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워라밸 문화 확산으로 잘 쉬고 잘 자는 것에 대한 관심 커져 'Sleeponomics' 성장
- 일본 네슬레 카페에 서서 자는 수면 캡슐 등장… 커피 한잔+ 30분 꿀잠에825엔
-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주중 평균 6시간 15분으로 OECD국가 중 가장 적어
"잠은 피로한 마음의 가장 좋은 약이다"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의 명언입니다.
바쁘고 불규칙한 일상 속에서 양질의 수면에 대한 현대인들의 니즈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숙면과 관련된 산업을 일컫는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인데요.
최근 일본 도쿄의 한 수면 카페가 서서 자는 수직형 수면 캡슐을 매장에 선보여 화제가 됐습니다. 슬리포노믹스가 성장하게 된 배경과 떠오르는 수면 관련 산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주양중 PD (이하 진행자): 수면카페는 말 그대로 잠을 잘 수 있는 카페인데요. 수면 카페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 획기적인 창업 아이템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수면카페는 고객이 편하게 잠을 자거나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요금을 받는 방식입니다. 번 아웃 시대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최적의 힐링 공간으로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클래식 음악, 그리고 안락한 안마의자나 침대가 있어 잠시나마 꿀잠을 잘 수도 있는데, 회사에도 휴게실이 있지만 수면 카페를 찾는 이유는 상사 눈치 안 봐도 되고, 침대에 편하게 누워 달달한 낮잠을 자고 나면 전날 쌓인 피로도 싹 가시고 오후 업무에 집중도 잘 되기 때문입니다.
수면카페 주변 일부 회사는 직원 복지의 일환으로 회사가 미리 요금을 지불하고 직원들이 카페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합니다.
진행자: 요즘 카페와 연결 지어 '카공족'이란 말이 생겼죠. 이른바 카페에 장시간 머무르며 공부하거나 업무를 보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인데요. 카공족이 자영업자들에게는 속앓이 대상이 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는데,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커피숍과 차별화되는 틈새시장을 공략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수면카페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수면카페의 주 이용객은 단연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직장인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평일 점심시간대에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데, 방문객의 90% 이상이 직장인으로 특히 평일 오전 11시 30분에서 2시 사이 침대석은 밀려드는 직장인 덕분에 대부분 만석인 경우가 많습니다.
블로그나 SNS, 소셜커머스 등을 통해 수면·힐링카페를 접한 20~30대 커플들이 주로 주말을 이용해 데이트 코스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상권에 따라 가족 단위 고객이나 대학생, 노부부, 아울러 관광객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잠 대신 안마를 받는 힐링카페도 늘면서 커플이나 가족 단위 고객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인데요. .
수면·힐링 카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업체들은 각각 다른 특징을 내세우며 차별화 전략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일본 도쿄의 한 카페가 누울 필요도 없이 그냥 서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수직형 수면 캡슐을 선보여 외신의 화제가 되고 있는데, 서서 꿀잠을 잔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먼저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죠.
유화정 PD: 인스턴트커피 브랜드 네스카페(Nescafe)가 운영하는 도쿄 하라주쿠 소재 수면카페 매장에 엉거주춤하게 선 자세로 낮잠을 잘 수 있는 독특한 수면 캡슐이 등장했습니다. 해당 수면캡슐은 일본의 벤처기업 지라프냅(Giraffenap)에서 개발한 것으로 서서 잠을 자는 기린의 모습에서 착안했습니다.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네스카페 수면카페에 설치된 수면캡슐 이미지 (네슬레재팬 홈페이지 캡처)
진행자: 책상이 있고 의자가 있으니 일단 엉거주춤 기대거나 엎드린 자세를 취할 수는 있겠군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발바닥, 정강이, 엉덩이, 머리 등을 수직형 좌석에 설치된 패드에 기대에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패드 시트를 이용해 위생 청결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캡슐 내부에는 쾌적한 잠을 돕는 환기장치와 밝기 조절이 가능한 디밍 조명, 그리고 충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전기 콘센트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캡슐 종류는 내외부에 목재를 사용한 포레스트와 플라스틱, 금속을 활용한 미래적인 디자인의 스페이시아 등 두 가지로 원하는 캡슐을 택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시간제한이 있겠죠. 수면 캡슐을 한 번 이용하는 시간과 캡슐 이용료는 어떻게 되나요?
유화정 PD: 수면 캡슐 체험 시간은 30분입니다. 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약할 수 있고, 희망시간이 겹치는 경우 예약자에게 우선권이 있지만 예약 손님이 없는 경우에는 현장에서 바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수면 캡슐 이용료는 커피 한 잔을 포함한 가격이 엔화로 825엔, 우리 돈 약 7600원입니다.
