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호주오픈· 영국 윔블던· 프랑스오픈· US오픈
- 1월 개최 호주오픈, 한 해 세계 테니스 기상도를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
- 한국기아자동차 23년째 호주오픈 최대 스폰서로 2024 대회에 차량 130대 후원
- 2018 호주오픈 대회 4강 진출 신화 이룬 정현 선수 쾌거 이후 한국에 테니스 붐
2024 호주 오픈 (AO, Australian Open)이 대회 중반으로 접어 들며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매년 1월 멜버른 파크에서 2주간 펼쳐지는 호주오픈은 시즌을 여는 첫 메이저 대회로, 한 해 세계 테니스 기상도를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더합니다.
호주오픈은 특히 한국 기아 자동차가 대회 최대 스폰서로 23년째 공식 후원을 해오고 있어 한국과의 인연이 깊은데요. 2018 호주오픈에서는 정현 선수가 한국인 최초 메이저 대회 4강 진출 신화를 낳으면서 이후 한국에서 테니스 붐이 크게 일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대규모 이벤트인 호주오픈을 중심으로 테니스의 발전상을 살펴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주양중 PD (이하 진행자): 평소 테니스에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아도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세레나 윌림암스 등 세기의 테니스 스타들의 이름에는 익숙하실 겁니다. 매년 1월 호주오픈으로 시즌을 여는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각각의 개최 시기와 특징을 먼저 간단히 짚어보죠.
유화정 PD: 국제테니스연맹(ITF)이 관장하는 4대 메이저 대회는 윔블던·US오픈·프랑스오픈·호주오픈으로 이 4개 토너먼트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라고 합니다. 테니스 하면 아무래도 150년 가까운 전통(147년)을 자랑하는 영국 윔블던 대회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요.
윔블던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4대 메이저 대회를 꼽을 땐 일반적으로 개최 시기 순으로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순으로 꼽습니다. 매년 1월 호주 멜버른 파크에서 열리는 호주오픈은 '그랜드 슬램'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가 됩니다.
진행자: 4개 메이저 대회 중 사실상 역사가 가장 짧은 호주오픈이 오히려 시즌을 여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군요.
유화정 PD: 그렇게 되죠. 하지만 호주오픈의 역사도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것이 1905년 처음으로 개최돼 120년 가까운 전통을 쌓고 있습니다. 매년 1월 중순에서 1월 말까지 2주간 멜버른 파크의 하드 코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Australian Open)은 다문화 국가답게 다양한 국적의 선수와 팬들이 참여하는 대회로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야외에서 테니스를 즐기기 어려운 한 겨울에 한 여름 폭염 속에 하드 코트 위에서 땀을 쏟는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의 불꽃 튀기는 경기 장면은 다른 대회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즐거움으로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오픈이 하드 코트 경기로 눈길을 모은다면 프랑스오픈은 클레이 코트 경기로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클레이 코트는 쉽게 말해 흙으로 되어 있는 코트죠.
유화정 PD: 프랑스오픈(Frech Open)은 4개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적갈색의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대회입니다. 클레이 코트는 공의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플레이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바운드 높이가 높은 특성이 있어 선수들에게는 물리적, 정신적으로 큰 도전을 제시하는데요. 반면 소재가 부드럽기 때문에 발과 허리에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클레이 코트에 매우 강한 선수로는 라파엘 나달로 킹 오브 클레이(King of clay)라고 불립니다. 파리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Frech Open)은 5월 말에서 6월 초에 열립니다.
진행자: 프랑스오픈은 4개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클레이 코트를 고집하고 있군요. 프랑스오픈에 이어 곧바로 영국 윔블던 대회가 개최되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윔블던(Wimbledon)은 매년 6월 넷째 주에 시작해 7월 첫 주까지 열리는데요. 프랑스오픈의 열기가 그대로 윔블던으로 이어지면서 이 시기 지구촌은 보는 테니스와 하는 테니스 모두 뜨거운 시기가 됩니다.
공식적인 대회명은 전영국선수권대회(All England Chmpionship)이지만 영국 런던 교외 윔블던에서 열리는 대회로 윔블던으로 통칭 불리고 있습니다. 150년 전통의 역사를 자랑하는 윔블던은 1877년 제1회 대회부터 잔디 코트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라파엘 나달이 킹 오브 클레이라면 잔디 코트에서 빼어난 기량을 선보인 선수로는 로저 페더러를 꼽을 수 있는데, 사실 페더러는 모든 코트 재질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왔죠. 네 개 메이저 대회 마지막으로 US오픈은 뉴욕에서 열리고 있죠?
유화정 PD: 윔블던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US오픈은 한국에선 전미 오픈으로도 불립니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 시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대회로 매년 8월 말에서 9월 초 뉴욕 미국 뉴욕주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진행됩니다.
