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일 근무제 도입한 그리스… “성장 지향적” Vs “노동자 권리에 대한 공격”

주 6일 근무제에 대해 그리스 정부는 “성장 지향적이고 노동자 친화적인 정책”이라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노동자 권리에 대한 공격”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A crowd of people walks through Athens and talk on their phones.

The Greek government says the six-day week in some sectors will encourage growth and is good for workers. Source: AAP / Nikolas Kokovlis/NurPhoto

Key Points
  • 그리스, 주당 근로 시간 40시간에서 48시간으로 연장 ‘고용주가 선택’
  • 그리스 정부 “성장 지향적이고 노동자 친화적인 정책”
  • 노동계 “노동자 권리에 대한 공격
주당 근로 시간을 40시간에서 48시간으로 연장할지 여부를 고용주가 선택하도록 하는 법안이 그리스 의회를 통과했다.

전 세계적으로 주 4일 제 근무가 논의되는 상황에 주 6일 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노조는 “노동자 권리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특정 산업 분야에서 기업은 직원에게 하루에 2시간 추가 근무 혹은 8시간 하루 추가 근무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은 초과 근무 시 40%의 초과 근무 수당을, 일요일에 근무할 시에는 115%의 초과 근무 수당을 더 받게 된다.

그리스 노동사회보장부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는 의무사항이 아닌 선택사항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법에 의해 의무화된 확립된 주 5일 근무제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긴급한 운영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법안은 제조업을 포함한 일부 업계에 적용되며 관광 및 식음료 서비스업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People walk through a terrace cafe where a waitress carries a tray.
The six-day week won't apply to food service and tourism, which already have provisions for extended hours. Source: NurPhoto / Getty Images/AAP

“성장 지향적이고 노동자 친화적인 정책”

이번에 발표된 주 6일 근무제는 중도 우파 성향의 키리아코스 미토타키스 총리가 내놓은 노동 개혁안 중 하나로, 그리스 정부는 숙련 기술자 부족 문제와 인구 감소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 가운데 가장 높은 이민율을 자랑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글로벌 불황을 겪으며 그리스 경제 역시 파행을 겪었으며 국가 부채 위기와 25% 이상의 실업률로 어려움을 겪으며 5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그리스를 떠나기도 했다.

키리아코스 미토타키스 총리는 주 6일 제는 “성장 지향적”이고 “노동자 친화적”이라며 이 법안을 통해서 무습 초과 근무와 같은 문제 해결에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안 통과 전 미토타키스 총리는 “그리스를 유럽 나머지 지역과 동일선상에 두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인들은 유럽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을 하지만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정부는 월 최저임금을 830유로(1,335달러)로 인상했고, 2027년 말까지 950유로(1,528달러)로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토타키스 총리는 이 기간 동안 평균 임금을 1,500유로(2,413달러)로 25% 이상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A man shouts into a megaphone at a protest.
The introduction of a labour reform package in September 2023 met fierce opposition in Greece. Credit: Milos Bicanski/Getty Images

노동계의 반발

하지만 노조는 이번 법안이 노동자의 기본권을 해체하고 “야만적인” 조건을 도입하는 법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법안이 의회에 상정되기 전 아테네에는 수 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기도 했다.

노동계는 특히 하루 최대 근로 시간을 13시간까지 늘린 점과 고용주가 경고나 보상 없이 근로자를 1년간 해고할 수 있도록 한 점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파업 기간 동안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사람에게 벌금과 징역 6개월 형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점도 독소조항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 공산당(KKE)은 이번 법안이 “괴물같이 끔찍(monstrous)” 하다고 표현했고 좌익 성향의 시리안인들은 정부가 근로자를 겨냥한 “비밀 의제”를 갖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 다른 나라들은 주 4일 근무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벨기에는 2022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동일한 근로 시간을 더 압축해서 일하는 주 4일제를 법제화했으며, 아이슬란드는 2021년 동일한 임금을 받고 더 적은 시간 일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시험 작업을 펼쳤다. 시험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85% 이상의 인력이 더 짧은 근로 시간을 협상한 바 있다. 영국과 스웨덴에서도 비슷한 시험이 진행 중이다.

세계경제포럼은 주 4일 근무제의 혜택으로 더 행복한 근로자들, 통근 감소로 인한 오염 감소, 생산성 향상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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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8 July 2024 11:21am
By Ruth McHugh-Dillon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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