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대담] 과학적 발견과 혁신의 지평을 추구하는 차세대 호주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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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호주 한인과학자 특집대담 참여 교수진 왼쪽 윗줄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정훈(UNSW), 최재성(UTS), 권지수(UNSW), 김기욱(UNSW), 조안나(시드니대), 노영중(시드니대) Credit: SBS Korean

호주의 대표적 연구기관 및 대학에서 과학적 발견과 혁신의 지평을 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차세대 호주한인과학자 6인으로부터 호주 과학계의 현주소와 한인동포 청소년들의 장래를 짚어본다.


Key Points
  • 과학을 기반으로 한 첨단 연구와 혁신은 인류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미래사회 구현의 핵심
  •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를 연구자의 역량과 아이디어가 가장 빛나는 시기로 꼽아
  • 끊임없는 도전과 월등한 차이의 노력이 세계적인 발견과 성공적 연구 결과를 이끄는 근간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은 2024 새해 특집으로 지난 6주에 걸쳐 호주 과학계를 이끄는 한인동포 과학자 6인과의 연쇄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호주의 과학의 미래를 비출 차세대 과학자 리더들의 핵심 연구와 빛나는 활동상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는 시간 가져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이번 호주 한인동포 과학자 특집 대담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뜻밖의 놀라운 사실이 노벨상 과학 부문 수상자들이 자신의 핵심 연구를 처음 시작한 평균 연령이 37.9세였다고 해요.

유화정 PD: 네 그렇습니다. 사회 일반에서는 연륜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과학계에서는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중반까지를 연구자의 역량과 아이디어가 가장 빛나는 시기로 꼽고 있습니다. 이번 과학자 대담에 참여해 주신 분들은 모두 이 나이대에 해당하고요. 여섯 분 모두 현직 대학에 소속돼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을 병행하고 계셨습니다.

진행자: 이 여섯 분 가운데 언젠가 노벨상을 탈 분명히 그날이 올 것 같습니다. 느낌에 분명합니다. 개인적으로 크게 다가온 점이 참 많았어요. 이번 대담에 참여하신 과학자들 모두 그 어려운 의학적 용어 과학적 용어 그 용어들의 우리말 어휘 사용과 발음이 아주 정확해요. 많은 분들이 정말 감동을 받았다라고 이렇게 말씀들 해오셨어요.

유화정 PD: 네 결혼으로 호주로 이주한 조안나 박사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분은 초등학교 입학 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혹은 중학교 초기 무렵 등 모두 어려서 가족 이민으로 호주로 이주했습니다. 사실 대담을 마치고 여섯분 모두 이구동성으로 평소에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는 영어로만 해왔던 터라 전문적인 과학 용어를 우리말로 풀어 말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고들 토로했는데요.

진행자: 아 한국 의학자들도 영어로 많이 씁니다. 그래서 차라리.

유화정 PD: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호주 내 한인 과학자들의 활동을 알린다는 소명 의식으로 모두 성심으로 참여해 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진행자: 그렇습니다. 그 어려움 정말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런 노력 덕분에 청취자분들은 정말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요. 김기욱 박사가 언급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국 호주 관련 컨퍼런스 세미나 등에서 한국어로 연구 발표를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어 참 감사하다고 말해 호주 한인 2세 3세에 대한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 것 같아요. 이번 대담의 첫 테이프를 끊은 김기욱 박사 여러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바이러스 유전체학 분야의 차세대 리더로 인정받고 있지 않습니까?

