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2023 FIFA 여자월드컵 열전 돌입
- 첫 출전 아시아 국가, 1회전 모두 패배
- 여자축구 강국 일본, 잠비아에 5-0 대승
- 한국, 콜롬비아에 0-2 패배
2023 FIFA 여자월드컵 대회가 열전에 돌입했다.
7월 20일 개막일 공동 개최국 호주와 뉴질랜드는 아일랜드와 노르웨이를 각각 홈구장에서 1-0으로 누르고 서전을 장식했다.
하지만 이번에 월드컵 첫 무대를 밟은 8개국은 모두 1라운드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아시아 지역의 첫 출전국 베트남, 필리핀도 높은 세계의 벽을 실감했고, 기대를 모았던 중국도 덴마크에 패했다.
여기에 더해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도 16강 진출을 향한 교두보인 예선 첫 경기 콜로비아 전에서 분루를 삼켰다.
중국
'강철장미'로 불리는 중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전까지는 순풍가도를 달렸다.
2022 여자아시안컵 우승을 거머쥔 강철장미 중국대표팀 선수들은 돈방석에 까지 앉았고 중국 국내적으로 여자 축구 붐을 조성했다.
아울러 호주 마틸다즈와 마찬가지로 남자선수와 여자선수간의 연봉 차이 문제도 본격적으로 공론화된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중국의 '알리페이' 등 대기업체들이 여자대표선수들에 대한 보너스 지원에 팔을 걷어부쳤고 글로벌 타임즈에 따르면 총 470만 달러의 후원금이 지급됐다.
심지어 세계적 명품사 프라다도 후원사 대열에 참여했던 것.
하지만 중국은 이번 대회에 잉글랜드, 아이티, 덴마크 등과 D조에 편성되면서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어두워졌고 이미 1차전에서 FIFA 랭킹 13위인 덴마크에 패해 1패를 기록했다.
퍼스의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덴마크와의 경기에서 중국은 나름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후반 45분 터진 극장 골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중국은 1999년 대회에서 준우승을 달성한 것을 포함해 월드컵 본선에서 8강 이상 성적을 6차례 냈을 정도로 강한 전력을 자랑한다.
중국은 유효슈팅에서 3-1로 앞섰지만 끝내 득점하지 못하며 1패를 떠안았다.
90분 내내 득점을 하지 못하던 양 팀의 첫 득점은 후반 45분 세트피스 상황을 놓치지 않은 덴마크에서 나왔다.
덴마크는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이 아닌 후방으로 공을 차올렸고, 골대 정면 페널티 지역 뒤편에 있던 아말리 방스고르의 헤더가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로 향했다.
후반 추가 시간 중국은 기가 막힌 프리킥으로 동점 골을 노렸지만 공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덴마크 수비진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이날 승리한 덴마크와 잉글랜드가 D조 선두를 달렸고, 나란히 패배한 중국과 아이티가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일본
일본 여자축구는 분명 월드클래스이다.
2011 여자월드컵 대회를 제패하면서 일본 국민에게 커다른 위로와 기쁨을 안기고 세계를 놀래킨 바 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도 강팀의 면모를 제대로 과시했다.
FIFA 랭킹 11위 일본은 22일 뉴질랜드 해밀턴의 와이카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1차전 잠비아(77위)와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하면서 서전을 장식했다.
일본은 이날 전반 21분과 후반 5분 다나카 미나의 골이 모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득점이 취소되고도 5골 차 승리를 거뒀다.
후반 7분에는 잠비아 골키퍼 캐서린 무손다가 일본 선수와 충돌해 페널티킥 가능성이 있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가 먼저 인정되면서 추가 득점 기회를 또 날렸다.
전반 43분 미야자와 히나타의 선제골로 전반을 1-0으로 앞선 일본은 후반 5분 다나카의 득점이 또 무효가 됐지만, 다나카가 후반 10분에 기어이 골에 성공하며 2-0을 만들었다.
다나카는 앞선 두 차례 득점이 모두 무효가 된 탓인지 후반 10분에 골을 넣고는 다소 흥의 강도가 떨어진 골 세리머니를 했다.
일본은 선제골의 주인공 미야자와가 후반 17분에 '멀티 골'을 완성하고 후반 26분 엔도 준의 추가 골이 나와 4-0으로 달아났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우에키 리코가 페널티킥을 넣어 5-0 승리를 마무리했다.
Japan player Mina Tanaka (C) celebrates after scoring the 1-1, during a friendly soccer match between Portugal and Japan, ahead of Women's World Cup 2023 preparation, at D. Afonso Henriques stadium in Guimaraes, Portugal, 07 April 2023. Credit: ESTELA SILVA/EPA/AAP Image
22일(현지시간) BBC는 “일본 대표팀이 잠비아를 5대 0으로 완파한 경기 이후 많은 일본 관중이 남아 관중석을 청소하면서 매너에서도 승리했다”라고 보도했다.
BBC는 일본팬들이 경기 후 쓰레기봉투를 들고 경기장을 돌면서 관중석에 남겨진 쓰레기를 줍고 있는 영상도 소개했다.
