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전 세계 아동 3명 중 1명이 근시, 한국은 아동 근시율 70%로 세계 2위
-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 냥' …근시는 회복이 어려워 평소 관리가 중요
- 근시 예방 20-20-20 규칙…20분 독서 후 20초간 20피트 (약 6m) 멀리 보기
- 당근이 시력에 좋다는 속설의 기원은 2차 세계대전 영국-독일 격전지에서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 IN은 건강 insight, 한자어 사람 '인(人)'을 써서 '건강한 사람'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건강 IN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과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나혜인 PD: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눈은 우리 몸에 있는 어떤 기관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속담이죠.
유화정 PD: 맞습니다. 눈은 우리가 세상을 보고 정보를 얻는 중요한 기관입니다. 눈을 통해 세상을 관찰하고 경험하며 주변 정보를 습득하지요. 다시 말해 눈은 뇌의 중요한 정보원이자 균형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눈은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눈 건강의 중요성은 더욱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전 세계 아동 3명 중 1명이 근시'라는 결과가 나왔다고요?
유화정 PD: 영국 안과학회 논문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와 청소년 3명 중 1명이 근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국 광저우 중산대학교 연구자들이 중심이 된 이 연구는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의 6개 대륙50개국의 5세에서 19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500만 명을 대상으로, 모든 연구의 데이터를 지리와 기타 변수들을 고려하여 통합 분석했는데요.
이번 연구에서 전 세계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1990년에 비해 3배나 늘어난 36%로, 어린이 3명 중 1명은 근시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hildren in Afghanistan Credit: Fardin Waezi, UNAMA
유화정 PD: 근시는 가까이에 있는 물체는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멀리 있는 물체는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입니다. 눈 안으로 들어온 빛이 망막보다 앞에서 초점을 맺기 때문인데요. 멀리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질환이지만, 근시는 흔하고 근시가 있는 사람도 모든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근시라는 것을 쉽게 인지하는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혜인 PD: 안경 쓰는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걸 주위에서도 쉽게 체감하는데, 최근 30년 간 3배나 증가했다니 우려됩니다.
유화정 PD: 특히 동아시아 지역과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 근시 유병률이 더 높았습니다. 일본 어린이의 85%, 한국 어린이의 73%가 근시로 비율이 매우 높았고 중국과 러시아 어린이의 근시 비율도 40%를 넘어섰습니다. 반면 파라과이와 우간다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1%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영국과 아일랜드, 미국 어린이의 근시율은 15% 정도에 그쳤습니다.
나혜인 PD: 한국 아동의 근시율이 영국이나 미국에 비해5배나 높군요.
유화정 PD: 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근시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 1위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1950년대 청소년의 근시율은10~20%에 불과했습니다. 이것이 최근 73%대로 높아졌고, 이 가운데 대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의 근시율은97%에 달하는 것을 추정됩니다.
나혜인 PD: 이처럼 한국을 위시해 동아시아 지역 어린이들에게 근시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화정 PD: 연구팀은 아동 근시가 늘어난 이유로 유전적 요인 외에 동아시아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근시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했는데요.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곳에서는 2세 때부터 아이 교육을 시작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눈 근육에 부담을 줘 근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에 반해 ”6살에서 8세 사이에 교육을 시작하는 아프리카 어린이의 근시 비율은 아시아보다 7배 정도 낮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저소득 국가보다 고소득 국가에서, 같은 국가 안에서도 시골보다 도시에서, 또한 학구열이 높고 진학경쟁이 치열한 곳일수록 근시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나혜인 PD: 아시아 지역 부모들의 과도한 조기 교육열이 우리 아이들의 시력을 떨어뜨린 주된 원인이라니 안타깝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도 크지 않았을까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코로나19 로 인해 아동들의 근시 진행이 더욱 심화됐는데요. 2년이 넘는 기간동안 모든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아이들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영상기기를 보는 시간도 늘어나 시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근시는 특히 스마트폰 영상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 같은 근거리활동을 오래 하면 수정체의 초점 조절기능이 저하되면서 근시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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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IN: '나 행복한가?'…단순한 질문이 불러오는 무서운 결과
SBS Korean
13/10/202410:48
나혜인 PD: 근시 예방을 위해서는 아이의 전자기기 사용시간을 조절해야 하는데, 아이 스스로 조절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성인들도 조절이 어렵습니다. 이럴 때 잠깐씩 눈을 돌려 먼 곳을 보라고 하던데, 실제 도움이 되나요?