유화정PD: 김기욱 박사는 1형 당뇨의 세계적 연구 단체인 JDRF의 인터네셔널 리서치 펠로우로 바이러스와 1형 당뇨의 연관성 추적 연구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6년 바이러스 감염 후 생기는 인슐린 생산 세포 내의 작은 RNA 변화가 1형당뇨의 발생의 새로운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알린 이후, 바이러스와 1형 당뇨의 연관성을 추적하는 연구를 9년간 지속해 오고 있는데요. 먼저 이 연구가 왜 중요한지 김기욱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기욱 박사] 바이러스 감염 후 생기는 이제 인슐린 생산 세포 내에 micro RNA라는 작은 RNA 변화가 1형 당뇨의 발생이 새로운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렸습니다. 그때 당시 좀 획기적이었고 이후 이제 저 외에 다른 세계적인 연구를 통해 여러 논문들이 이 메커니즘을 더 자세히 파악하고 이제는 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입증된 메커니즘이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9년 동안 사실 제가 심혈을 기울여 연구해왔던 것은 그래서 어떤 바이러스가 1형 당뇨에 기여하는지 파악할 수만 있다면 어릴 때 최대한 백신을 통해서 방지하는 것이 저의 최상 목표이고요.

앞으로 5년간 이제 제 연구 목표는 유전자 분석과 이제 다른 오믹스 다타, 여러 omics data를 합치고 그것을 이제 멀티오믹스 인테그레이션 (multi-omics integration)이라고 하는데요. 또 요즘 핫이슈인 AI(artificial intelligence), 그리고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서 더 빠르고 더 정확한 1형 당뇨의 위험 예측 확률 예측을 이뤄내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본인의 유전자, 가족 내 패밀리 히스토리, 그리고 자기 항체가 이제 blood 샘플에서 얼마나 측정되는지 이 세 가지를 합하여 대략 90% 정도의 위험 예측이 가능한데요. 저희 목표는 이것을 최대한 100%에 가까이 높이고, 이제 백인 외에도 아시안과 더 많은 ethnicity에 사용할 수 있는 위험 예측 스코어를 개발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진행자: 김기욱 박사는 현재 뉴사우스웨일스대 의과대학 임상의학부의 Senior Lecturer로 Human Viromics Research Group리더로 팀을 이끌고 있는데, 김기욱 박사의 Covid 관련 연구가 코로나 팬데믹 중 영국 정부의 보건 정책에도 채택된 바 있다고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증폭된 바이러스 연구를 위해 최첨단 바이로믹 테크닉을 호주에 처음 소개해 호주 국내 연구를 더욱 활성화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한 점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도 들어보시죠.

[김기욱 박사] 코로나 팬데믹 중 제가 리드했던 프로젝트도 있는데요. 어떤 이제 코로나와 함께 감염되는 바이러스가 있을 경우 어떻게 악화되는지 동시 감염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이제 그 연구를 했었는데, 2021년도 제가 발표한 논문이 영국의 정부에서 'COVID Response Policy'에도 사용된 바가 있습니다. 코로나 외에도 다른 신종/신흥 바이러스 연구도 이제 팬더믹 이후 증폭해서 저희가 쓰는 바이롬 테크닉을 필요로 하고 있어, 그래서 이러한 최첨단 테크닉을 호주에 처음 들여오고 국내 연구에 널리 사용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역할이 제가 생각했을 때는 저의 실적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희 연구뿐만 아니라 저희 로봇을 사용해서 많은 연구에 해외 그리고 국내에 기여하고 넥스트 제너레이션 씨퀀싱(next-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 테크닉을 좀 더 많은 과학자들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돕는 게 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정말 훌륭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과학자들은 백신 및 치료법 개발을 비롯해서 방금 김기욱 박사처럼 바이러스 전파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 그리고 대규모 테스트 및 감염 예측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서 전 세계적으로 대응에 기여했는데, 이번 대담에서 코로나로 뜻밖의 연구 성과를 얻은 뇌 과학자 조안나 박사 얘기도 흥미로웠어요.

