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버른 서부에 있는 한 개인 클리닉에서 물리치료 세션이 진행 중이다. 치료사를 돕는 사람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파히마 모하마디(Fahima Mohammadi)다.
모하마디는 "카불에서 아프간 여성들의 상황은 매우 엄격하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외출과 일을 할 수 있는 허가도 받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모하마디는 피지오세라피 디플로마 학위와 5년간의 임상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의 엄격한 규칙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에서 물리 치료사 일을 할 수 없었다.
이 같은 금지령은 자신의 일에 열정을 지닌 37살 모하마디에게 엄청난 타격으로 다가왔다.
모하마디는 “(호주에서) 고객들의 한계 극복을 돕고 그들이 회복을 하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제게 와서 고맙다는 말을 한다. 너무 신나는 일이다”고 말했다.
Fahima Mohammadi (left) with client Mary Callej. Source: SBS / Scott Cardwell
모하마디는 “그날 직장에 있었고 탈레반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는 내 경력과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끝났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Fahima Mohammadi living in Afghanistan. Source: Supplied / Fahima Mohammadi
모하마디는 탈출구를 찾아야만 했다.
마침내 그녀는 숙련된 기술을 지닌 난민과 고용주들을 연결해 주는 글로벌 비영리단체 TBB(Talent Beyond Bounders)를 알게 됐고 온라인을 통해 여러 일자리에 지원서를 냈다.
모하마디는 “그들이 운영하는 탤런트 카탈로그에 등록을 했고 제가 후보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소식을 듣고 너무나 행복했다”고 말했다.
유엔은 전 세계적으로 1억 2천만 명가량이 전쟁, 폭력, 박해로 인해 강제로 난민이 되어 살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올해 무국적자, 귀향민, 난민을 포함한 총 숫자가 1억 3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TBB 공동 책임자인 루나 가위(Louna Gawi)에 따르면, 이들 중 약 절반은 직업 교육을 받은 근무 연령대 사람들이다.
Louna Ghawi, Talent Beyond Boundaries' co-director for Australia and New Zealand. Source: SBS / Scott Cardwell
이어서 “난민들은 개발되지 않은 인재풀”이라며 “이런 이유로 탤런트 카탈로그를 만들었고 이것은 기본적으로 난민들을 위한 링크드인(LinkedIn)”이라고 설명했다.
가위는 “전 세계 모든 난민들이 이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자신의 이력서를 업로드할 수 있으며 자신의 직업 경험에 대한 정보도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Fahima Mohammadi in Afghanistan. Source: Supplied / Fahima Mohammadi
가위는 호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전 세계 다른 정부들 역시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캐나다, 영국, 그리고 아일랜드와 벨기에를 포함한 몇몇 유럽 국가들에 TBB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미국과 바라건대 곧 뉴질랜드로 확장할 것" 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2027년까지 27개국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더 많은 난민들이 숙련된 기술 이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는 지역 고용주들의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 모하마디의 경우 NAHN(NeuroRehab Allied Health Network)의 스티브 울라드 최고 경영자가 힘을 보탰다.
울라드는 “우리는 장애 공간에서 일하고 있다. 신경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 일을 할 직원을 모집하는 것은 어려운 과정일 수 있다. 사실 오랫동안 이일을 할 의료진이 부족했다"며 “사람들에게 선택과 포용,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힘을 실어주는 조직으로서 우리의 핵심 목표와 바로 연결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울라드는 “탈레반이 돌아온 후 모하미드가 아프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정말 제한적이었다”며 “그녀를 이곳에 데려옴으로써 새로운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싶었다. 우리 팀 전체가 같은 생각을 가졌고 이런 방식으로 그녀를 지원하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노동자를 호주에 데려오기 위해서는 비자뿐만 아니라 법적인 서류 작업에도 비용이 든다. 이런 이유로 TBB는 현지 고용주들의 지속적인 도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TBB의 가위는 “스티브 울라드가 진정한 챔피언”이라며 “그는 기술 부족 문제를 메울 뿐만 아니라 위험에 처한 여성을 돕기 위해 나섰다. 모하마디는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상황에 갇혀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스티브 울라드와 같은 사람을 더 많이 찾기를 희망한다”며 “민간업체들이 함께 모여 스티브 울라드의 경험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Fahima Mohammadi holding a passport in Afghanistan. Source: Supplied / Fahima Mohammadi
모하미드는 “젊은 여성이 혼자 여행을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수 없었고, 탈레반이 내 비자를 취소할까 봐 두려웠다. 매우 어려운 여정이었고 많이 긴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세심한 계획을 세운 모하미드는 친척과 함께 먼저 이란으로 향했고 이후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Fahima behind the wheel in Afghanistan. Source: Supplied / Fahima Mohammadi
모하미드는 아직 정착할 집을 찾지 못해 서비스가 제공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모하미드는 앞으로 새로운 도전이 많을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직업에서 다시 일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Fahima Mohammadi is proud to be working in Australia. Source: SBS / Scott Card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