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윤희에게>, 아름다운 일본의 설경을 배경으로 보여지는 모녀의 이야기, 김희애 배우 주연
- <오베라는 남자>, 고집불통에 불만 투성이 독거노인 오베를 둘러싼 따뜻한 이야기
- <베르네 부인의 장미 정원> 명망 높은 원예사와 초보 직원들의 고군분투 장미 수확기
나혜인 PD: 매주 금요일에 만나는 시네챗입니다. SBS 온디맨드를 중심으로 다시 보면 좋을 영화들을 매주 추천하고 있는데요, 오늘도 권미희 리포터가 함께합니다.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필름 프로듀서 권미희 리포터 안녕하세요?
권미희 리포터: 네,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네, 시간이 참 빠릅니다, 벌써 6월 둘째 주에 접어들었는데요. 이번 주는 또 어떤 영화들 이야기 나눠볼지 궁금합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오늘은 건조한 일상에 감동 한 스푼 넣어줄 법한 따뜻한 영화들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감동을 느끼는 지점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삶에 작은 위로를 주고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는 세 편의 영화를 통해 모처럼 따뜻해지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나혜인 PD: 네, 그럼 첫 번째로 말씀 주실 영화는 어떤 작품일까요?
권미희 리포터: 첫 번째로 소개할 작품은 임대형 감독님의 2019년 작품인 < Moonlit Winter>입니다. 일본 오타루의 설경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영화이기도 하죠.
나혜인 PD: 네, 모처럼 김희애 님의 영화 속 연기도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하는데요?
권미희 리포터: 네. 김희애 배우님이 열연해 주신 ‘윤희’를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됩니다. 이혼 후 딸과 평범하게, 약간은 고된 삶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일본 오타루에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엄마보다 먼저 편지를 읽은 딸 ‘새봄’은 내용을 숨긴 채 엄마에게 오타루로의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오래도록 만나지 못했던 친구와의 재회에 마음이 설레는 듯 복잡해 보입니다.
나혜인 PD: 네, 윤희에게 온 편지에서 모녀의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궁금함 가득한데요.
권미희 리포터: 네. 새봄이는 발신인인 ‘준’이 엄마의 친구라는 건 알았지만 정확한 건 엄마에게 묻지 않아요. 오타루에서 직접 찾아가 만나보고 확인을 하고 싶어하죠. 일상에 지쳐 다소 무뚝뚝한 엄마와 여행길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조금씩 엄마에 대해 알게 됩니다. 영화는 엄마 윤희와 딸 새봄의 모녀 관계, 새봄과 새봄의 남자친구의 관계, 윤희와 전 남편, 윤희와 오타루의 준, 준과 준의 고모 등의 관계를 보여줍니다. 그 관계들을 통해 아주 근원적인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네, 뭔가 가슴 설레기도 하고, 복잡할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권미희 리포터: 네, 한 마디로 표현할 수도, 그렇다고 상세하게 설명도 불가능한 감정이죠. 사랑, 그중에서도 첫사랑에 대해 절제된 대사와 설명으로 더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런 설경 속으로의 여행 후 윤희와 새봄의 삶은 희망차게 다시 또 시작됩니다. 영화에서 보이는 에피소드들이 드라마틱 하게 다뤄지지 않아 오히려 그들의 마음이 아련하게 남게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차게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에 눈물이 울컥하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LISTEN TO
씨네챗: 차가운 겨울을 뜨겁게 달굴 액션 영화
SBS Korean
07/06/202415:05
나혜인 PD: 네, 마음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영제목의 느낌처럼 신비롭고, 고요하지만, 아주 인상적인 영화 같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어떤 영화일까요?
나혜인 PD: 네, 얼마 전에 톰 행크스 주연의 <오토라는 남자>로 재제작(리메이크)되기도 했죠.