유화정 PD: 네 그렇습니다. 조안나 박사는 인공뇌 모델을 통해 코로나19가 뇌 인지 능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한 달 안에 도출하는 뜻밖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는데요.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안나 박사] 네 코로나로 전 세계가 크게 영향을 받았을 때 저희 팀이 구축하고 있던 인공뇌 모델을 통해 코로나가 brain fog, 그러니까 뇌의 인지능력 저하에 영향을 주는 연구를 한 달 안에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사람에게 특정적으로 일어나는 질환 및 개인 간의 차이가 있는 질환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사이언스지에서도 이 공동 연구 중에서 특히 실험실에서 제작한 인공뇌의 가능성에 대한 뉴스가 더 하이라이트 되게 되었습니다.
유화정 PD: 조안나 박사는 2021년 성숙한 신생아의 뇌 기능성을 모사한 인공뇌 제작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미래의학의 열쇠라고 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인공 뇌 연구에 대한 내용을 이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조안나 박사] 네 제 연구 분야는 인공 3차원 뇌를 더 정교하고 기능성 있게 구현하는 것이고 대표적인 논문으로는 2021년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실제 인간의 뇌 화학적 물리적 환경을 조직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기존의 밀리미터 크기보다 큰 센티미터 사이즈의 인공뇌를 제작하였고, 뇌의 기능성도 태아 상태보다 성숙한 신생아의 뇌 기능성을 모사하였습니다.

또 다른 성과로는 이 논문에서 개발한 화학적 물리적 배양 기술 각각이 한국 특허에 등록이 되었고, 그리고 그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특허에도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기술 이전이 되어 상품화를 통해 실제 다른 연구진들의 뇌 과학 연구를 돕고 의학적 약물 개발 등등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말 대단합니다.
유화정 PD: 2020년 호주로 이주한 조안나 박사는 2024년 1월부로 시드니대 의공학부 Lecturer이자 Principal Investigator로 개인 실험실을 운영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인류에게 보탬이 되고 또 스스로에게도 당당할 수 있는 연구를 추구하는 것이 과학자로서의 가장 큰 신념이라고 대담에서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훌륭합니다. 호주 과학의 미래를 비출 차세대 한인 과학자 대담 제3부에서 소개된 시드니 대학교 의공학부 노영중 박사는 현대인의 건강과 상당히 밀접한 임플란트 생체 재료 개발 연구로 아주 관심을 가졌는데 많은 분들이 특히 임플란트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습니까?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 중요성에 대해서도 노영중 박사가 직접 설명해 주시니까 상당히 와닿았습니다.

유화정 PD: 네. 노영중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노영중 박사]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Biomedical Engineering) 학문 자체가 다양성이 강해서 이제 배우면서 생물학도 알아야 되지만 물리화학·전기공학·기계공학·재질공학 여러 여러 과학적인 그런 요소들을 다 배워야 돼서 그리고 바이오 메디컬의 이제 특징적인 그런 엄격한 규제 윤리 아무래도 사람들이랑 직접 다루는 일이니까, 그걸 어느 정도 다 배워야 돼서 이제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 바이오 메디컬 졸업생들 데리고 가더라고요.

Department of Health 정부기관 같이 Therapeutic Goods Association 같은 정부기관 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흔히 아는 컨설팅 회사들 Deloitte, KPMG, Ernst and Young, PWC 등등 과학적이거나 기술적인 기관에 취업하는걸 자주 볼수있고요. 시드니 대학교 말고도 다른 연구기관, 예를 들어서 암 연구나 병원 안에 있는 연구기관에 많이 가고요. 결론적으로는 이제 이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이라는 학문이 모든 기술 분야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포텐셜(potential)이 강한 학문이라고 볼 수 있죠.
유화정 PD: 노영중 박사는 Lecturer이자 부학과장 Deputy Head of School로 연구뿐만 아니라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 후학 양성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는데요. 이로써 2022년 '40세 이하 40명에게 수여하는 제일 영향력 있는 아시안계 호주인'으로 한국인 최초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습니다. 노영중 박사가 후학들에게 전하는 과학자의 길에 대해 들어보시겠습니다.

