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NSW주 주립 미술관 애로우스미스 큐레이터 “시드니 영화제서 봉준호 감독보며 한국영화회고전 기획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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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주 주립 미술관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Source: Supplied / Art Gallery of NSW

NSW주 주립 미술관은 지난 19일부터 10월 22일까지 ‘지옥의 핀 꽃: 한국 영화 회고전’을 진행하고 있는데, 1940년대부터 2019년에 이르는 20여 편 이상의 다채로운 한국 영화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


지옥의 핀 꽃: 한국 영화 회고전
  • 1940년 대에 제작된 ‘마음의 고향’에서부터 세계를 놀랜 ‘기생충’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
  • 20여 편 이상의 다양한 한국 영화들을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상영
  • 루비 애로우스미스-토드 NSW 주 주립 미술관 큐레이터 “관객 조사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요청 가장 많아…”, “봉준호 감독 기생충에 영감을 준 김기영 감독의 1960년대 작 ‘하녀’ 관심 높아…”
진행자: 아트 갤러리 오브 NSW에서 오는 19일부터 10월 22일까지 한국 영화 회고전을 개최합니다. 이 행사의 이름은 지옥의 핀 꽃: 한국 영화 회고전인데요.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1940년대에 제작된 ‘마음의 고향’에서부터 1960년대의 ‘오발탄’과 ‘하녀’,1980년대의 ‘칠수와 만수’, ‘성공시대’, 1990년대의 ‘박하사탕’, 2000년대의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살인의 추억’,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 영화들이 호주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회고전을 기획한 아트 갤러리 오브 NSW의 루비 애로우스미스 영화 담당 큐레이터 연결합니다.

나혜인 PD: 오늘 함께하시는 분은 NSW 아트 갤러리 루비 애로우스미스-토드 필름 즉 영화 담당 큐레이터입니다. SBS 한국어 프로그램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안녕하세요?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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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주 주립 미술관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Source: Supplied / Art Gallery of NSW
나혜인 PD: NSW 주 아트 갤러리가 7월 19일부터 한국 영화 20여 편 이상을 상영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Flowers in hell: a Korean cinema retrospective, 즉 지옥에 핀 꽃: 한국 영화 회고전인데요. 먼저 이번 회고전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물론입니다. ‘지옥에 핀 꽃’은 말씀하신 것처럼 NSW 주 미술관에서 7월부터 8월, 9월, 10월까지 3개월 이상 무료로 열리는 광범위한 한국 영화에 대한 행사입니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1주일에 세 차례씩 한국 영화를 상영하는데요. 1940년대에서 현재까지 제작된 영화들을 상영합니다. 혹시 잘 알지 못하시는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잠깐 설명드린다면 저희 미술관에는 320석의 객석을 지닌 아름다운 극장이 있는데요. 이곳에서 영화가 무료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지옥에서 핀 꽃’은 스타일리시하고 파괴적인 깊고 긴 역사를 지닌 한국 영화를 기념하고 한류 이전에 선보인 영화들과 감독들에 대해 알아가는 매우 드문 기회입니다. 한류는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인 장악을 뜻하는데요. 봉준호, 박찬욱 감독을 모두가 아는 유명인으로 만들었죠.

