 연구진이 여행이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큰 이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죠?

유화정 PD: 호주 에디스 코완 대학교(Edith Cowan University)의 연구진이 여행 연구 저널(Journal of Travel Research)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여행이 만성 스트레스를 완화하고면역 체계를 조절하며, 신체의 자기 방어 시스템을 강화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면 신체와 마음이 활성화되며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드는데, 이는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자기 방어 메커니즘을 통해 질병과 싸우는 능력을 높인다는 겁니다. 면역력이 강해지면 병원균에 노출되더라도 영향을 덜 받게 되죠. 건강 유지를 위해 면역력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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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pexels
나혜인 PD: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번 연구에서 이러한 여행 경험이 노화 과정을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건데요. 여행이 어떻게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유화정 PD: 에디스코완대(ECU) 연구진은 엔트로피 이론을 적용해 여행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논증했습니다. 엔트로피 법칙에 따르면 노화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질서 정연한 시스템에서 무질서가 늘어나는, 즉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과정으로, 엔트로피가 정점에 이르면 시스템은 심각한 교란을 일으켜 결국 소멸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건강하다는 건 엔트로피가 낮은 상태를 말합니다.

긍정적인 여행 경험은 신체의 엔트로피를 낮추어 생리적 균형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건강한 노화를 유도하게 됩니다. 여행을 통한 환경의 변화는 신체의 자기 치유와 조직 복구 능력을 높여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행이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여행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는 거죠.

나혜인 PD: 일상의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해 신체의 엔트로피가 높아지는데, 여행은 이를 줄이고 몸과 마음을 정돈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말이군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새로운 자극을 제공하는 여행은 신체적 쇠퇴를 억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신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 반응과 신진대사가 자극받아, 몸이 스스로 조직을 회복하고 질병과 싸우는 능력을 높이게 되죠.

나혜인 PD: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여행이 가장 건강에 좋을까요?
Family with small children hiking outdoors in summer nature, walking in High Tatras.
Happy family with small children hiking outdoors in summer nature, walking in High Tatras. Source: iStockphoto / Halfpoint/Getty Images
유화정 PD: 연구에 따르면 가장 건강한 여행 형태에는 하이킹, 등산,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신체 활동이 동반된 여행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신체의 면역 기능과 자기 방어 능력을 강화해 외부 위험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기 때문인데요. 신체 운동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영양소 운반을 촉진하며, 노폐물 제거에도 도움이 되어, 신체의 자가 치유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나혜인 PD: 결국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것만이 아니라,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여행이 더 큰 건강 효과를 가져온다는 말이네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여행을 통해 신체가 스스로 조직을 복구하고 재생하는 능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죠. 에디스코완대학교의 쥔원박사는 "노화는 멈출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며 "여행을 하나의 오락적인 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증진할 수단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여행치료도 감각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음악치료나 미술치료와 같이 하나의 치료 방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혜인 PD: '여행치료'라는 개념이 정말 공감됩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니까요.

유화정 PD: 여행에서 가지는 여유는 우울증이나 번아웃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경험이 자아존중감을 높여주고,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죠. 여행지에서 새로운 도전은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합니다. 게다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행지의 신선한 공기와 햇빛이 우울증과 불면증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해요.

나혜인 PD: 치매 환자들에게도 여행이 긍정적 치료 효과를 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에게 여행이 특히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햇빛을 통해 체내에서 생성된 세로토닌이 치매 환자의 기억력 감퇴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치매 환자들에게 여행지의 새로운 환경에서의 경험은 환자들에게 하나의 자극이 될 수 있는데, 환자들이 겪는 새로운 경험은 기존의 생활에서 벗어난 새로운 자극이기 때문에 인지 및 감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즉 이처럼 새로운 자극이 기억력 저하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죠. 또한 여행지에서의 불규칙한 식사 또한 긍정적인 자극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나혜인 PD: 여행하면 사진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여행 중에 사진을 찍는 행위도 즐거움을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사진을 찍으면서 여행지의 풍경, 사람들, 분위기를 더 깊이 느끼게 되고 이러한 경험이 감각을 자극해 더 풍부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요?

유화정 PD: 실제로 '성격과 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미국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사진을 찍는 행위는 '경험에 대한 즐거움'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자신이 보고 있는 대상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그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즉 연구 결과,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신이 체험하고 있는 상황에 푹 빠져들었고, 이를 통해 느끼는 즐거움 역시 컸습니다.
Charlie, an avid photographer, feels pressure to look a certain way.
Charlie, an avid photographer, feels pressure to look a certain way. Source: SBS
나혜인 PD: 맞아요.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그 순간에 집중하게 해 주죠. 사진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나중에 사진을 다시 보면서 그 순간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기도 하잖아요.

유화정 PD: 연구에 따르면, 시티투어나 박물관 관람 같은 다양한 여행 상황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큰 몰입감과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요.

예를 들어, 야생동물을 구경하는 사파리 여행에서 할 때 동물들끼리 유혈이 난무한 싸움을 하는 위험한 상황이나 누군가 동물을 사냥하는 장면을 포착할 때처럼 불쾌한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할 경우엔 오히려 즐거움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나혜인 PD: 그러니까 상황에 따라 사진을 찍는 것이 긍정적인 경험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네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풍경을 감상하는 것처럼 좀 더 차분하고 수동적인 상황일 때 사진 찍기가 큰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반면, 부정적인 경험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대체로 여행 중 사진을 찍는 것은 추억을 더욱 생생하게 남길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나중에 그 사진들을 보며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 감정을 되새길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관광지에서 사진 찍기에 몰두하는 사람을 단순히 수준 낮은 여행객으로 평가절하할 수 없는 이유란 게 연구팀의 주장입니다.

나혜인 PD: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오늘 건강 IN에서는 여행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이 경험이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최근 호주 연구 결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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