[노영중 박사] 이제 일단 시도해 보는 걸 좋아한다고 얘기를 해요. 일단 시도해 보는 걸 좋아해야 되고 궁금한 것도 많아야 되고, 시도해 보는 걸 좋아하고 궁금한 것도 많아야 이제 그때야 기존의 틀을 깰 수 있어요. 과학 연구 개발도 마찬가지예요. 기존에 있는 건 기존에 있는 거고 기존에 있는 건 항상 더 좋아질 수 있어요. 임플란트 예를 들어서 더 항상 더 좋아질 수 있죠. 하지만 더 좋아지는 방법은 일단 기존에 있는 과학 공학 이런 기술적인 학문들을 잘 이해해야, 그걸 알고 난 다음에 이제 거기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창의력 궁금증 일단 한번 해보자의 심리를 잘 적용해야, 새로운 것이 탄생하고 인류가 그로 인해 이득을 얻고 발전하죠.
진행자: 네 아직 젊으신 과학자신데 후학까지 걱정하시니까 참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에 있는 건 항상 더 좋아질 수 있다' 연구를 지속하는 가장 큰 동기부여가 아닐까 싶네요.

이어서 제4부에서는 세계적 감염병 연구소인 뉴사우스웨일스대 커비 연구소(Kirby Institute)의 권지수 박사가 소개됐는데요. 커비 연구소의 연구 발표 논문 같은 것은 저희 SBS에서도 많이 소개를 했어요. 그야말로 이 연구 발표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우리 한국계 과학자가 이렇게 또 커비 연구소에 있다는 것을 알게 돼서 참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지수 박사는 드물게 정통 순수 수학자에서 의과학 분야로 연구 범위를 넓힌 케이스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학부 처음 바이오메드 엔지니어링 전공에서 수학으로 전공을 바꿀 만큼 수학을 정말 좋아하는 찐 수학자였는데요. 권지수 박사의 수학 지론을 먼저 들어보시죠.

[권지수 박사] 제가 수학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학이 세상을 이해하고 무언가를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또한 우리 주변에는 항상 수학과 과학이 존재하기 때문에 빠질 수 없는 과목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유화정 PD: 권지수 박사는 현재 커비 연구소에서 Lecturer로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한 감염병 통제 및 예방 연구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권지수 박사] 네 저희 연구소는 세계적인 전염병 연구기관이고요. 감염성 질환 및 건강 관련에 대한 예방 진단 및 치료 방법을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에서 나온 리서치 결과들은 호주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점으로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인간의 건강과 복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는 것에 가장 큰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권지수 박사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호주 정부와 연계해 성공적인 방역 전략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호주내 C형 간염 퇴치 모델링으로 국제 학술지와 세계 각국 보건당국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권지수 박사는 특히 호주 내 이민자 여성들의 C형 간염 감염 문제에 대해 이렇게 소신을 밝혔습니다.

[권지수 박사] C형 간염에 걸렸을 경우에 가장 큰 고민은 누군가에게 감염 상태를 밝히는 것일 텐데요. 밝힌 후 받게 되는 사회적 차별 등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현재 주목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C형 간염에 걸린 여성 이민자들이 제대로 된 케어와 치료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것인데요. 특히 호주에 계신 한국 여성들이 얼마나 많이 C형 간염에 노출이 되어 있는지, 제대로 된 케어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분들이 언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떤 장벽은 없었는지, 쉽게 의사를 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연구 조사가 더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연구 활동은 사회적으로 약자에 놓인 이민자 여성들에게 평등한 케어를 받을 기회를 줄 것입니다.
진행자: 수학자의 길은 순수 수학에만 있지 않고 권지수 박사와 같이 감염이라는 인류 전반의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의지가 피부로 느껴집니다. 계속해서 5부로 넘어가보죠.

