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 장벽에 직면한 유학생들’… “대학들은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을까?”

국내 대학들이 유학생을 위한 정신 건강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회복력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대학들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A university student has her head in her hand on desk

The mental health challenges faced by international students are well documented. Source: Getty / FatCamera

Key Points
  • 새로운 연구 결과 “호주 대학, 유학생을 위한 정신 건강 전략 제대로 갖추지 못해”
  • 유학생, 호주 현지 학생에 비해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도움 요청할 가능성 낮아
이 기사에는 자살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호주 공립대학교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을 위한 정신 건강 전략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시드니 대학교와 디킨 대학교 연구진이 호주 내 37개 공립 대학교를 조사했으며 이중 단 3개 대학 만이 유학생에 대한 실질적인 언급이 있는 공개적인 정신 건강 전략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학생이 언급된 정신 건강 전략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개인 책임으로서의 정신 건강 문제에만 초점을 두고 있고, 마음챙김과 긍정 심리학과 같은 옵션을 강조하는 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시드니 대학교 사회학 연구원이자 이번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미셸 피터리는 “대학들은 유학생에게 도움을 구하고, 탄력성을 개발하고, 더 나은 대처 전략을 배울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라며 “유학생들이 대처해야 할 문제를 줄여나가기 위해서 대학들이 어떻게 환경을 개선할지에 대한 내용은 훨씬 적었다”고 지적했다.

연구 저자들은 일부 대학들이 내부적으로 이용 가능한 전략을 갖추고 있긴 있지만 “전략이 일반 대중이 이용할 수 없는 경우라면 책임감은 감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유학생들은 어떤 정신 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나?

2021년 발간된 코로나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과 2019년 사이 10년 동안 빅토리아주에서만 47명의 유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8년 21세 유학생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 코로나 조사가 시작됐다. 오드리 제이미슨 검시관은 2021년 보고서에서 "빅토리아주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의 안전과 복지가 지속적으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 연구원들은 유학생들이 호주에서 가장 취약한 그룹 중 하나이고, 사회적 고립, 고용 착취, 불안정한 주거, 금융 불안, 인종 차별, 차별 등의 위험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학생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영어 공부에 대한 필요성과 가족의 학업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더욱 가중될 수 있다.

호주유학협회의 필 허니우드 최고 경영자는 유학생들이 종종 모국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관계성이나 성적 정체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허니우드는 “이들이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이는 호주와 같은 나라로 오지만 큰 안도감 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게시물 같은 것들로 자신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걱정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학생에 대한 지원

연구에 따르면 유학생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 현지 학생들보다 정신 건강에 대한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 장벽, 낙인찍힐 수 있다는 두려움, 호주 의료 정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유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었다.

청소년 정신 건강 기관인 ‘오리겐(Orygen)’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교육 기관들이 더 심각하고 복잡한 정신 건강 상태를 지닌 학생들을 인식하고 지원하는 데 있어서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 요구 사항에 대한 복잡성 역시 유학생들의 정신 건강 지원 요청을 가로막을 수 있다.

오리겐 연구에 따르면 유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압박감이 큼에도 불구하고 비자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도움받기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을 바꿔야 하나?

호주유학협회의 필 허니우드 최고경영자는 많은 대학들의 예산이 삭감됐고 학생 서비스를 위한 일자리 역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로 인해 숙박 지원, 정신 건강 상담, 고용 상담을 포함한 유학생의 복지를 위한 지원 시스템이 한층 얇아졌다는 것이다.

허니우드는 대학들이 포괄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며 “이상적으로는 정부의 다양한 학생 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시드니 대학교의 피터리 교수는 대학과 교육 기관들이 유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전략을 개발하고, 유학생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리 교수는 대학들이 유학생이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 스트레스를 인식해야 한다며 “이것들은 개인의 회복력을 통해서 해결될 수 있거나 해결돼야 할 문제가 아니다. 대학들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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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4 July 2024 2:55pm
Updated 4 July 2024 4:16pm
By Elfy Scott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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