일본 여자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라커룸에 티끌 하나 없이 말끔하게 청소를 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라커룸 내 화이트보드에는 일본어와 영어로 감사하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FIFA는 이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일본팬들은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과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도 관중석을 청소하는 모습으로 세계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를 두고 폭스사커는 “스포츠에서 최고의 전통”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일본 대표팀에는 2004년부터 남자 월드컵 대표팀의 전속 요리사로 근무해온 요시테루 니시 셰프가 합류해 화제다.
Japan's chef, Yoshiteru Nishi, will no doubt play a key role in the World Cup. Credit: Japan Football Association
그는 "경기 전날에는 장어를 경기 후에는 카레를 요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콜릴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16강의 문턱을 넘어 사상 첫 8강 진출에 도전한다는 원대한 꿈을 안고 호주에 입성했다 .
하지만 16강 진출의 교두보인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패함으로써 16강 진출 가능성 마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한국은 2003년 미국 대회를 시작으로 통산 3차례 여자 월드컵 본선 무대에 나선 한국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미국 대회와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오늘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0-2로 힘없이 물러 앉음에 따라 30일 아들레이드에서 모로코 전을, 그리고 8월 3일 브리즈번에서 독일과 3차전에서 승리해야 16강 진출 확실히 확정지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은 지소연을 비롯해 김혜리, 임선주, 김정미(이상 인천 현대제철), 박은선(서울시청) 등 그간 한국 여자축구를 지탱해온 베테랑들이 팀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파'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이영주(마드리드 CFF)도 주전이다.
지소연, 조소현, 김정미, 박은선, 김혜리, 임선주, 이금민은 이번 대회가 3번째로 나서는 월드컵이다.
이들을 포함해 월드컵 참가 경험이 있는 선수만 23명 중 14명이다.
김정미는 38세 9개월의 나이로 한국 여자 선수 중 월드컵에 나서는 역대 최고령 선수가 됐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2007년생 '혼혈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PDA)도 '깜짝 발탁'됐다.
1998년 프랑스 남자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든 장대일에 이어 한국 축구사상 2번째로 월드컵에 나서는 혼혈 선수가 됐다.
페어는 16세 1개월의 나이로 월드컵에 나서며 '최연소' 기록도 썼다.
Republic of Korea head coach Colin Bell at Sydney airport. Credit: SBS Korean
과연 남은 모로코 전과 독일 전에서 기적을 이룰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필리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FIFA 랭킹 46위 필리핀은 뉴질랜드에서 거행된 예선 첫 경기에서 20위 스위스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필리핀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대만에 이겨 역대 처음으로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특히 필리핀 대표팀은 호주 출신인 알렌 스타이치치 감독이 이끈다.
스타이치치 감독은 호주를 2015년 여자월드컵 8강으로 인도했고 2019년 대회에서도 16강에 진출했지만 경질된 뒤 2021년 10월부터 필리핀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필리핀 주축 선수는 주장인 미드필더 타나이 아니스를 비롯해 공격수 사리나 볼든, 공격수 이사벨라 플라니간, 수비수 할리 롱, 골키퍼 올리비아 데이비스-맥다니엘 등이다.
Canadian-born Jaclyn Sawicki. Credit: MARIA MONTAYRE/Philippine Women's National Football Team
베트남
월드컵 무대를 처음 밟은 베트남의 조 예선 첫 경기 상대는 세계 최강 미국.
경기 결과는 3-0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처참했다. 슈팅수 27-0.
한마디로 현격한 실력차를 보였지만 그래도 베트남은 축제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스포츠 펍들이 베트남 현지 시간으로 오전 8시에 열린 경기를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아침에 모두 문을 열고 전국이 응원 열기였다고 한다.
비록 패했지만 베트남 축구팬들은 지금도 열광하고 있다.
여자 축구 세계랭킹 32위인 베트남은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플레이오프에서 태국, 대만을 연파하고 사상 첫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큰 압박감 속에서도 인내심을 보여준 선수단을 ‘다이아몬드 걸스’라고 칭했다.
베트남은 유일하게 해외 리그(포르투갈 2부)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후인느(32)가 간판 선수다.
주장 쩐티투이짱(35)은 “미국 같은 강팀을 상대하는 건 큰 도전이지만 그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수비 후 역습으로 그들과 맞설 좋은 전략을 갖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선수들은 각오를 다져왔다.
지난달 자신의 72번째 생일을 맞이한 마이득쭝 베트남 감독은 남녀 월드컵 역사상 최고령 감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그리스 남자 대표팀을 이끌었던 오토 레하겔 감독이 당시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세웠던 기록(71세 317일)을 넘는다.
E조 경기에서는 대회 3연패를 노리는 FIFA 랭킹 1위 미국이 월드컵에 처음 나온 베트남(32위)을 3-0으로 꺾었다.
미국은 2000년생 공격수 소피아 스미스가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넣어 3연속 우승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직전 대회인 2019년 대회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태국을 13-0으로 신나게 두들겼던 미국은 이날은 3골 차 승리로 만족하고 27일 네덜란드전을 준비하게 됐다.
이날 패한 잠비아와 베트남은 슈팅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강팀인 일본, 미국에 일방적으로 몰렸다.
미국과 베트남전의 슈팅 수는 27-0, 일본과 잠비아 경기는 26-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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