앞서 2016년 김기욱 박사의 1형 당뇨의 발생 메카니즘에 대한 세계 최초 발견에 이어 2017년에는 뇌 심혈관 과학자 최재성 박사가 뇌 해면체 기형 병변의 주원인을 세계 최초로 밝히는 괄목한 성과가 있었다고 하죠. 늦었지만 이번 특집 대담을 통해 호주 한인사회에 이런 사실들이 알려질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연구를 업으로 하는 과학자들에게 있어 세계 최초 발견이라는 것 큰 의미가 있는 거지 않습니까?

유화정 PD: 네 사실 저도 이 점이 평소 굉장히 궁금했었는데요. 최재성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최재성 박사] 물론 최초 발견이라는 게 굉장히 이제 처음에는 흥미롭고 기쁜 그런 느낌 그런 뜻인데요. 점점 이것을 제가 연구를 하다 보니까 이제 그래도 항상 새로운 걸 발견해도 가장 중요한 거는 이것을 이제 좋은 연구 결과물로 마무리한다는 그런 책임감, 그런 생각이 더 항상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이 새로 발견한 것을 더 증명하고 발표를 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요. 그래서 항상 이런 게 더 열심히 하게 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다르게 이제 다른 방향으로 보면 이제 새로운 발견이라는 거는 이제 새 분야의 개척을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기뻐할 시간을 갖는 것보다는 또 이제 또 그거에 새로운 발견에 또 더 많은 궁금증과 그런 게 나오기 때문에 또 다른 연구 계획을 세워서 이제 또 그걸 또 더 열심히 또 이제 더 알아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계속 이 분야에 대해서 계속 연구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정말 대단합니다.

유화정 PD: 최재성 박사는 시드니 공과대학교(UTS) 생명과학부Lecturer로, 현재 총장 연구 펠로우(Chancellor’s Research Fellow)로 센테너리 의학연구소(Centenary Institute)에서 심혈관 및 뇌졸중 연구팀(Leader of Cardiovascular and Stroke research program at UTS Centenary Institute Centre for Inflammation)을 이끌고 있는데요. 최재성 박사팀은 2018년 기존의 백혈병 치료제인 포나티닙이 뇌해면체 기형 치료 목적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공로로 2022년 '호주혈관생물학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들어보시죠.

[최재성 박사] 이제 2018년도에 Science Advances라는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인데요. 이 논문에서는 저희가 이제 뇌해면체 기형 치료에서 이미 임상적으로 승인된 'Ponatinib'이라는 치료제의 역할을 밝혀낸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뇌해면체 기형은 아직도 치료법이 없는 질병이고요. 그래서 저희 연구팀은 처음으로 이제 이 포나티닙이라는 임상적으로 승인된 백혈병 치료제가 뇌해면체 기형 치료 목적으로도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물론 백혈병에 쓰던 치료제를 다른 병변에 바로 투여하는 거는 위험이 따르고요. 그래서 저희는 현재 다른 생화학자 연구팀과 뇌해면체 기형 치료제로 더 적합하고 안전한 포나티닙을 개량하고 개발 중입니다.
진행자: 과학을 기반으로 한 첨단 연구와 혁신이 우리의 건강과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중추적 역할이 됨을 다시금 깨닫게 됐는데, 인류의 그야말로 복지에 정말 어떤 근간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번 과학자 특집 종결부는 호주 건축환경 분야 한인 최초 Full Professor 에 오른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도시계획학과 한정훈 교수와의 대담으로 마무리됐는데, 한정훈 교수는 도시계획의 혁신적 연구로 특히 스마트시티 전문가로 국제적으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면서요?

유화정 PD: 유토피아적 삶의 목표는 어떤 종류의 도시 공간이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하거나 건강하게 만든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한-호 FTA 체결 이후 한국과 호주는 정보과학 기술로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이른바 스마트시티에 대한 공동 연구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데요. 한정훈 교수는 그 주역으로 지속가능한 환경 친화적 미래도시 구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2022년 40대의 나이에 정 교수에 올랐고요. 2023년 국립호주 주택도시연구소 아후리(AHURI, Australian Housing and Urban Research Institute) 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진행자: 한국과는 달리 호주에서 정말 이 대학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호주 대학에서 정교수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험난하고 지난한 과정이라는 것은 다들 잘 압니다. 실력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요. 정말 험난한 과정인데 어떤 과정을 통한 성취였을까요?

