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oman holding up a tabby 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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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가 고양이 구조에 사비 5만 달러를 쓴 이유는?

생활비 압박이 커지며 애완동물 키우기를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하지만 고양이 카페를 설립해 새 주인 찾기를 돕는 여성도 있다.

Published 4 September 2023 11:55am
By Sandra Fulloon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Image: Cat cafe owner Yuki Arai with a rescue cat. (Supplied / Yuki Arai/Jiji Rescue Cat Cafe)
유키 아라이(34)는 버려진 고양이를 구조하고 있다. 그녀는 주인을 잃게 된 애완동물과 새 주인을 연결시켜주는 고양이 카페를 설립하는데 저축해둔 5만 달러를 사용했다.

아라이는 “거리에서 길을 잃은 고양이들이 너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라이는 “현재 8마리에서 10마리의 고양이를 기르고 있고 구조 대원들이 데려온 고양이들”이라며 “길거리에서 발견되거나 버려진 고양이들이다. 굶주린 상태였고 건강도 매우 나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자란 아라이는 수의사가 꿈이었다. 호주에 이민 온 후 자궁경부암으로 여동생을 잃은 아라이는 시드니 고양이 카페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아라이는 “우리 삶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이 일이 내 삶의 전환점이 됐다”라며 “내 열정을 따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시드니 미들코브(Middle Cove)에 6개월 전 고양이 카페 문을 연 아라이는 “일본 사람들은 고양이를 사랑하고, 일본에는 시드니보다 길고양이가 훨씬 더 많다”라며 “일본에도 고양이의 집을 새로 구해주는 구조 카페가 많고 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고양이를 건네며 우는 사람들

독립적인 구조 활동을 펼치는 자원봉사자 매그 해밀턴은 유기되는 고양이 수가 늘고 있다며, 호주의 임대 위기에 부분적인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해밀턴은 “집세가 계속 오르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사를 가야 한다”라며 “고양이를 데리고 갈 수 없기 때문에 고양이를 건네며 우는 사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A woman with blonde hair wearing a pink top and smiling.
Volunteer and independent rescuer Mags Hamilton. Source: SBS / Sandra Fulloon
해밀턴은 안타깝게도 집주인을 잃은 고양이들이 모두 보호소나 구조 단체로 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일부 주인들은 고양이를 쇼핑센터 주차장이나 덤불숲에 버리고 있다.

해밀턴은 “사람들은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애완동물을 버리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일”이라며 “이 동물들은 스스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바뀌벌레나 쥐를 잡아먹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에는 차에 치이거나 천천히 굶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가 고양이를 발견했을 때는 벼룩, 진드기, 이로 뒤덮여 있고 도마뱀을 잡아먹어 벌레가 생긴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Woman in a red hoodie and another woman holding rescue cat Cotton, they have adopted.
Female rescue cat Cotton was adopted this week by the Reilly family. Source: Supplied / Jiji Rescue Cat Cafe
동물복지단체인 ‘세이브 어 펫 파운데이션(Save a Pet Foundation)’은 “숲에 버려진 고양이가 야생에서 6개월에서 8개월간 운 좋게 살아남을 수도 있지만. 결국 처참하게 죽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더 이상 먹이를 줄 여유가 없거나 수의사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고양이를 버리는 일을 막기 위해서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애완동물 키우기는 “장기적인 약속”

RSPCA에 따르면 호주는 전 세계에서 애완동물 소유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전체 가구의 69%가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RSPCA에 따르면 2022년에 약 6,500마리의 고양이가 안락사됐다.

RSPCA의 키런 왓슨은 “만약 당신이 동물 입양을 결심했다면 이는 그 동물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며 “애완동물은 10년, 심지어 20년간 살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동물을 입양할 때는 그것이 단지 지금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장해야 한다. 애완동물 키우기는 장기적인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야생 고양이가 토종 야생 동물에 미치는 영향은?

한편 찰스 다윈 대학교의 야생동물 보호 전문가 사라 레게 교수는 20종이 넘는 토종 포유류 동물 멸종의 주범으로 야생 고양이를 꼽았다.

레게 교수는 “고양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호주 토종 동물들이 더 많이 멸종될 것”이라며,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책임감 있게 고양이를 키우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이도 이 조언에 동의하고 있다.

아라이는 “ 고양이는 실내에서 기르고, 토종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자동차나 바이러스와 같은 다른 위험요소로부터 고양이를 보호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라며 “안타깝게도 우리가 구조하는 대부분의 고양이에서 백신 접종 증거 혹은 마이크로칩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일을 가장 먼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물에 대한 사랑과 환대

아라이는 올해 2월 고양이 구조 카페(Jiji Rescue Cat Café) 문을 열었다. 고객들은 작은 돈을 내고 전용 놀이방에서 구조된 고양이와 함께 놀 수 있다. 아라이는 고양이 카페 문을 연 후 6개월 동안 헌신적인 도우미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아라이는 “손님 대부분이 고양이를 키운 경험이 없는 아이를 둔 부모와 가족들”이라며 “지금까지 구조된 고양이 33마리가 새집을 찾았고 다른 2마리는 입양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라이는 “임대료가 가장 큰 문제다. 매달 3,500달러가 든다. 고양이 사료, 수의사 비용, 전기세 등 지속적으로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부유한 가정 출신이 아니지만 이 모든 것들을 직접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부금과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이 일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아라이는 더 많은 도움이 간절하다고 말한다.

아라이는 “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길 바란다”라며 “수의사나 수간호사가 되기 위해서 공부하고 있는 실무 경험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라이는 카페에서 모든 연령대의 사람을 환영하지만 12살 미만이라면 부모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라이는 어린아이를 가진 가족들이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에 이곳에서 먼저 구조된 고양이를 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A woman and her young daughter in front of a cat tree.
Mary Parsch and her daughter, Pia. Source: SBS / Sandra Fulloon
이 카페를 찾은 메리 파쉬는 “일주일에 한번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고양이와 노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말했다.

아라이는 “어린이들이 동물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고양이들이 새로운 집을 찾는 것은 제가 보기에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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