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 등의 비밀문서를 공개해 온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가 11일 영국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영국 경찰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있었고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에 대한 보호 조치를 철회함에 따라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어산지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2010년 이후 미국의 기밀정보를 공개해 왔고 미국 법무부는 어산지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2011년 영국에 체류하던 호주 국적의 어산지에게 스웨덴에서 2건의 성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혐의를 부인한 어산지는 2012년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망명자 신분으로 7년 동안 이곳에서 생활해 왔다.
어산지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후 국제 사회의 반응도 뜨거웠다. 어산지를 지지하는 쪽은 “영국 경찰이 그를 체포한 것은 자유에 대한 폭행이자 망명자 보호를 짓밟은 처사”라고 비난했고, 반대쪽은 “정의를 향한 늦은 조치지만 환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영국에서는 아무도 법위에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도 “어산지는 영웅이 아니다”라며 “그는 수년간 진실을 숨겼고, 그의 미래는 영국 사법 체계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레미 코번 영국 노동당 당수는 위키리크스 설립자를 옹호하며 “언론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서 어산지를 미국으로 인도하려는 그 어떠한 움직임에도 영국 정부가 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닌 모레노 에쿠아도르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에쿠아도르는 주권적 권리를 가지고 국제 규약과 공동생활의 협약을 거듭 위반한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외교적 망명을 철회하는 조치를 내렸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위키리크스는 트위터에서 “에쿠아도르가 국제법을 위반하고 어산지의 정치적 망명을 불법적으로 종결했다”라고 비난했다.
호주의 마리스 페인 외무 장관은 “어산지가 영국의 법적 절차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받을 것을 확신한다”라며 조만간 영사관 담당자가 구금된 어산지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아그네스 캘러마드 유엔 특별보고관은 "미국 측에 (어산지의) 신병 인도가 가까워짐에 따라, 에콰도르는 인권을 심각하게 위반할 수 있는 실제적인 위험에 어산지를 노출시켰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산지가 체포된 것과 관련해 "나는 위키리크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