권미희 리포터: 네, 그렇습니다. 저는 하네스 홀름 감독의 2016년 작품인 <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고집불통에 온통 마음에 안 드는 것 투성이인 ‘오베’는 정리해고와 아내 ‘소냐’와의 사별 후 더 이상 살 의미가 없다고 느낍니다. 마침내 소냐를 따라가기로 결심하고 계획을 실행하려는데, 때마침 이사 온 새 이웃의 방해들(?)로 계획에 실패하고 어쩔 수 없이 일상을 이어갑니다.
나혜인 PD: 네, 번번이 실패했던 순간들이 우연이었지만 기막힌 타이밍이었죠. 그리고 이웃들이 성가시다는 듯 매번 투덜거리는 오베가 밉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상황이 코믹스럽게 그려지기도 했고요.
권미희 리포터: 네, 저렇게까지 화낼 만한가 싶다가도 오베가 자신의 거친 말투와는 다르게 어느샌가 이웃, 특히 파르바네를 돕기 시작하면서는 정말 귀엽게까지 보였던 것 같습니다. 오베가 그렇게 방어적으로 바뀌게 된 계기들이 보여지고 나서부터는 충분히 이해가 가기도 했고요. 마침내 오베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웃들과 가족처럼 따뜻하게 지내게 된 영화 막바지에는 뻔할 수도 있지만 역시 ‘인생은 함께’라는 중요한 점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나혜인 PD: 네, 사실 오베의 성격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독거노인’이라는 설정에 초점을 맞춰보면 사실 굉장히 외롭고 고립될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한다거나, 이런 것들을 아까 말했던 것처럼 코믹스럽게,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면서 오히려 다시금 그런 이슈에게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권미희 리포터: 네, 저는 그게 이 영화의 강점이고,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라 생각합니다. 노인 인권뿐 아니라, 부성애, 세대 간 차이, 이주민 등 다양한 담론들을 날카롭게 담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불편하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는 점, 그냥 영화로만 즐겨도 이후 남는 잔상과 여운이 짙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꼭 볼만한 영화라 생각합니다.
LISTEN TO
씨네챗: 말랑말랑 사랑 가득 영화
SBS Korean
24/05/202414:26
나혜인 PD: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 영화도 소개해 주시죠.
나혜인 PD: 네, 장미 향기 가득한 프랑스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권미희 리포터: 네, 프랑스의 명성 높은 원예사 에브 베르네는 대를 이어 장미 정원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가 라마르젤과의 경쟁에 밀려 명성과 고객은 물론, 정원까지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재정난까지 겹쳐 신규 채용비를 아끼기 위해 보호관찰 프로그램 참가자들을 농장에 데려옵니다. 장미 정원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과 장인 정신이 투철한 베르네는 최고의 장미를 수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저마다의 눈부신 성장을 합니다.
나혜인 PD: 네. 시작부터 흥미로운 영화인데요, 새로운 직원들과 베르네의 케미가 무척 궁금하기도 하고요.
권미희 리포터: 네, 서로 한 팀이 되기까지 끊임없이 사건이 터지고 실제로 심각한 상황에도 몰리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 마음으로 점점 끈끈한 한 팀이 되며 위기를 극복해 갑니다. 결국 그들이 피워낸 건 장미만이 아닌, 각자의 꽃이기도 하지요. 전형적인 코믹, 드라마 장르로 아주 편안하게 시청하실 수 있고요,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미 정원을 만끽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특히 우리에게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로 각인된 카트린 프로(Catherine Frot)의 연기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네. 오늘 이야기 나눈 <윤희에게 Moonlit Winter>, <오베라는 남자 A man called Ove>, <베르네 부인의 장미 정원 The rose maker>까지, 잔잔한 감동의 영화들 소개 잘 들었습 다. 한 주간 좋은 영화들로 따뜻한 나날 들 보내시길 바라고요, 이번 주 시네챗 이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소식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권미희 리포터: 네, 다음 주에도 흥미롭고 유익한 영화들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