유화정 PD: 전문가들은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가 좋은 방법으로 20-20-20 규칙을 권장하는데요. 20분 동안 책을 읽은 뒤 20초 동안 20피트(약 6미터) 이상 떨어진 곳을 바라보는 겁니다.
우리 눈은 장시간 가까이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도록 고안되어 있지 않아 특히 어린 시절에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오래 맞추면 안구를 길어지게 만들어서 근시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대부분 PC나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눈이 많이 피로해지면서 안구건조증 등 눈과 관련된 질환을 겪는 분들이 많은데요. 잠깐씩 눈에도 휴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강조 드립니다.
나혜인 PD: '당근을 먹으면 눈이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죠. 저희가 어려서부터 들어온 이 말을 요즈음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데요. 당근을 먹으면 정말 시력에 도움이 될까요?
유화정PD: 당근이 눈에 좋다는 얘기는 놀랍게도 지어낸 이야기라고 합니다. 당근 섭취가 시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오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문 때문인데요.
당시 영국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은 독일군의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국은 해당 기술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독일에 알리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영국 비행 조종사들이 당근을 많이 먹어 야간 시력이 좋다는 소문을 냈다고 합니다.
MELBOURNE'S CARROT-MAN IS BACK! (Facebook/ Humans In Melbourne) Source: Facebook / Facebook/ Humans In Melbourne
유화정PD: 물론, 당근에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은 점도 이 속설을 뒷받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베타카로틴은 인체에 흡수되면 비타민A로 전환되는데, 비타민A가 부족하면 야맹증이 나타나니까요. 하지만 비타민A 부족이 야맹증을 일으킨다는 게 베타카로틴을 다량 섭취할 경우 시력이 좋아진다는 걸 의미하진 않습니다.
비타민A뿐 아니라, 비타민C와 E, 마그네슘, 루테인, 오메가3 지방산 등도 최적의 눈 컨디션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는 영양성분들입니다.
나혜인 PD: 뉴욕타임즈가 시력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보도해 눈길을 끌었죠. 끝으로 짚어보죠. 먼저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면 눈이 나빠진다' 팩트인가요?
유화정 PD: 오해입니다. 밝은 곳에서 책을 읽는 이유는 환해야 글씨가 잘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면 눈의 피로도가 높아지지만, 이것이 시력 저하나 손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또TV를 가까이서 본다고 해서 시력에 손상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단, TV를 자꾸 가까이 앉아서 보는 아이가 있다면 이 아이가 근시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있고, 실제 멀리 떨어진 것은 잘 안 보이니 자꾸 TV 가까이 붙어 보는 것이죠.
나혜인 PD: 맞아요. 아이들은 자기가 근시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나 보호자 가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야외에서 더 시간을 보내면 시력에 도움이 될까요?
유화정 PD: 야외 활동이 근시 발생 위험을 줄인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밝은 햇빛은 망악에서 도파민 생성을 촉진해 안구가 길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너무 많은 자외선은 오히려 시력을 해칠 수 있습니다. 자외선 A및 B 광선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백내장 위험 등 망막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킨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됩니다.
나혜인 PD: 호주에서는 아이들도 선글라스를 착용하죠. 워낙 빛이 강하니까요.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 지는 시간 건강 IN, 오늘은 우리 몸의 구백냥 구실을 하는 눈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