유화정 PD: 우리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뜻을 세워 목적을 달성했을 때 입지전적이라는 말을 쓰잖아요.

진행자: 아 그야말로 입지전적입니다.

유화정 PD: 한정훈 교수의 길고 지난한 아카데믹 여정에서의 끊임없는 동기부여를 들어보시겠습니다.

[한정훈 교수] 1990년대 제가 박사 과정을 시작할 때만 해도 호주대학에는 동양인 교수가 매우 드물었는데요. 호주 대학 시스템에서 호주인들조차도 정교수로 은퇴하기가 어려운 과정으로 여겨지고 있고요. 박사학위를 마치고 한 6년 동안은 University of Queensland, QUT and Griffith등 퀸슬랜드에 있는 대학들을 다니면서 7년 정도 계약직으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Lecturer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 백인 친구들보다는 호주 친구들보다는 한 7년 혹은 5년 정도 늦게 렉처러가 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이유가 뭐였을 거라고 생각이 드세요?) 네 1.5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으로 어려움인데요.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고요. 전공 분야가 이제 호주에 이제 도시를 가르치는 분야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이제 과학이나 공대에 비해서 그 외국인들이 이제 조금 불리한 위치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돼요.
제가 랜드윅(Landwick)에 이제 살면서 한 7년 동안은 거의 7시에 퇴근하고, 집에 와서 이제 저녁을 먹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자정 무렵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일을 했던 연구를 했던 기억이 강의 준비나 연구로 많은 시간을 소요했고요. 그래서 이제 우리 단과대 전체에서 학생 강의 평가로 이제 최우수 강의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강의의 양과 질을 만족하면서 그 연구 업적을 쌓기 위해 연구 펀드보다는 상대적으로 이제 평가에 이제 좀 공정한 그런 연구 논문을 출판하려고 많이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7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평균 한 7편에서 8편의 논문을 계속 꾸준히 출간하고 있습니다.

유화정 PD: 한정훈 교수는 조급하지 않고 성실하게 오랜 기간 연구 습관을 가졌던 것이 남보다 빨리 정교수(full professor)가 되는 결정적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는데요. 경험에서 얻은 통찰과 지혜의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정훈 교수] 호주에서 자기 분야에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리더가 되고 싶으면, 한국이 아닌 호주에서 인정을 받고 리더 역할을 하려면, 저는 호주에 있는 그 분들과는 월등한 차이점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 동료와 업적이 이제 비슷하거나 다소 뛰어나다면 한국인으로서 그 사회에서 인정을 받거나 리더로 가기는 어렵다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가 그래서 현실을 즉시하고, 그 업적을 평가하는 지표가 있다면 최소 호주에 있는 동료들보다는 2배 이상의 월등한 차이를 보여줘서 그렇게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하고요. 이것을 불공평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이제 주어진 이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자기 분야에서 먼저 리더가 되려고 노력을 하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리더가 되면 이런 불합리한 부분을 바꿀 수 있는 위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정말 대단합니다.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위치가 되기까지 월등하게 차이가 나게 노력하라" 자라나는 호주 한인 2세 3세대들에게 큰 울림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다시 한 번 한번 강조해 드리고 싶은데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위치가 되기까지 월등하게 차이가 날 수 있도록 노력하라 정말 그렇게 해야 될 것 같습니다.

2024 새해 특집으로 보내드리는 호주 한인 과학자 대담 총 6인의 괄목할 연구와 앞으로의 포부를 총 정리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호주 한인사회의 새로운 과학적인 시선을 기대해 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

유화정PD: 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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