빠른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흥미진진한 경기와 극적인 순간들로 유명합니다. US오픈은 남녀 선수의 상금을 똑같은 액수로 정한 최초의 대회이자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서 총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로 세계적인 선수들이 선호하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대회 상금과 관련해서는 호주오픈 조직위원회가 올해 2024년 호주오픈 대회 상금을 대폭 인상해 눈길을 끌었죠?
유화정 PD: 먼저 2024 대회 총 상금 규모가 전년 대비 13% 정도 증액된 8천650만 달러로 책정됐습니다.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17만 5천 달러가 늘어난 315만 달러로 확정됐고요. 남녀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해도 상금 12만 호주달러, 한국 돈으로 약 1억 원을 받게 됩니다.
1년에 수백억 씩 버는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의 세련된 경기의 생동감을 고스란히 보는데 지출 비용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호주오픈 1회전 관람 가격이 최고 프리미엄 350만 원, 결승전은 한 자리에 1500만 원을 호가합니다. 자리가 프리미엄인 만큼 드레스코드도 청바지나 스포츠 반바지를 금하며 복장에 격식을 갖추도록 요구합니다.
2022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경기 중인 라파엘 나달. 기아(KIA)는 23년째 호주오픈 공식 후원사.
유화정 PD: 호주인들에도 나아가 전 세계 호주 팬들에게도 호주오픈하면 한국의 기아자동차가 먼저 인식됩니다. 기아는 호주오픈의 가장 오래된 후원사이자 유일한 최상위 메이저 스폰서로 활동해오고 있는데요.
올해는 공식 후원 23주년을 기념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대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EV9 (15대)를 비롯해 EV6 (10대), 쏘렌토 (95대), 카니발 (10대) 등 총 130대에 달하는 최신형 기아차를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대회 기간 중 참가 선수, VIP, 대회 관계자 등의 이동과 이동과 원활한 행사 운영을 위해 활용됩니다.
호주오픈의 최대 메이저 스폰서인 기아(KIA)는 2028년까지 후원을 이어간다. Source: Reuters / REUTERS/Thomas Peter
유화정 PD: 특히 노박 조코비치 때문에 더욱 회자되는 선수죠. 잘 아시다시피 노박 조코비치는 호주오픈에서만 역대 최다 10번의 우승컵을 거머쥐어 ‘호주오픈의 사나이(The Australian Open Man)으로 불리는 조코비치를 2018년 호주오픈 16강에서 3대 0으로 완파했었죠.
세계 랭킹 1위를 군림하던 조코비치를 당시 22살의 신예 정현 선수가 격침한 것은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물론 조코비치는 부상 이후 복귀전이었던 만큼 몸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정현 선수는 알렉산더 즈베레프 등 세계적인 강자들을 연파하며 4강에 오를 만큼 최고의 기량을 뽐냈습니다.
정현 선수의 호주오픈 4강 신화 이후 한국에서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테니스 열풍이 뜨겁게 일었고 지금까지도 호주오픈에 대한 국민적 열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8년 호주오픈 당시 조코비치와 16강전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서브를 넣고 있는 정현. 대한테니스협회
유화정 PD: 특히 왕족들이 딸기가 얹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관람하는 스포츠로 테니스는 유럽에서는 사교 모임을 위해 배워야 할 필수 스포츠였습니다. 테니스는 경기 특성상 몸을 격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땀을 흘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땀으로 옷이 얼룩 지는 것은 귀족들의 품위에 잘 맞지 않기에 땀 얼룩이 잘 드러나지 않는 흰색, 올 화이트 코드로 옷색깔을 정하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한 때 한국에선 골프 열풍이 불어 어린 자녀들에게도 골프 레슨을 시켜 세계적인 꿈나무로 키우려는 부모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테니스가 대세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유화정 PD: 사실 국내 1차 테니스 붐은 1980년대 시작됐습니다. ‘국내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 선수의 등장으로 아파트 단지마다 테니스장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1998년 US오픈에서 박세리 선수가 양말을 벗는 투혼으로 스타로 탄생하면서 이후 아파트 단지에는 테니스 코트 대신 실내 골프 연습장이 들어섰습니다.
한 때 골린이(골프 + 어린이)에 이은 테린이(테니스+어린이)의 등장이 현재의 테니스 인기를 말해줍니다. 2023년 기준 한국 내 테니스 인구는 약 60만 명으로 삼성카드가 발표한 테니스 이용 금액 통계에서는 20~30대가 전체의 약 60%를 차지했습니다.
현재의 테니스 붐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MZ세대가 테니스를 ‘힙한 운동’으로 재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테니스타그램’이라는 태그를 달고 인증샷 찍어 올리는 게 대유행입니다.
진행자: 세계 4 대 메이저 대회 첫 시즌을 알리는 호주오픈을 중심으로 최근 MZ세대에서 불고 있는 한국의 테니스 열풍까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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