나혜인 PD: 행사가 무료로 진행된다고 하셨는데요. 가시고자 하시는 분들은 따로 예약을 해야 하나요?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네. 미술관 웹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시거나 상영 당일에 그냥 오셔도 되는데요. 말씀드렸듯 저희가 수요일과 일요일 각각 2시 그리고 수요일 저녁 7시 15분에 영화를 상영합니다. 영화 상영 1시간 전 현장에서 입장권을 발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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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Gallery Cinema_courtesy Felicity Jenkins Source: Supplied / Christopher Snee
나혜인 PD: 좋은 정보군요. 그런데 어떤 계기로 NSW 주 미술관이 한국 영화에 대해 이렇게 깊은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대대적인 영화 이벤트을 미술관에서 자주 개최하시는지요?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좋은 질문이십니다. 아트 갤러리 시네마는 시드니에서 20년이 넘도록 무료 극장으로 운영돼 왔고요. 수 십 년 동안 한국 영화를 선보여왔고, 한국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컸습니다. 사실 저희는 2008년에 1950-60년대 한국 영화 황금기에 대한 회고전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이런 행사를 할 시점이 됐는데요. 최근 관객 조사를 한 결과 특히 한국 영화에 대한 요청이 가장 많았습니다. 저희는 동아시아 영화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곤 하는데, 시드니에서는 이 지역 영화들에 대한 많은 관객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저는 이 회고전을 진행하길 바랐는데요. 봉준호 감독이 시드니 영화제에서 기생충을 선보였을 때부터 회고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나혜인 PD: 아, 정말 대단한 순간이었죠?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네. 관객들의 에너지와 한국 대중문화가 일반적으로 얼마나 대중화됐는지에 영감을 받아 한국 문화원과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고요. 실제로 몇 년 동안 이 시리즈에 대한 작업을 같이 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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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Source: Supplied / Art Gallery of NSW
나혜인 PD: 네. 대단합니다. 최근 흥행한 한국 영화들과 비교할 때 과거의 한국 작품들만이 지닌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네. 관객들은 194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제작된 영화들을 보실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한국 영화계가 어떻게 발전해 왔고 모든 나라에서도 그렇듯 20세기의 사회, 정치적 혼란이 영화계에 어떤 영향을 받아왔는지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음의 고향’은 1940년 대에 제작된 영화들 가운데 유일하게 보존된 영화인데요. 한국전 이후 한국에서는 심한 검열 체제와 군사 독재 체제가 있어 제작될 수 있는 영화가 제한됐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상영되는 그때의 영화들 중 다수가 한때는 상영이 금지된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오래된 영화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영화 제작자들이 창의적으로 저항하고, 검열을 피하면서 제한된 자원과 믿을 수 없을 수 정도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훌륭하고 매력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혜인 PD: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국 영화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느끼실 수 있으셨는지요?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물론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의 하나는 카메라 뒤에 있는 여성 감독들의 수가 늘었다는 것인데요. 2001년 정재은 감독의 작품 ‘고양이를 부탁해’를 선보일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남성 지배적인 영화계에서 자리 잡은 몇 안 되는 여성 감독이 만든 멋진 성장 이야기입니다. 저희 회고전이 100년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물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연속성은 한국의 영화 제작자들이 장르에 대해 매우 유쾌하고 독창적인 접근을 취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종종 장르적 스릴과 사회, 경제적인 날카로움을 결합한다는 것인데요. 부의 불평등과 같은 만연한 문제를 풍자하기 위해 유머를 사용하는 패러디의 강력한 전통이 있습니다.

나혜인 PD: 20편이 넘는 상영작들 가운데 호주 관객들을 가장 사로잡는 작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호주 관객들은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셔야 합니다. 1960년대에 나온 사이코드라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영감을 주었고요.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한국 영화 중의 하나라고도 자주 언급하곤 했습니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스릴러 물이자 블랙 코미디인데요. 새로운 가정부의 침입에 의한 불안정한 영향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김기영 감독은 더 잘 알려져야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기영 감독은 그로테스크 멜로드라마라고 부를 수 있는 양식을 개척했습니다. 금기와 죄에 대해 정말 관심이 있었고 김기영 감독의 작품은 큰 스크린에서 관객들과 함께 보는 것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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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발탄 Source: Supplied / Art Gallery of NSW
나혜인 PD: 그렇다면 큐레이터 님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어떤 것인가요?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모두 나오셔서 최대한 많은 작품을 보시라고 권하고 싶은데요. 하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흥분되는 것은 카이두 클럽입니다. 카이두 클럽은 1974년 서울 이화 여자 대학교에서 설립된 여성 페미니스트 영화 집단인데요. 선구적인 영화감독인 한옥희 감독님이 주축이 됐고요. 한옥희 감독님은 아직도 생존해 계십니다. 한 감독님은 당시 한국 영화계의 여성 혐오라고 표현되는 것과 매우 반대되는 사람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젊은 여성들은 16밀리 카메라를 들고 거리에 나가 매우 활기차고 변화무쌍한 단편 영화를 만들었고 나이트클럽과 미술관에서 춤과 멀티미디어, 음악과 함께 상영했습니다. 이는 정말 지하 예술 생산에서 일어난 문화적인 개화적인 개화였습니다. 이 영화를 8월 13일 일요일 호주에서 처음 상영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는데요. 그날 오후에는 훌륭한 한인 드러머 클로이 김이 특별한 라이브 드럼 공연으로 함께 할 것입니다.

나혜인 PD: 오, 그렇군요. 클로이 김, 저희 모두 잘 알고 있죠. 대단한 한국 드러머잖아요.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네. 절대적으로 놀라운 기회입니다. 이런 선구적인 영화들과 클로이 김의 음악을 같이 들을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입니다.

나혜인 PD: 끝으로 ‘지옥에 핀 꽃: 한국 영화 회고전’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관객분들께 남기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네. 감사합니다. 많은 청취자 여러분을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모두를 환영합니다. 부디 오셔서 함께해 주시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알려 주십시오. 앞서 말씀드렸듯이 티켓은 미술관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예약하실 수 있고요. 아니면 상영 1시간 전에 오시면 입장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미술관 건물 전체에 훌륭한 한국 미술품도 많이 전시돼 있습니다. 오셔서 커피나 차를 드시고 스낵도 즐기시면서 무료 영화를 보시면 좋겠습니다. 겨울을 즐기고 매우 희귀한 영화들을 큰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나혜인 PD: 아트 갤러리 오브 NSW의 루비 애로우스미스 영화 담당 큐레이터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애로우스미스-토드 큐레이터: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혜인 PD: 아트 갤러리 오브 NSW의 루비 애로우스미스 영화 담당 큐레이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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