진행자: 단잠을 자고 나서 커피 한 잔을 마심으로써 잠도 깨고 몸도 개운해지는 효과인가요?
유화정 PD: 아 그 반대입니다. 커피를 마시자마자 짧은 수면을 취함으로써 각성 효과를 극대화하는 수면 방법인데요. 네스카페 재팬은 측은 15~20분의 낮잠이 오후 활동의 효율을 높인다며, 낮잠을 자기 전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시면 잠에서 깨어날 즈음 카페인이 효과를 내기 시작해 졸음이 말끔히 사라진다고 설명합니다.
수면 카페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Credit: CBS
유화정 PD: 물론 개개인마다 효과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이 수면 캡슐을 체험한 한 네티즌은 그다지 졸리지 않은 상태에서는 쉽게 입면에 이르지 않아 졸음이 마구 쏟아질 때 이용하는 것이 좋다는 후기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건강 전문 웹 미디어인 Healthline에 따르면 커피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커피를 마시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가장 낮은 오전 9시 30분에서 11시 30분 사이입니다.
만약 운동과 관련해 커피를 마신다면 운동이나 스포츠 행사 시작 30분~1시간 전에 마시는 것이 가장 좋은데, 커피는 카페인 함량 때문에 운동 성능을 효과적으로 향상합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카페인이 운동 피로를 낮추고, 힘과 근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바 있는데요.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운동 시작 30분~1시간 전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진행자: 밀레니엄 세대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문화 확산으로 잘 쉬고 잘 자는 것에 대한 관심 커지면서 이른바 '슬리포노믹스'로 불리는 수면 산업도 급증 추세인데, 대표적인 선진국형 산업으로 불린다고요?
유화정 PD: 슬리포노믹스란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신조어로, 보통 수면산업이라고 표현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현대인들이 숙면을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함에 따라 수면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일과 삶에 치이는 현대인의 곁을 늘 따라다니는 수면 부족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이죠. 이에 따라 현대인들의 꿀잠에 대한 열망도 커져만 가고 있는데요. 숙면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게 되면서 슬리포노믹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면 관련 시장은 글로벌 전체 시장 규모가 108조로, 미국과 일본에서 1990년대부터 커지기 시작해 미국 45조 원, 일본 9조 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향후 글로벌 수면 산업 규모는 2026년까지 1115억 달러 (약 137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정신과 신체 재생의 90%는 잠자는 동안 이루어진다고 하죠. 위드 코로나 시대에 면역력 강화와도 밀접하고 삶의 질을 올려주는 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인데요. 그런데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이 OECD회원국 중 가장 적게 나타났다고요?
유화정 PD: 학력고사와 본고사가 있던 시절 수험생활을 했다면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의미의 '4당 5락'이라는 말에 익숙할 겁니다. 한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OECD국가 중 가장 적습니다. 이에 비해 평균 근로 시간은 2위입니다. 더 많이 일하고 더 적게 잔다는 것이죠.
최근 세계 수면 학회 조사에서 한국인은 주중에는 6시간 11분 자고 주말에는 7시간 15분 자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필요한 수면시간은 7시간 14분으로 일주일당 수면 부채는 5시간 13분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한 달 단위로 계산하면 21시간 정도이고 일 년으로 하면 200시간이 될 정도로 수면 부족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Working father lies sleeping with two week old Source: AAP / MOODBOARD/MOODBOARD
유화정 PD: 먼저 에어버스 380의 1등석을 테마로 한 '퍼스트 클래스 힐링 카페'입니다. 수면을 끝내고 나오면 음료와 함께 와플과 아이스크림으로 구성된 기내식이 제공됩니다.
평일 빈극장에서 잠을 청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시에스타가 있습니다. 은은한 아로마 향과 함께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빈 극장에 사람들이 담요를 덮고 누워 휴식을 취할 수 있고요.
"내 방에서 쉬는 편안함"을 모토로 하는 '퍼블릭 컨비니언스 라운지'는 마루가 깔린 공간에 대형 테이블이 있어 조용한 작업실이 필요한 프린랜서들에게 요긴합니다.
해먹에서 즐기는 램 수면 스폿도 있습니다. 마치 배낭여행 숙소처럼 각종 여행잡지들과 휴양지 엽서들로 꾸며진 공간으로 직장인들을 위한 ‘낮잠 정기권’도 있습니다.
동유럽 소금광산에서 응용한 소금동굴 힐링센터는 천일염으로 100% 시공된 소금동굴로 몸에 이로운 미네랄과 음이온이 가득합니다. 바닥 천장 침대 모두 소금입니다.
진행자: 그야말로 도시 속 수면 동굴이네요. 쌓여가는 수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 '슬리포노믹스' 수면 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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